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한 풍조가 사회를 휩쓸고 있다. 법조인의 대량배출 덕인가, 우리가 당쟁의 후예인 때문인가, 우리나라의 인구당 소송건수가 이미 일본·미국을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회생과 파산을 부추기는 듯한 전문 변호사의 안내장이 배달되고 강남 지하철역에는 이혼 전문 변호사 광고가 넘쳐 난다. 남과 싸움엔 등신이고 우리끼리 싸움엔 귀신이라더니 가히 소송대국이 돼 간다. 치과계도 예외가 아니다. 그 길고 치열했던 불법네트워크치과와의 소송이 마무리된 것도 아닌데 이번엔 협회장 선거무효소송과 통합치의학과 헌법소원이 치과계를 흔들었다. 두 건 모두 회원·대의원총회 의결을 묵살하는 데서 출발한다. 과정이 어찌됐건 선거결과와 총회는 그 시점의 회원의 정서를 정확히 반영한다. 치과계 사안은 우리가 전문가인데 이걸 왜 외부로 끌고 가는가. 소송단의 원리원칙과 자로 잰 듯한 법리에 입각한 논리는 구구절절이 일리는 있다. 하지만 혹시나 하고 개표했다가 아니니까 소송에 기댄 원죄는 아무리 해도 벗어날 수 없다. 처음부터 개표에 동의 말고 재선거를 주장했어야 한다. 골프장 룰도 로칼 룰이 먼저 아닌가. 급기야 임시총회에서 압도적인 표결로 이사진을 재신임하고 재선거 당선자 임기를 2년으로
나와 너는 독립 관계다. 그러나 ‘우리’가 되려면 나와 네가 모여야 한다. 그런 ‘우리’ 속 관계는 복잡하다. 친밀한 유대관계, 무관심한 독립관계, 치열한 대립관계 등등 다양하다. ‘우리’는 구성원이 유대관계일 때 큰 힘을 발휘하고, 대립관계일 때 약화된다. 특히 대립관계가 도를 넘어 ‘우리’라는 테두리를 벗어나면 치명적인 문제점을 ‘타=외부=적’에게 노출시키기도 한다. ‘우리’ 안에서는 생각도 ‘우리’ 속에 머물기 때문에 상대방이 보는 기준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솝우화 ‘개구리들의 임금님’은 이런 문제점을 정확하게 가르쳐준다. 『매우 평화로운 개구리 마을이 있었다. 어느 날인가 자기들끼리 잘 살면서도 지도자가 있으면 더 잘 살 것이라고 생각한 개구리들은 하느님에게 지도자를 내려줄 것을 요청하였다. 하느님은 지금 잘살고 있으니 그냥 지내라고 설득하지만 개구리들의 강한 요청에 나무토막을 연못에 던져주었다. 개구리들은 처음에는 나무토막을 지도자로 섬겼으나, 아무 반응이 없는 것을 알고는 하느님에게 힘세고 똑똑한 지도자를 다시 요청하였다. 짜증난 하느님은 황새를 보내주었다. 개구리들은 아름다운 황새를 칭송하고 기뻐하며 섬겼으나 결국엔 모두 잡혀 먹혔다.』 개구
치과계 유사이래 처음 겪어보는 협회장 선거 무효 소송! 법원 판단은 직접 선거의 절차에 하자가 있다하여 소송단의 의견을 인용했고, 대의원총회는 이 판결을 받아들여 협회임원 승인을 가결하고 협회장 직무대행을 뽑아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며 재선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선거 무효된 회장이 임명했던 이사회의 결의가 적법하냐를 두고 말도 많았고 회장 직무대행, 선거 방법과 임기, 지난 1년 집행부의 사업 및 이사회 결의의 적법성 등을 놓고 여론이 들끓었다. 또다시 이어진 임시이사회 의결 효력정지, 직무대행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으로 협회는 선장도 없이 엔진도 꺼진 채 망망대해를 떠도는 신세가 됐다. 가까스로 대의원총회의 결정으로 이사회와 협회장 직무대행을 승인받기는 했지만 “전임 집행부는 모두 제외되어야 한다”는 소송단의 이의 제기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번 사태가 이렇게 대의원총회의 의결대로 잔여임기의 재선거까지 간다해도 불씨는 그대로 살아있고 애초부터 실타래를 잘못 풀어 꼬일 대로 꼬여 버린 형국이다. 선거 이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언제 어느 건으로 또 다시 소송이 시작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제는 절차상의 하자, 감정 등에 좌우되
미세먼지가 대한민국을 괴롭히는 봄날이 더 많아지고, 더 강해지고 있다. 근본 원인이야 알고 있지만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항의를 하지 못한다. 문제는 점점 갈수록 심해지고 개선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미세먼지만큼 앞이 보이지 않는 곳이 대한민국 의료계다. 지난 의협 회장 선거에서 문재인케어에 가장 강한 저항을 표명한 최대집 후보가 당선되었다. 치협 역시 5월 8일 치협 회장단 재선거가 치러진다. 치협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선거무효 소송을 교훈 삼아 가장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치협 정기대의원총회를 회장단 재선거 이후로 연기한 것은 잘한 일이다. 새롭게 선출된 협회장의 주도하에 적법하게 모든 일이 처리되길 바란다. 3월 넷째주 주말에 이르러서야 전국 지부 총회가 마무리됐다. 지부 집행부는 1년간 회무를 회원 대표인 대의원들에게 평가받는 자리다 보니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회원들의 회비가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어느 지부나 예·결산보고는 늘 주목받아왔다. 때문에 집행부는 재정건전성과 투명성을 위해서 항상 노력해야 한다. 치과의사들이 맡은 회무를 전담할 수 없는 현실적
피겨스케이팅의 브라이언 오서 코치, 모굴 스키의 토비 도슨 감독, 남자 아이스하키의 백지선 감독. 이 지도자들은 이론적 지식을 기반으로 본인들의 현역시절 경험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제자들에게 전수해, 일취월장(日就月將)하게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인 브라이언 오서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김연아의 코치로 활동하며 한국 피겨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는 데 일조했으며, 한국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을 2015년 3월부터 지도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했습니다. 토비 도슨 감독은 한국 모굴 스키 감독으로 부임한 뒤에 모굴 스키의 간판선수인 최재우 선수가 월드컵 4위까지 오르는 쾌거를 이뤄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2014년 7월 부임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백지선 감독은 3부 리그에 머물렀던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를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에 진출시키는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우리가 근무하는 치과에서도 이들의 사례처럼 지도자와 파트너의 관계가 되어 일취월장 할 수 있습니다. 치과에 근무하는 직업군들을 살펴보면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치과기공사, 간호조무사, 그리고 저와
위 임상원고는 인터넷 치과신문 E-BOOK에서 보다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 편집국
얼마 전 듣게 된 동료 치과의사들의 대화에는 불법·과장 의료광고, 불법 유인물 등 일부 치과의사들의 도를 넘는 행위에 대한 분노, 그들로 인해 피해당하는 주변 치과들의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어 있었다. 그렇게 상업주의에 물든 치과의사들의 과잉진료로 고통받았던 환자들 이야기를 하면서 한탄하다가 결국, 치과계 현실에 대한 체념으로 그 대화는 끝났다. 실상 법적으로 크게 문제되지 않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지역 보건소에 신고해도, 이렇다 할 처분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대화를 잊으려는 듯 아이 크는 이야기, 여행 이야기 등이 시작됐고, 그제야 즐거운 대화가 이어졌다. 대화에 나타난 상황은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일상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치과의사는 신뢰를 잃을 것이고, 의료전문직에게 강조되는 ‘환자의 이해 우선’, ‘환자 중심’, ‘환자 안전’ 등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다행히 지난 2월 28일 의료법 일부개정안이 통과되어, 2015년 헌법재판소의 일부위헌판결로 사실상 폐지됐던 의료광고 사전심의가 부활하게 되었다. 위헌결정 이후 사전심의 건수는 1/10로 줄었고, 인터넷 의료광고모니터링 결과 2016년 2
이상을 현실화할 수 있다면 가장 완벽한 행복이 되겠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메르스 사태와 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의 신생아 집단감염 사건은 간호 인력난과 열악한 근무환경, 부실한 교육시스템 등 복합적인 문제가 근본적 원인이었다. 감염예방에 대한 정답은 모두가 알고 있다. 완전 무균상태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무균상태는 한계가 있다. 당연히 경제적 제약과 인력부족이다. 어느 누구도 감염방지 비용을 지불하려 하지 않는다. 정부나 보험공단은 강한 법적규제로 의료기관들을 감시할 뿐, 멸균·소독에 들어가는 경제적 비용에 대해서는 의료기관에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의 원가보전보다는 문케어에서 보듯이 의료계의 더 많은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의료기관들은 노력하지만 현실적 벽에 부딪친다. 숙달된 인력과 소독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 간호사들의 ‘태움(‘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의 집단 괴롭힘)’ 문화의 근본원인은 고질적인 인력부족 때문이다. 환자를 돌보는 일에도 지친 간호사들이다. 개인 사생활의 희생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해외이민을 준비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간호사를 구하기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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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개원 중인 A원장은 거래하던 폐기물 수거업체가 제 날짜에 폐기물을 수거해가지 않아 불편함을 겪고 있던 중 일방적으로 수거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는 통보를 받고 거래 업체를 바꾸기로 결심하였다. 그런데 처리업체를 변경하려 다른 업체를 알아보던 중 이상한 일을 겪게 되었다. 신규 계약을 상담하는 타 업체들이 처음에는 친절하게 계약 조건을 안내하다가 기존에 거래하던 업체가 있다는 말을 들은 뒤에는 절대 계약할 수 없다고 말을 바꾸는 것이었다. 서울시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모든 업체에 연락을 취해보았지만 결과는 같았다. 결국 A원장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기존 업체와 재계약 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서울시치과의사회에 접수된 실제 민원 사례로 현재 의료폐기물 업계의 부조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인가?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의료폐기물 처리업체의 독과점 구조에 있다. 의료폐기물 처리 계약은 3자간 계약으로, 의료폐기물 배출자(병의원)-수집운반업자(수거업체)-처리업자(폐기물 소각장)간의 계약으로 이뤄진다. 환경부에서 등록·관리하는 의료폐기물 처리업체는 전국에 13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권역별로 한강청, 금강청, 낙동강
환자가 처음 내원하여 상담을 시작하면 필자는 늘 첫마디로 “무슨 일로 내원하셨나요?”라고 질문을 던진다. 환자에게 내원한 이유를 직접 묻는다. 이런 직접적인 질문에 많은 환자들이 “부정교합을 개선하고 싶어요”라는 답변을 한다. 마치 모범답안을 이야기 하듯이 대답한다. 이 때 필자는 다시 한 번 더 “정교합이 아닌 상태를 부정교합이라고 합니다. 이는 마치 시험에서 100점인 정교합과 100점이 아닌 모든 점수를 부정교합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런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답변 말고 무엇을 개선하고 또 고치고 싶으신 것인지요?”라고 질문을 던진다. 이 두 번째 질문에 다수가 “교정치료 받으러 왔습니다”라고 답한다. 필자는 다시 “필자는 교정의사여서 교정치료 밖에는 행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당신이 저를 만난 것은 교정치료를 위한 것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이는 택시를 타고 어디로 ‘모실까요?’라는 질문에 ‘운전해!’라고 답변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택시의 목적지를 질문합니다. 교정치료는 수단입니다. 수단을 통하여 당신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3번째 질문을 던진다. 이처럼 질문을 3번 받은 환자들은 보통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말문을 닫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존중하고 배려해주는 사회가 선진 사회다. 아직도 대한민국 사회의 각 분야에서는 찬반 양분의 대립구도가 만연하다. 나와 다름은 곧 나의 적이 되고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설득해서 내 편을 만들든가 다수결로 승부를 내기 위해서 많은 부정적인 방법들까지도 동원한다.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사회의 기본이다. 이것을 부정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다만 소수자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공감하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다양성의 존중이다. 사회적 발전이나, 경제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 회의를 할 때 다양성 존중이 필수적이다. 획일화되고 짜여있는 회의장은 의사결정은 빠르지만 단순하고 목표지향적이다. 반면 다양한 의견과 주장들은 회의시간이 많이 걸리고 피로할 수 있지만,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군중심리로 소외될 수 있는 진실과 아이디어들이 소중하게 빛날 수도 있다.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면 ‘입장 차이’가 엄연히 존재한다. 그 차이를 존중하고 배려해 주는 방향으로 회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설득이 아니라 차이를 인정하는 절차다. 다름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지 막연하게 소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