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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선진국 한국 그리고 의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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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83)

네덜란드의 한 교과서에 한국이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함께 이뤄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된 모범 사례 국가로 실렸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올랐다. 그러나 네티즌의 댓글은 다양하다. 좋다는 글도 있었지만 선진국인데 왜 이렇게 사는 것이 힘들고 팍팍하냐는 이야기도 많이 보였다. 아직도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공과금만 남겨 놓고 자살한 세모녀 사건 등과 같이 일반적인 서민들의 경제생활은 힘들기만 하다. 특히 중산층이 붕괴되었다는 지금의 한국 현실은 네티즌이 선진국이란 단어를 공감할 만큼 녹록하지 않다. 우리가 체감하지 못하는데 선진국이란 말이 과연 맞는 말일까를 생각해본다. 선진국이란 다양한 기준으로 평가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력이다. 국민소득이 대표적인 지표가 된다. 대략 일인당 국민소득이 3만불에서 4만불 이상인 국가들이다.


2013년 한국은 2만6,000불이었다. 아직 3만불에는 못 미치지만 잠재성장을 감안하여 나온 이야기이다. 또 정부에서는 4만불을 목표로 매진한다고 한다. 그런데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1인당 2만6,000불을 4인 가족으로 계산하면 한가족당 10만불 즉 1억 정도이다. 한 가족이 한 달에 1,0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의미한다. 그 정도라면 선진국이라고 할만하다. 그런데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선진국=국민소득 2만 6,000불=4인 가족 한 가구당 월 1,000만원 소득’이라는 공식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과연 현실 속에서 월 소득이 1,000만원이 넘는 가구가 얼마나 있을까가 중요한 부분이다. 재화의 공동분배를 이야기하는 공산주의와 달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화의 불균형은 정상이다. 그래서 자본주의에서는 중산층이 중요하다. 적어도 중산층은 도수분포표의 중간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들은 통계적인 평균에 있어야 하는 집단이다. 즉 중산층의 월평균 소득은 1,000만원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월소득 1,000만원인 중산층 가족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월 소득 1,000만원이면 중산층 이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것은 사회의 소득 불균형을 의미하고 결국 사회는 그 불균형의 차이를 복지라는 제도로 개선하려 한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모순인 재화가 재생산을 하지 않으면 재화의 축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발전에 발목을 잡는다. 따라서 소득의 재분배는 양날의 칼이다. 즉 선진국으로 간다는 것은 소득의 재분배이고 이는 다른 말로 세금의 증가이다. 그런 이유로 월 소득이 1,000만원이 넘는 사람들의 실질 소득은 선진국으로 갈수록 점점 줄어들어야 한다. 사회가 투명해지는 것이고 이로 인하여 사회는 건강해지지만 세금을 많이 내야하는 사람들은 점점 힘들어진다. 그래서 프랑스의 국민배우가 이민을 선택하는 등의 부작용도 있다. 프랑스가 연간 100만유로(15억) 이상 소득자에게 75%의 부유세를 부가하여 생긴 일이다. 물론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선진국이란 단순히 경제적인 논리로만 해석할 부분은 아니다. 그 안에는 역사적인, 문화적인 요소들이 많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한 경제논리만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며칠 전 신문에 직장인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평생 직업을 할 수 있는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 학원으로 대거 몰린다는 기사가 올랐다. 로스쿨, 약전원, 치전원, 의전원이 그 대상이라고 한다. 그리고 의·치전원을 지망하려는 사람의 인터뷰한 내용은 대기업을 그만둔 35살 남자인데 미안하지만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평생 직업이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었다고 대답하였다. 이해는 되지만 현장에서 환자를 대하는 의료인의 한사람으로서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는 대답이었다. 의·치전원이 2017년에 없어진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아본다. 역시 고3이라는 나이 어린 풋풋한 순수함이 평생 직업의 보호 아래서 의사라는 소명인으로 자랄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기 때문이다. 점점 열약해지는 의료현실과 선진국 진입이라는 논리적 충돌을 생각해본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있는 것일까?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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