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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완벽하게 치료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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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 (59)

환자들과 상담하다보면 자주 듣는 질문 중에 하나가 “완벽하게 치료될 수 있나요?”이며, 환자 치료를 마무리 할 때도 “치료가 완벽하게 되었나요?”라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답변이 간단하지 않다. 치아교정치료를 업으로 삼고 사는 필자에게 있어 ‘완벽한 교정치료의 종료’는 완벽한 이상교합(ideal occlusion)을 의미한다.

 

그런데 과연 인체에서 이상교합을 실현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있다. 골격 형태, 치아 형태, 환자의 연조직구조 등등 수많은 변수를 지닌 인체에서 완벽한 이상교합의 재현은 불가능할거란 생각을 지녔던 필자이기에 이 질문은 한 동안 치료 철학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결국 최고의 치료는 현재 환자의 상태에서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치료를 하던 필자이기에 ‘완벽’이란 단어에 더욱 예민한 반응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결국 그런 상황에 처할 때마다 필자는 환자에게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치료하는데 완벽할 수 있나요? 다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지금 상태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요”라고 답변하곤 한다.

 

지난 환자 중에 상하악치조골 돌출을 주소로 내원하여 소구치를 발치하고 치료를 행한 환자가 있었다. 진단에서 돌출도가 심하여 교정 후에도 표준치까지 도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여 만족도를 높이려면 수술교정을 하고 그게 아니면 최대한 노력하여도 표준에는 못 미침으로 만족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하였으나 환자는 수술을 피하고 교정치료만을 요구하였다. 결국 교정치료 종료 후 환자는 입 돌출에 대하여 지속적인 불만을 토로하였으며, 이 정도로 마무리 될 줄 알았다면 치료받지 않았을 거라고 이야기하였던 기억이 난다.

 

그 환자는 필자가 보기에 상당히 많은 개선을 보였다. 아마도 치료를 통하여 외모가 개선되는 것을 보면서 변화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그 후에 더욱 개선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결국 불만으로 표출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경험상 외모가 잘 생긴 경우가 그렇지 못한 경우보다 치료가 어렵다.

 

즉 예쁜데도 더 예쁘게 해달라는 것이 가장 어려운 치료라는 말이다. 치료 자체가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니고 그 미묘한 부분을 해결해 달라는 마음을 만족시키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치료를 하다보면 외모의 변화가 많이 개선된 환자에서 불만이 더 많은 경우를 종종 접한다. 아마도 예뻐지고자 하는 끊임없는 욕망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아니 숨어있던 욕망이 표출되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일지도 모른다.

 

요즘은 연예인들의 성형수술이 숨길 일이 아니고 자기 관리적 차원에서 해야 하는 당연한 일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되었다. 성형으로 인해 비슷비슷한 얼굴로 구분이 잘 안될 정도이다. 그러나 이런 사회 풍토의 부작용으로 의료와 상술 사이에서 고통 받을 환자들이 많아질 것에 대한 우려 또한 적지 않다.

 

물론 예뻐지고자 하는 마음은 필자도 잘 이해하지만 브레이크 없는 욕망의 추구가 최종적으로 충돌이라는 종말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돈을 따라가는 욕망도, 미를 추구하는 욕망도 적절히 멈추지 못할 때 파멸로 이르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원래 완벽이란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조나라의 「화씨의 벽(和氏之璧)」을 말하며 티 하나 없는 고리모양의 옥으로 된 최고의 보물이었다. 이를 탐낸 진나라에서 15성과 바꾸자는 제안를 하고 거절하면 전쟁을 일으키거나 혹은 물건을 받으면 성을 안주려고 계획하였다. 이때 인상여가 진나라에 들고 가서 왕에게 보여주었더니 돌려줄 생각을 안하자, 옥에 티가 있다고 속이며 돌려받고는 부수어버리겠다고 협박하여 무사히 돌아왔다는 일화가 있다.

 

여기서 ‘완벽’과 ‘옥에 티’란 말이 유래되었다. 전혀 상반된 단어가 같은 일화에서 나왔고 그리고 그 말의 뒤에는 인간들의 욕망이 숨어 있다. ‘옥에 티’만으로도 대단하거늘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욕심인 듯하다. 끊임없는 욕망을 절제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완벽’해 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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