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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쉬운 일, 어려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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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73)

요즘 10~20대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50대인 필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다. 청소년을 이해하고자 청소년지도학을 석사 전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 대부분의 부모들이 겪고 있는 큰 가슴앓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금 10~20대 청소년들의 부모는 대개 40~50대 정도가 되었다. 그들은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려운 일을 감수하고라도 해결하고 완수해야한다는 일종의 사명감 같은 의식이 있었다. 그런 생각들이 급기야는 기러기 아빠라는 극단적인 비정상적인 가정의 형태를 만들어내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아마도 지금의 10~20대의 청소년들이 성년이 되어서는 결코 기러기 아빠와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게다. 그들은 40~50대들이 생각하는 가치관의 우선순위와 다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이들의 공부라는 결과를 위해 가족이 떨어져 사는 어려움을 견뎌야 한다는 생각이 우선이라면, 지금의 청소년들은 공부라는 결과보다는 같이 살 때의 가정의 행복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에게 어렵고 힘든 일과 쉬운 일이 그들에게는 반대적인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 상반된 가치관의 차이가 대부분의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 간 소통의 부재로 나타난다. 특히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부모가 아이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이 금기시되는 역전현상이 발생하기까지 하고 급기야 고3은 신주단지 모시듯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고3에서 끝나지 않고 대학을 졸업하고 심지어는 결혼하고도 지속되는 가정을 종종 목격한다.


필자의 지인 중에 아들이 영국유학을 하고 돌아와 결혼을 한 경우가 있다. 그 아들은 1~2년 직장생활을 하고는 힘들고 이상에 안 맞는다는 이유로 다시 영국으로 들어가 공부를 하였으나 귀국하지 않고 부모에게 지속적으로 경제적인 도움을 요청하고 있어 고민이 크다고 한다. 그 아들에게 사회생활은 어려운 일이고 부모에게 경제적 요청은 쉬운 일인 것이다. 이런 일이 지금은 가끔 목격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유사한 일들이 많아질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지금 40~60대 부모들은 결코 이런 상황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와 같은 기성세대들은 부모에게 경제적인 기대를 요구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다면 지금 자식들의 세대는 가장 쉬운 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교에서 참선을 행할 때 지침이 되는 화두에 대한 책으로 ‘무문관’이 있다. 그리고 그 중에 ‘남전참묘(南泉斬猫)’란 이야기가 있다. 어떤 절에서 새끼 고양이의 일로 중들이 두 패로 나뉘어 다투고 있었다. 그것을 본 남전화상이 다툼을 종결할 확실한 답이 없으면 고양이를 죽이겠다고 말하고 질문을 하였으나 역시 모두가 계속적으로 다툴 뿐이었다. 이에 남전화상이 한 칼에 고양이를 죽이고 나서야 다툼이 종결되었다. 이때 조주화상이 들어와서 사태를 보고는 신발을 벗어 머리에 이고 나갔다. 이를 본 남전화상이 조주가 있었으면 고양이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탄을 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소통으로 다툼을 끝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고양이를 죽이는 일은 매우 쉬웠다. 더불어 다툼이 사라졌다. 여기서 다투지 않는 것이 어려운 일인지, 스님이 살생을 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인지 의문이 든다. 또 다툼의 본질은 고양이가 아니었다는 의미이다. 발에 신는 신발은 어떤 상황에서도 모자가 될 수 없다고 조주스님은 본말의 전도를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자식들이 부모들이 살아온 삶과 유사한 패턴을 지니길 바라는 것도 신발을 머리에 쓰는 것과 같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반대로 자식들이 부모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같을 것이다. 각자가 각각의 주장만을 하면 소통은 어려워진다. 소통이 어려워지면 극단에는 고양이가 죽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은 반복하여 숙달되면 쉬워진다. 쉬운 일이란 어려움이 반복되어 익숙해졌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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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 지표로 본 S&P500, 역사적 고평가 구간에 들어서다

최근 미국 증시는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보이고 있다. AI 관련 빅테크 기업들이 주요 지수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으며, 각종 지표들이 과거 어느 시기보다 과열된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고 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 국면에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러한 고평가 국면이 지속된다면 자산배분 투자자의 리밸런싱 전략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S&P500의 밸류에이션을 판단할 때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네 가지 주요 지표는 PSR(주가매출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수익비율), 그리고 연간 배당수익률이다. 각 지표는 시장의 기대 수준, 기업의 실적, 그리고 주식의 내재가치를 서로 다른 시각에서 보여준다. 이 네 가지 지표를 종합해보면, 현재 미국 증시는 2000년 IT 버블이나 2021년 팬데믹 당시의 고점보다도 더 과열된 상태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PS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이 실제 매출 규모에 비해 얼마나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PSR은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IT 버블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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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