2025.11.07 (금)

  • 맑음동두천 8.1℃
  • 구름조금강릉 9.8℃
  • 맑음서울 12.0℃
  • 구름많음대전 10.1℃
  • 구름많음대구 12.4℃
  • 구름조금울산 12.1℃
  • 흐림광주 14.0℃
  • 구름조금부산 15.2℃
  • 흐림고창 10.5℃
  • 맑음제주 16.9℃
  • 맑음강화 9.0℃
  • 구름많음보은 7.4℃
  • 구름많음금산 7.4℃
  • 구름많음강진군 11.2℃
  • 구름조금경주시 9.7℃
  • 구름많음거제 14.8℃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설상가상(雪上加霜)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56)

서울시에서 6급, 연봉 5,000만원에 한의사를 모집하였는데 36:1의 경쟁률을 보였다는 기사와 더불어 변호사 초봉이 200만원이 안되며 취직이 어렵다는 글도 보인다. 더불어 1만5,000명 정도의 공인회계사 중에 5,000명 정도가 휴직상태란 글도 보인다. 은행 조사에서 신용불량자가 가장 많은 직업이 의료인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를 대다수 사람은 ‘전문직종의 몰락’이라고들 표현한다. 하지만 필자는 ‘자연적이고 당연한 현상’이라 말한다. 간단하게 경제학의 가장 기초 논리인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른 자연현상일 뿐이다. 전문직 종사자의 수는 급격히 증가했다. 물론 정책적으로 졸업생 수를 조절하기는 하였으나 고령화 현상으로 은퇴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고려는 배제돼 급격하게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졌다. 더불어 경기 침체로 고용은 증가하지 않으며 인구 또한 증가하지 않았다. 즉 공급과잉에 따른 가치하락이라는 당연한 사회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심리학에는 인구과잉에 따른 사회현상뿐 아니라 심리적 영향에 대한 연구가 많다. 실험에서 쥐 다섯 마리가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에 한 마리가 있으면 활동력이 떨어졌다. 반면 다섯 마리가 있을 때 가장 활발한 활동력을 보였다. 그런데 다섯 마리를 추가하여 열 마리로 인구과잉이 되니 활동력 감소뿐 아니라 서로 공격적으로 변하였다. 이렇듯이 공간에 따른 인구의 수는 개인이나 사회에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 결국, 지금 치과계의 가장 큰 우환인 불법네트워크의 출현도 치과의사의 과잉공급에 필연적 현상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물론 돌연변이라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 또한 개체 수가 증가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모 대학이 세종시에 치전원을 건립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지역논리와 자기이기주의에 따른 행동일 뿐 전체적인 문제를 파악하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일이 불가하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항이지만 듣기만 해도 마음이 불편하다.

 

치과의사 과잉공급에 따른 문제점은 일본에서 일찍 시작됐다. 그것을 모든 일본의 치과의사가 인식하고 1997년도에 치과의사 수를 감소하기로 협의했다. 그리고 수많은 논의 끝에 대학을 없애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나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였다. 최종적으로 내린 결정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사립대학들은 정원을 유지하고 국립대학들은 최소인원만 모집하고 기존 시설과 인원은 대학원으로 전환하는 방법, 즉 ‘국립대 대학원 중심화’를 택했다. 이로 인해 치과의사 정원을 30% 감소할 수 있었다. 치과의사들의 단합된 모습의 결과물이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치과의사뿐 아니라 모든 전문직에서 공급과잉에 따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공급과잉 해결을 위해 치과대학들이 모집정원을 줄였지만 이미 과잉공급된 상태이기에 현실적인 결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금은 기존이나 신규 치과의사를 위해서도 최소의 인원만을 충원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정도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런 상황에서 치전원을 더 만들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가뜩이나 힘든 치과의사들에게 허망한 말이다. 원래 설상가상이란 말은 불가의 말이었다. 눈이 내린 곳에 서리가 내리는 것은 아무 소용없는 무의미한 행동이란 뜻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 우리가 아는 ‘힘든데 더 힘든 일이 생긴다’로 의미가 바뀐 것이다. 이번 사건은 무용지물의 의미든지 더 힘든 일의 의미든지 두 가지 의미에 모두 해당하는 그런 ‘설상가상’이다.

 

지금의 치과계는 각자의 이익에 따른 소모적인 내홍을 접고 가장 중요한 원천적 과잉공급 해결을 생각해야 할 때다. 과잉공급을 줄이기 위해 16년 전 일본 치과의사들이 내린 결단을 이제 우리도 해야 하는 시점에 와있다. 더 이상 간과하면 실험실 속의 쥐들이 보여준 것과 같이 더 큰 문제를 불러올 것이다. 더 이상 치과의사라는 직업적 자존심에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 간절하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밸류에이션 지표로 본 S&P500, 역사적 고평가 구간에 들어서다

최근 미국 증시는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보이고 있다. AI 관련 빅테크 기업들이 주요 지수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으며, 각종 지표들이 과거 어느 시기보다 과열된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고 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 국면에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러한 고평가 국면이 지속된다면 자산배분 투자자의 리밸런싱 전략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S&P500의 밸류에이션을 판단할 때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네 가지 주요 지표는 PSR(주가매출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수익비율), 그리고 연간 배당수익률이다. 각 지표는 시장의 기대 수준, 기업의 실적, 그리고 주식의 내재가치를 서로 다른 시각에서 보여준다. 이 네 가지 지표를 종합해보면, 현재 미국 증시는 2000년 IT 버블이나 2021년 팬데믹 당시의 고점보다도 더 과열된 상태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PS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이 실제 매출 규모에 비해 얼마나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PSR은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IT 버블 당시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