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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케데헌을 만든 모든 이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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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750)

2025년 US 오픈에 38세로 노익장을 과시하며 노박 조코비치 선수가 참가했다. 그는 8강전에서 승리하고 코트 위에서 특별한 춤을 추어 큰 화제가 되었다. 딸 생일 선물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Soda Pop’ 안무를 추었다. 당시 아이들이 케데헌을 모르면 대화를 할 수 없는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이 장면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아빠가 딸을 무척 사랑하는 스토리다. 다른 하나는 케데헌이 오스카 시상식에서 2개 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증거다. 아니 상을 줄 수밖에 없었다는 표현이 더 맞다.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매기 강 감독은 수상소감으로 울먹이며 “나처럼 생긴 아시아 이주민이 이 자리에 서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 나는 여기에 서 있다. 그것은 다음 세대들이 이제 더이상 그 순간을 간절히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오늘 이 아카데미상을 이 지구상 도처에 힘겹게 살고있는 모든 한국 사람들을 위해 바친다.”라고 하였다. 이 소감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아픔과 차별, 희망을 전달해 가슴이 먹먹했다. 그녀는 당당하게 전 세계 모든 한국인들에게 오스카상을 바친다고 했다. 그 이유가 바로 다음 장면에서 확인되었다.

 

주제가상에서 영화 메인 테마곡인 ‘Golden’이 수상할 때였다. 이제를 포함한 모든 수상자가 무대에 올랐다. 이제가 먼저 수상소감을 하고 다른 남자 수상자에게 마이크가 넘어간 순간에 큰 음악이 나오며 수상소감이 중단됐다. 나중에 주최 측은 45초 수상소감 시간을 준수했다고 답변했으나,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2분 동안 말한 것을 보면 이는 명백한 차별이었다. 그들은 결코 주고 싶지 않은 상을 어쩔 수 없이 주었다는 속내를 들킨 장면이다. 조코비치 선수가 딸에게 생일 선물로 주기 위해 춘 춤이 모이고 모여서 만들어 낸 결과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메인 보컬리스트 이제는 수상소감에서 “어릴 때 자라면서, 사람들이 K-팝을 부르는 저를 많이 놀려댔습니다. 그러나 지금 모든 사람들이 우리 노래를 한국말로 따라 부르고 있습니다.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이 상은 성공에 대한 상이 아니라, 회복(resilience)에 관한 상입니다.”라 하였다. 그녀 역시 아픔과 상처 그리고 회복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강 감독이나 이제나 모두 세계 정상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저항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번 오스카 시상식의 정점은 수상소감을 중단시킨 장면이다. 이것 하나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증명하여 주었다. 세계 곳곳에서 정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겪고 있는 수많은 차별을 한 장면이 모두 설명하고 있었다. 이 수상소감 중단 사건이 두 사람의 수상소감을 더욱 빛나게 하였다.

 

가수 이제 다음으로 수상소감을 시작하면서 바로 잘린 남자는 음악 감독이자 공동 작곡가인 이유한이었다. 이 장면 또한 다양한 해석을 지닌다. 남녀에 대한 차별이다. 이민자들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에 대한 차별이 더 큰 것을 보여준다. 만약 이유한이 먼저 소감을 말하고 이제가 다음으로 하였다면 결코 그들은 45초에 차단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에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여성차별이라는 문제와 이유한보다 이제가 더 유명하기 때문이다. 감히 이제의 인터뷰를 끊는 행동을 못했을 것이다. 인기와 유명도가 파워인 세상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런 차별을 모두 이겨내고 오로지 실력으로 최고 정상에 오른 케데헌을 만든 모든 이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이유한은 시상식 직후 백스테이지 인터뷰와 개인 SNS를 통해 준비했던 소감을 마저 전했다. 그는 “이 상은 한국의 모든 창작자와 우리 가족,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한 스태프들의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지금은 세계적 한류로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드물다. 하지만 그들은 korean이라고 소개하면 어디에 있냐고 묻거나, 북인이 남인지 묻는 질문에 답변하던 시대를 지나왔다. 이제 그들의 시대다. 그들의 인내와 피나는 노력에 진심어린 축하를 보낸다. 강 감독 소감처럼 세계 곳곳에서 노력하고 있는 모든 한국인에게 응원을 보내며, 이 수상이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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