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으로 새롭게 선출될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29대 회장단 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차기 협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예비후보는 4~5명 선. 4~5명에 이르는 협회장 예비후보는 치협 집행부의 후보 단일화 과정 등이 순조롭게 이어진다면 줄어들 여지는 있지만 상황이 그렇게 낙관적이지는 않다. 김철수 예비후보를 제외하면 그 외 협회장 예비후보는 여전히 오리무중 답보상태다.
협회 회장단, 막판 논의 지속…김철수 후보, 3차 정책포럼으로 세 다지기
지난 1월 서울치대동창회 경선과정을 통해 선출된 김철수 예비후보는 동창회 지부순회, 3차례의 치과미래정책포럼 등을 통해 지지기반을 다지고, 꾸준한 세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일 출마를 선언한 치과계바로세우기비상대책위원회 이상훈 위원장 역시 덴트포토 등 온라인에서 6,000만원 이상의 기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상훈 위원장은 협회장으로 직접 출마를 할 것인지, 러닝메이트로 참여할 것인지를 놓고 여러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치협 김세영 집행부도 후보단일화를 놓고 회장단 내부에서 막후교섭이 한창이다. 김세영 회장, 최남섭 부회장, 홍순호 부회장 등 28대 회장단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늦어도 YESDEX 이후인 11월 중순 경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였던 집행부 내 후보 단일화 논의는 12월에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물론, 집행부 내 예비후보 단일화 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을 것인지, 극적 타결을 이룰 것인지는 예측불가능하다.
아직, 예비후보이든, 아니든 확실하게 우위를 선점한 인물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거의 모든 후보가 품고있는 과제가 있어, 이를 극복해야만 향후 행보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철수 예비후보는 ‘서울치대동창회 내부 경선 승리’로 ‘동창회’라는 강력한 우군을 얻었지만, 오히려 동창회라는 프레임에 갇혀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김철수 예비후보는 “동창회 단일화 경선 이후 경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탈피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강조한 사항이 ‘동창회 단일후보가 아닌 전국 회원을 대상으로 한 협회장 후보’라는 점이었다”며 “동창회 전국 지부 방문, 3차에 걸친 정책포럼을 통해 동문 등 지지세력 결집은 물론, 타 대학 출신들에게까지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김세영 “1월 초 결단” vs 최남섭 “집행부 대표 자임” vs 홍순호 “치과계 미래 지도자 적합”
단일화 과정 중이기는 하지만 김세영 협회장은 ‘불법 척결사업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 그리고 ‘연임 도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다.
김세영 회장은 “불법 척결사업의 성과는 단순히 유디치과와의 문제가 아닌, 영리병원을 추구하는 정부, 재벌 등과의 기나 긴 싸움으로 단기간 극적인 성과보다 차근차근 성과를 얻어내고 있다”며 “집행부 내부 단일화 논의로 연말까지 입장 정리는 어렵겠지만, (재선도전) 결심을 하게 되면 누구보다 더 당당하게 회원들에게 어필하겠다”고 주장했다.
최남섭 부회장은 김철수 예비후보와 반대로 서울치대동창회 경선에서 낙마했다는 사실이 정치적 부담이다. 하지만 애시당초 김세영 집행부 출범당시 차기주자로 가장 강력한 물망에 올랐던 만큼 집행부 내부단일화가 된다면 동창회가 아닌 28대 집행부 대표주자로 선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남섭 부회장은 “올해 1월 서울치대동창회 후보 단일화 경선 내용에 대해 진행과정 상 불공정한 부문이 있었기 때문에 결과에 불복하거나 반대로 경선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도 아니다”며 “28대 치협 집행부 내부 단일화 과정을 통해 본인이 협회장 예비 후보로 결정된다면 서울치대동창회 대표가 아닌 치협 집행부를 대표해 차기 협회장 선거에 당당하게 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협회장 후보로 연세치대동창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홍순호 부회장은 김세영 회장·최남섭 부회장 등 집행부 내부 인물들에 비해 비교적 낮은 인지도가 해결해야할 숙제다.
홍순호 부회장은 “인지도나 리더십은 전국 회원이 누가 치과계의 미래 지도자로 적합한지, 차기 협회장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부문이고, 본인 스스로 거기에 걸맞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후 “최근 동창회의 지지를 받은 것은 동문의 일원이자 구심점으로써, 협회장 예비 후보로 적합한지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을 받은 것이지, 차기 협회장 선거를 동창회 선거로 하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내년 치협 회장단 선거는 선거인단제로 처음 치러진다. 대략 예상되는 선거인단 수는 1,200~1,300여명 선. 이처럼 투표권을 가진 회원은 대폭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러닝메이트 후보군은 다양하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선택할 수 있는 협회장 예비후보 수에 비해 러닝메이트로 거론되는 예상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 집행부 내 단일화 논의의 중심에 서있는 수도권 대학을 제외하면 지방치대 출신 6~7명 정도가 러닝메이트 후보에 거론되고 있으며, 그 중 실명이 거론되는 숫자는 2~3명에 불과하다.
협회장 후보 난립은 결국 회장단 입후보를 위한 ‘1+3’ 중 ‘3’을 맞추기에 물리적으로 부족한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심지어 협회장 출마에 의지가 있더라도 경쟁력있는 러닝메이트를 구하지 못한다면 중도하차해야 하는 불행한 사건도 충분히 예측가능하다. ‘고급 인재’를 수혈받기 위해 동창회에 너도 나도 손을 벌리다 보면 선거 역시 정책 선거가 아닌 동창회 선거로 흐를 우려가 크다.
치협 집행부 내 정리가 마무리되면 늦어도 내년 1월, 회장단 선거는 본격적인 레이스에 접어들 전망이다. 선거인단제로 치러지는 내년 선거가 동창회 선거가 아닌 후보자간 정책을 검증하고, 치과계의 미래를 재단하는 정책선거가 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학주 기자 news@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