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7 (일)

  • 맑음동두천 32.0℃
  • 맑음강릉 33.9℃
  • 맑음서울 32.7℃
  • 맑음대전 32.8℃
  • 맑음대구 31.6℃
  • 맑음울산 31.0℃
  • 맑음광주 32.3℃
  • 구름조금부산 31.5℃
  • 맑음고창 33.1℃
  • 구름조금제주 29.9℃
  • 맑음강화 30.8℃
  • 맑음보은 30.5℃
  • 맑음금산 30.8℃
  • 맑음강진군 33.3℃
  • 맑음경주시 31.9℃
  • 구름조금거제 29.1℃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꽃집과 화분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80)

우리 치과 건물의 1층에는 얼마 전까지 꽃집이 두 곳 있었다. 한 집은 생긴지 7년 정도 되었으나 허름한 집이었고 새로이 생긴 집은 2년 정도 되었다. 그리고 새로 생긴 집은 깔끔하고 멋진 인테리어를 하였다. 그러던 중 한 달 전에 허름한 꽃집이 개인사정으로 문을 닫았다.


그리고 며칠 전이다.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하나 남아있는 꽃집 유리창에 A4용지 크기의 메모 하나가 붙어 있었다. ‘화분에 휴지를 버리지 마세요’라는 문구였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버리면 CCTV를 공개하겠다는 내용도 첨가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에는 CCTV 화면을 출력해 50대 아주머니가 화분에 휴지를 버리는 장면을 유리창에 붙였다. 그리고 그 다음 날에 또 다른 메모장이 유리창에 붙었다. ‘가져가신 화분 비용을 지불하여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문구였다. 이번에는 누군가가 밖에 내어 놓은 화분을 집어간 모양이다. 이런 일련의 사태가 흔히 있을 수 있는 듯 하지만 허름한 꽃집이 문을 닫기 전의 상태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허름한 꽃집은 개업하고 있는 동안 내내 상가 앞에 새로 나온 꽃이랑 화분들을 내어놓고 방치하였다. 물론 퇴근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번은 혹시 누가 집어가면 어쩌려고 방치를 할까하는 우려의 마음으로 누군가 필자에게 질문한 일도 있었다. 그 때 필자는 “꽃을 훔치는 일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꽃이란 아름다움의 결정체이고 그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음도 아름다울 것입니다. 즉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선한 사람이고 선한 사람이 꽃을 훔칠 이유가 없고 훔쳐온 꽃은 그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꽃을 보며 마음이 기뻐야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 기억이 난다. 아무튼 허름한 꽃집이 있었던 7년 동안에 한 번도 꽃 도난사건의 이야기를 접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 집이 없어지고 한달만에 화분도난사건이 발생하였다.


이번 사건은 그 원인을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 확실한 것은 7년 동안 도난사건이 없었기 때문에 방치된 꽃이나 화분이 문제는 아니다. 그럼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처음 필자가 메모를 보았을 때를 생각해 보았다. 화분에 휴지를 버린 사람을 CCTV를 보고 공개한다는 문구를 보고 일순간 ‘혹시 나는 아닌가’하는 생각이 문득 스치고 지나간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휴지가 있을 때 버릴 휴지통이 보이지 않고 길에 버리기도 마땅하지 않을 땐 그 대용할 장소를 찾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버리진 않았는지 하는 걱정에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공개된 사진이 50대 후반 아주머니였다. 그 사진을 볼 때 일순간 내가 아니었다는 안도감과 함께 휴지 정도는 버려줄 수도 있지 않나 하는 마음과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런 마음이 이를 본 사람들 중 어느 누군가의 심사를 불편하게 하고 급기야는 주인을 골탕 먹이려고 화분을 가져가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해본다. 이유야 어찌됐든 한 달이 지난 지금도 꽃집 유리창에는 메모가 붙어 있고 그것을 볼 때마다 필자는 이런 일련의 상황이 떠오른다. 그리고 봄이 왔건만 아직도 그 집에서 봄꽃 화분 하나를 안 샀다. 예전이라면 출근길에 허름한 꽃집에서 서너 개의 꽃 화분을 사고 출근하였을 텐데 왠지 그 메모지를 본 뒤부터인가 그 꽃집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예전의 허름한 집의 주인은 꽃이라는 아름다움과 정서를 팔았다면 지금의 꽃집은 꽃이라는 상품을 파는 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아마도 꽃집 주인은 못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여전히 자신이 옳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화분에 휴지를 버리면 안 되는 것이 맞다. 화분을 가져가면 안 되는 것도 맞다.


그런데 그 주인이 모르는 것이 하나있다. 그 휴지를 버린 사람도, 화분을 가져간 사람도 고객이고 그 고객의 지인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꽃을 항상 대하는 사람은 화분위에 놓인 휴지는 버려줄만한 아량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 꽃을 파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그 정도 아량은 가지고 있기를 바란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비트코인 자산배분 전략: 금리 사이클과 반감기 사이클로 접근하기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위상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주요 글로벌 투자기관부터 개인 투자자들까지 다양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편입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극심한 변동성은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며, 명확한 투자전략 없이 접근할 경우 손실 위험이 크다. 따라서 대부분의 투자자는 주기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배분 관점에서 투자할 때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는 ‘사이클 분석’이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사이클과 비트코인의 반감기 사이클을 복합적으로 분석하면, 비중 확대와 축소 타이밍을 잡는 데 매우 유용한 기준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2025년 7월 현재의 비트코인 투자 전략을 심도 있게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금리 사이클 분석이다. 필자가 금리 사이클 분석 시 자주 사용하는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은 금리의 움직임에 따라 자산가격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다. 이 모형에 따르면 금리 사이클은 왼쪽의 금리 인상기와 오른쪽의 금리 인하기로 나뉜다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