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20년 전으로 돌아가 과거의 나와 딱 5분만 조우할 수 있다면 당신은 과거의 나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 필자는 평소에 TV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는 편인데, 7년 전 우연히 본 한 드라마에 푹 빠져 밤새운 적이 있었다. 이진욱, 조윤희 주연의 ‘나인’이란 드라마였는데 남자 주인공이 20년 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신비의 향 9개를 얻게 되면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다. 독자 여러분은 만약 20년 전으로 돌아가 과거의 나와 조우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 어떤 여성 치과의사는 “지영아~ 너 0000년 00월 00일 소개팅 자리에 나갈 텐데 절대 그 놈이랑 결혼하면 안 된다!”라고, 어떤 남성 치과의사는 “공유야~ 2003년 04월 12일 로또 당첨번호가 6, 30, 38, 39, 40, 43이니 꼭 사라! 진짜야~”라고 말하고 싶을 수 있다. 사람마다 과거의 나에게 해줄 말이 모두 다르겠지만 필자라면 지난 호에 얘기했던 ‘자본소득이 근로소득을 넘긴 날인 개인 독립기념일’을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서 “원종아~ 앞으로 월급과 개원해서 버는 돈은 알뜰히 모아서 ΟΟ주식과 ΟΟ아파트를 사라”고 얘기하고 올 것 같다. 얼마 전 읽었던 스노
어머니가 계신 요양원에서 연락이 왔다. 비대면 면회가 가능하니 예약하고 오라는 내용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요양원 출입금지 명령으로 6개월간 뵙지 못했다.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밖에서 누님과 기다리는데 요양사가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 누님을 먼저 보시고는 왈칵 눈물을 쏟으며 오랫동안 못 봐서 외로웠다고 말씀하셨다. 필자를 보시고는 잘 오지 않는 애가 어떻게 왔냐고 말씀하셨다. 늘 듣는 말이고 조금은 섭섭한 말이지만 이해가 된다. 오전에 가서 인사하고 오후에 다시 가도 늘 같은 이야기시다. 일주일에 3번을 찾아뵈어도 같은 이야기시다. 어머니의 장기기억 속에 필자는 잘 오지 않는 아이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6년을 외지에 있었고, 공중보건의로 또 3년을 외지에 있었다. 수련한다고 4년을 잘 뵙지 못하였고, 바로 유학을 떠나면서 또 3년을 뵙지 못하였다. 근 20여년을 명절이나 제사 등 가족 행사에 자주 빠지다 보니 어머니 기억 속에는 늘 오지 못하는 자식으로 남아있는 탓에 언제 보아도 듣는 말이 “잘 오지 않는 애가 왔네!”이다. 치매 특성으로 단기기억은 없고 장기기억만 남은 원인도 있지만 어떤 이유였던지 20여년을 찾아뵈지 못한 것은 사실이고
영화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당시의 전시 상황을 배경으로 만들어졌으나 전쟁씬보다는 주화파 최명길과 척화파 김상헌의 불꽃 튀는 논쟁을 긴장감 있게 풀어나가면서 몰입도를 극대화시킨 영화라는 평이다. 2018년 3월, 제40대 의협회장 선거에서는 ‘투쟁을 통한 개혁’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현 협회장이 당선되었다. 의사들은 강경한 투쟁을 원했고, 실제 공약으로는 의료제도 개혁 분야에서 건강보험 단체계약제 추진, 비급여 전면 급여화 및 예비급여 철폐, 수가 정상화, 의약분업 제도 개선 등을 내세워 선거에서 승리를 하였다. 지난 6월 건강보험 수가협상에서 최초 세 단체(치협, 의협, 병협) 결렬로 건정심에서 2021년 수가를 의결하게 됐다. ‘수가협상’이라고 쓰고, ‘수가통보’라고 읽는다는 이야기와 수가 결정과정의 문제점, 건정심의 구조적 한계 안에서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었다. 더구나 수가인상률을 1.99%로 묶고도 보험료율을 결정하지 못할 정도로 내년 건강보험재정 상황은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가지 변수가 너무 큰 상황이다. 그런데 의협의 3년 연속 협상결렬이라는 최초의 결과에 대해서 내부적인 우려의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선 직후부터 수가협상 불참과 건정심
지난 3일, 치과 의료기기 업체인 (주)덴티스가 코스닥에 상장하였다. 20여년 전 몇 개에 불과했던 치과와 관련된 거래소 및 코스닥 상장 업체 숫자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19년도 국내 의료기기 생산실적은 7조2,794억원으로 매년 10여%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 중 치과용 임플란트는 1조3,621억원으로 시장규모 상위 1위 품목을 차지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년 대비 26.9%나 생산액이 증가하는 고성장 품목이다. 수출액 또한 3,640억원으로 범용 초음파 영상진단장치에 이어 의료기기 수출 품목 2위를 차지하는 등 연간 수출액 증가율이 33.9%에 이를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치과의료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2018 치과의료연감에 따르면, 2017년 외래 치과의료비가 8조8,393억원에 달했는데, 식약처의 2017년 치과용 임플란트 의료기기 생산실적은 8,889억원으로 수출액 2,296억원을 제외할 경우 ’17년 내수시장의 규모가 6,593억원이었음을 알 수 있으며, ’19년도에는 이 규모가 150%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그간 치협이 정책적으로 추진했던 급여 임플란트 본인부담금 30%
구름 아래 서울 2020 / Seoul, Korea Nikon Z7 | 24㎜ | F8 | 1/4sec | ISO-64/ http://instagram.com/hansol_foto 서울에서는 뿌연 먼지가 뒤덮인 하늘을 보기 쉽지만, 하늘이 높은 뜨거운 여름날이면 종종 커다란 구름이 하늘을 수놓곤 한다. 구름이 아름다운 어느 여름날 동대문 앞을 찾았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National Geographic Traveler 한국판 촬영 HOYA Global Ambassador 2018 개인전 ‘COSMOPOLITAN’ Gallery NAMIB 2020 개인전 ‘COMPLEX-ITY’ 갤러리탐 탐앤탐스 블랙 청담점
보통 치과의사로서의 경제활동은 크게 교직이나 봉직의처럼 고정적인 급여를 받는 직군과 개원의처럼 비고정적인 수입을 버는 직군으로 나눌 수 있다. 교직을 제외한 봉직의 선생님들도 거의 대부분은 개원의로 넘어오기 때문에 치과의사의 대부분은 비고정적인 수입을 버는 직군에 편입된다. 똑같이 1년에 1억원을 벌더라도 매달 일정한 비율로 버는 사람과 불규칙하게 버는 사람의 돈의 질은 엄연히 다르다. 따라서 수입이 비정규적인 사람은 자산을 정규적인 수입 자산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 연예인, 강사, 학원교육자, 시즌이 있는 사업체 소유자, 운동선수, 개원의처럼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런 사람들은 필히 자신의 수입이 생기는 대로 일정한 소득이 나올 수 있는 부동산이나 배당을 주는 우량 주식을 사서 소득을 옮겨놓아야 한다. 이외에도 있을 수 있는 다양한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 하루라도 빨리 일정한 소득으로 옮겨놓지 않으면 비정규적인 돈은 정규적인 돈을 벌어들이는 시스템을 소유한 사람들 아래로 빨려 들어가고 말 것이다. 정규적인 돈과 비정규적인 돈이 싸우면 언제든 정규적인 돈이 이기기 때문이다. [‘돈의 속성-스노우폭
비엔날레의 도시 광주 문화 도시 광주를 표방하면서 시작한 광주 비엔날레. 짝수 해는 미술을 중심으로 비엔날레를, 홀수 해는 디자인을 중심으로 하는 디자인 비엔날레를 개최한다. 광주는 언제 가더라도 미술과 디자인으로 넘쳐난다. 그러나 막상 가면 눈앞에 있는 것이 작품이라고 할 만한 것인지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작품 수는 왜 이렇게 많은지…. 2015년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1) 광장은 매우 경쾌한 조형물로 채워졌다. 공간조형물 ‘신명(晨明)’은 일본 건축가 도요 이토(Toyo Ito)의 작품으로 담양 소쇄원에서 영감을 얻어 대나무, 자작나무합판, 스틸 등으로 제작됐다. 수직으로 뻗는 얇고 가느다란 대나무를 이용하여 곡선으로 휘고, 연결하고, 다발로 묶어 마치 동양의 서예를 쓰듯 직선과 곡선의 선들이 공간을 향해 뻗어 나가는 형태는 공동주택이 배경이라서 더욱 눈에 띈다. 이런 형태, 구조, 재료의 세 가지 조화는 쉽게 나오지 않는다[그림 1]. 폴리(Folly)와 도시 이미지 광주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눈에 띄는 것들이 있다. 조각도 아니고 건축물도 아니고 저건 뭘까?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광주폴리(Folly)는 성공한 것이리라. 2011년 광주 디자인 비
30대 panic buying이란 뉴스가 보인다. 부동산 규제로 집값이 상승할 것을 염려한 30대가 무리하게 집을 사며 집값을 올리는 주체 세력이라는 기사다. 모든 경제 지표가 나쁜데 집값만 오르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니 세상 이치가 그렇듯이 원래 상태로 돌아갈 것이다. 그때 광풍에 휩쓸려 무리한 사람들이 어려워질 것이 걱정이다. 엔화가치 급등으로 유발된 일본 부동산 버블이 우리는 양적 팽창과 심리적 광풍으로 오는 듯해 걱정이다. 논어(論語) 술이편(述而篇)에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 세 사람이 길을 같이 걸어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라는 글이 있다. 이 뜻은 3명이 가는 길이 옳으니 따라가라는 것이 아니다. 뒷 글귀가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좋은 것은 좇고 나쁜 것은 고쳐라’라고 돼 있다. 달리 말하면 3인이 가는 길이 항상 옳은 길은 아니다. 필자가 살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면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 늘 결과가 좋았다. 그런 이유는 모두가 가는 길은 평범하거나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지지만,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는 경쟁이 없거나 독보적인 길이 된 것이다. 오랜 경험과 재력을 지닌 60~70대가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는 부동산 시
Breezing 2020 / Seoul, Korea Sony A7R IV | 62mm | F8 | 30sec | ISO-100 / http://instagram.com/hansol_foto 6월 초가 되면 동대문은 금빛으로 뒤덮인다. 동대문 성곽을 따라 낙산공원까지 올라가는 언덕이 만개한 금계국이 장식하기 때문이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 30초간 카메라 셔터를 열었다. 고개를 자꾸 흔들어대는 꽃의 흔적은 마치 수채화처럼, 프레임의 절반을 흩날렸다. 오한솔 치과의사이자 사진작가. 서울대치의학대학원 졸업 후 현재 화순군보건소에서 공보의로 근무 중. 재학시절 치과신문 학생기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주요활동> 제24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금상 National Geographic Traveler 한국판 촬영 HOYA Global Ambassador 2018 개인전 ‘COSMOPOLITAN’ Gallery NAMIB 2020 개인전 ‘COMPLEX-ITY’ 갤러리탐 탐앤탐스 블랙 청담점
868년 최치원은 12세에 당나라로 유학을 떠났다. 신라 6두품 출신으로서 출세에 한계가 있었던 그는 18세에 외국인 과거시험인 빈공과에 장원급제한다. 이후 회남 절도사 고변의 추천으로 관역순관 지위에 올랐다. 이때 황소의 난이 일어났다. 소금세가 높아지자 밀매업이 성행하고 밀매업자의 두령인 황소가 산동성과 하남성을 점령하고 급기야 장안을 함락, 황제 희종은 쓰촨으로 도망쳤다. 때마침 최치원의 ‘토황소격문’이 빛을 발한다. 삼국사기는 이를 중국고사를 인용한 장중체 문장으로 전한다. “천하의 모든 사람이 너를 죽이려 의논할 뿐 아니라 땅속의 귀신들까지 너를 죽이려고 의논하였다” 대목에서 그 준엄한 꾸짖음에 놀란 황소가 의자에서 넘어졌다고 알려진다. 인류 역사는 말, 글, 행동의 자취다. 글의 정수인 성명서는 리더가 일정 사항에 대한 방침이나 견해를 공표하는 글이다. 크게 보면 모세 십계명, 함무라비 법전을 비롯한 모든 인류의 계율과 역사적 논쟁이 글로 이뤄져 왔다. 시의적절한 언어 구사력과 문장은 정치에서 필수다. 성명서의 위력과 파급효과는 지대하며 그 전파는 가히 빛의 속도다. 치과계도 예외가 아니며 그 이면에는 각 단체의 회장, 공보이사, 홍보이사 등 관련
대한치과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은 수개월 전부터 치과병의원 경영실태조사 등을 실시한 근거를 마련해 이를 2021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협상 테이블에 내놓았지만, 2008년 협상이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인상률인 0.8%를 제안받았다. 장기간 협상 끝에 건보공단 측은 치과 환산지수 인상률을 1.5%까지 제시하는 데 이르렀지만, 이는 역대 최저 수치인지라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6월 26일 보건복지부는 2020년 제11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열고 2021년 요양급여비용(환산지수)으로 병원 1.6%, 의원 2.4%, 치과 1.5%를 인상하기로 했다. 이번 정부에서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최저임금 상승은 치과 종사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듯했고, 그에 따른 최저임금 20% 상승은 치과업계 전반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소수 인력이 근무하는 의원급이 대다수인 치과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인건비 부담이 늘게 됐고, 기존 급여체계에 불만이 쌓인 직원들의 대거 이탈로 ‘보조인력 문제’가 치과계의 가장 큰 이슈가 되는 데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애초 신규 취업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청년내일채움공제’의 가입조건이 6개월간 실
▶자본주의에 대해 몰랐던 불편한 진실들 [‘EBS다큐프라임-자본주의’ 참고]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에서 물가가 오르는 이유 중 하나는 돈의 양이 늘어나기 때문이다[그림1]. 이렇게 중앙은행은 돈을 계속 찍어내는데 왜 그 돈이 나한테는 돌아오지 않는 걸까? 그리고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은 어떤 원리로 이렇게 많은 돈을 찍어내는 걸까? 이 원리를 이해하려면 부분지급준비율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부분지급준비율이 10%일 때 A씨가 은행에 100원을 저금하면 은행은 10%만 남기고 나머지 90원은 B씨에게 대출해줄 수 있다. A씨의 통장에 100원은 남아있고, 세상에 없던 90원이 탄생한 것이다. 이렇게 갑자기 총 190원이 생겨나게 된다[그림2]. 이런 원리로 은행은 러시아인형처럼 대출에 대출을 반복해 5,000만원으로 6조원을 만들 수 있다(우리나라의 부분지급준비율은 대략 3.5%). 특히 이번 코로나19(COVID-19)로 세계경제가 침체기에 빠지면서 각국이 통화량을 급격히 늘리는 양적완화(QE) 정책을 펼치며 통화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해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단순히 저축만 하면 통화가치가 점점 떨어지기 때문에 패배자가 된다[그림3
서울시청과 맥락 최근 서울지역의 건축분야 화두는 맥락인 듯하다. 자하하디드(Zaha Hadid)의 동대문디지털프라자(DDP), MVRDV의 서울로7017 등 이슈메이커이면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건축물들에 대한 공통적인 지적은 주변의 맥락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긴 600년 넘는 시간과 삶이 쌓여 있는 서울에 서양 관점의 현대건축물이 들어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일까.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마치 이제 살 만하니 하나 정도는 있어야지 하는 자기합리화로 기회가 될 때마다 명품백 쇼핑하듯 세계적인 스타 건축가들의 작품을 서울에 들이기 시작했다. 지불하는 비용이 많이 들고 홍보 효과가 좋으니 자연스럽게 대기업 사옥이나 미술관 아니면 공공건축물이 주요 대상이다. 그럼 한국 건축가들 작품은 어떨까? 공정한 경쟁을 위한 현상공모를 통해 선정한 건축가 유걸의 서울시청은 이후 설계변경의 힘든 과정을 통해 완공되었는데 외국 건축가들 작품보다 더욱 인색한 평가의 대상이 됐다.1) 유리 파도의 쓰나미라거나 곤충의 눈이라는 등 비판 여론이 서울시청을 뒤덮는 듯하다. 건축물은 일단 지어지면 최소 몇십 년은 그 자리에 서 있다. 프랑스 작가 모파상은 에펠탑이 보기 싫다고 매일
보건소로부터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이니 인강을 수강하고 보고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2항에 의해 의료인은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이다. 근래 생각하기조차 싫어 글쓰기를 차일피일 미뤄왔던 주제가 하나 있다. 아동학대이다. 최근 발생한 창녕 아동학대 사건과 천안 아동학대 치사사건은 학대를 넘어 잔혹함에 사회적 주목을 받았다. 뉴스에 접하는 실상이 너무 참혹해 원인을 파악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모든 사건은 이유가 있고 동시에 발생하는 데에는 사회적인 문제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한 개인의 범죄 문제로만 넘기면 안 된다. 창녕과 천안 아이는 모두 아홉 살이다. 창녕 아이 엄마는 27세 친모이고, 천안 아이 엄마는 43세 동거모이다. 창녕 계부는 35세로 친모보다 여덟 살 많았고,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천안 친부는 아이가 9세인 것으로 미뤄보아 동거모보다는 상당히 어릴 것으로 유추된다. 아마도 이 두 가정에서 지배적인 권력(경제력, 나이 차 등)을 지닌 사람에 다른 사람은 방임하거나 동조한 형태라고 생각된다. 심리학에서 아동학대를 개인적인 정신병리적인 문제와 사회적으로 사회심리학적, 생태학적, 문화적인 요인 등으
1925년 3월 22일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조선총독부 산하 경성부는 일본인 소학교의 아동구강치아 보건상태조사를 경성치과의사회와 실시했는데, 경성종로소학교에 조선인 1호 치과의사 함석태(咸錫泰)가 파견을 나가자 교장 편강희삼랑(片岡喜三 )이 구강검사를 거절하였다. 이에 경성치과의사회는 ‘조선인 치과의사라도 거부하는 것은 의사회의 위신과 상관되는 문제’라 여겨 역원회(役員會)를 열어 여러 토의 끝에 ‘경성부 학무계 주임’을 찾아 항의를 하였다. 이어 4월 3일자 ‘치과의사회 대분개’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경성치과의사회가 이 문제로 4월 2일 임시총회를 열자 함석태가 회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사표를 제출하였으나 회장 삼여경길(三呂敬吉)이 이를 즉시 반려하고, 교장이 치과의사회장에게 ‘조선인 치과의사를 배척한 문제를 절대 비밀로 해달라’는 일을 공표하고 당국에 적극적으로 항의를 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치과의사들은 심각한 차별을 받았으리라 생각하기 쉬운데 ‘경성치과의사회’의 이러한 반응은 적어도 ‘치과의사 단체’는 ‘치과의사’의 입장을 대변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조선일보는 시평에서 이 사건을 두고 ‘일본인들의 기괴한 우월감’이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