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으로 긴장상태가 고조된 요즘, 작가 황석영의 ‘한씨연대기’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소설 속 주인공 한영덕은 6·25전쟁 전 평양의전과 교토대를 졸업하고 모교에 재직하던 산부인과 교수였다. 전쟁이 터지자 성격이 올곧고 초연한 그는 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의무군관 차출에서 제외된다. 동료 교수 서학준의 잠적을 묵인했다는 이유로 사형 위기에 몰린다(서학준은 남하하여 수도육군병원의 군의관이 된다). 천신만고 끝에 홀로 피란한 그는 아들을 찾으려고 미군부대를 배회하다가 간첩으로 오인돼 고초를 겪는다. 납북된 경찰관 미망인과 재혼도 하고 호구지책으로 무면허 업자와 동업하지만 양심적인 의술 이외에는 융통성도 없고 현실타협을 못한다. 치과의사도 연루된 주변인들의 고발에 의료법 위반을 빌미로 정보대에 구금된다. 집행유예로 나오지만 고용의사로 떠돌다가 알코올에 중독되어 적산가옥에서 독거노인으로 마지막을 고한다.평의전 동창회에서 주인공이 선배와 설전하다가 내뱉는 자조적 절규는 당시 의술의 사회상을 반영한다. “난… 의술이란 걸 대단하게 여기지 않습네다. 요즘 누구레 책임감을 갖구 재세할래는 마음으루 진료에 임하갔습네까. 모두 돈 벌자구 배운 기술루 생각하지 않습네까….”
치과 등 병의원 500여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근로조건 자율개선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업장이 노동관계법령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해 이를 어기면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관이 방문해 점검하고 징계하는 조치가 있기 전에, 노무전문가가 사업장에 내방해서 법령안내 및 지도를 실시함으로써 사업장이 자율적으로 미비점을 개선하는 제도’라는 취지다. 2009년도부터 시작된 사업이지만, 병의원이 포함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한다. 이에 따르면 치과에서 구비해야 할 서류가 상당히 많다. 근로계약서, 임금대장, 사직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산정내역, 출산전후 휴가 및 육아휴직 관련자료 등이 그것이다. 공인노무사의 말에 따르면, 노무사의 도움없이 치과의사가 이 많은 서류를 구비하는 것은 상당히 힘든 작업일 것이라고 한다. 개인정보자율점검을 하기에도 벅찬 치과계는 또 하나의 숙제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비단 올해 근로조건자율개선에 선정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앞으로는 더 강제적인 개선요구를 해올 것이 뻔한 이치다. 치협은 다른 의료기관과 공조하여 구비서류의 간소화를 요구하여야 한다. 또한 그에 따른 교육을 진행하여 스스로 구비 서류를 작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직
서울시 학생 및 아동 치과주치의사업은 개별 치과주치의들이 단순한 일차진료뿐만 아니라 구강검진, 건강상담 및 예방교육 등에 대해 포괄적이고 예방적인 구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구강검사를 하고, 구강위생, 식습관, 불소이용 등 개별 구강보건교육과 치아홈메우기, 치석제거 등 예방진료 서비스를 받게 함으로써 아동 청소년의 조기 구강건강의 질을 높이는 제도). 서울시에서 처음 시작된 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원으로 관할 취약계층의 건강관리를 위한 것이고 지역사회 치과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며 완성됐다. 서울시에서는 2012년에 시범 6개구의 초등학교 4학년생과 아동복지시설아동을 대상으로 치과주치의제도를 실시하였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치과의사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학생·학부모의 만족도가 올라갔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와 서울시치과의사회가 잘 협력하여 조례제정으로 이어지게 되어서 사업의 연속성을 갖게 되었다. 지난 16일에 있었던 서울시 치과주치의사업 활성화 심포지엄에서 학생주치의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전산화 작업의 필요성과 효용성,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적인 사업으로의 확산 및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이날 주제발표
모 치과전문지에서 ‘이제는 환자 관리도 24시간’이란 기사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내용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한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필자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기사는 치과 업무시간 이후에 SNS를 활용한 ‘실장 SNS폰’으로 실시간 상담을 하는 치과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개와 환자의 불만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또 이를 위해 담당자의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는 등의 다소 부정보다는 긍정에 가까운 기사였다. 그런데 모든 일이 그러듯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장단점이 따른다. 이 방법은 환자의 불만과 궁금증을 실시간으로 해결해주어서 불만이 증폭되거나 폭발하는 것을 막는 장점이 있다. 특히 임플란트와 같은 수술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응급 불만을 즉시 해결 가능하다. 더불어 환자와의 라포 형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충성 고객의 확보와 이를 통한 소개 신환 확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반면, 답변을 해야 하는 누군가는 업무 외 시간에도 업무가 연장되고 심하면 사생활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것은 이직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직원의 잦은 이직률은 병원이미지와 직원 간의 협동력 저하를 가져와 결국 장기적으로
위 임상원고는 인터넷 치과신문 E-BOOK에서 보다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 편집국
얼마 전 지방 모 대학병원에서 임직원을 상대로 병원에서 듣고 싶은 말과 듣기 싫은 말을 설문조사했다. 설문조사 자료를 보면 각자 위치에 따라 극명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듣기 싫은 말의 1위는 선배입장에서 “제 일이 아닙니다”와 후배입장에서 “생각 좀 하고 일하지?”였다. 반대로 듣고 싶은 말로는 선배입장 응답자 중 35.4%는 “선배는 배울 게 많은 사람입니다”로 1위였고, 다음으로 30.1%가 “제가 하겠습니다”를 택했다. 반면 후배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수고했어, 잘했어, 역시 든든해”다. 55.6%로 1위였고 “우리 함께 잘해보자(22.7%)”와 “어려운 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16.5%)”가 그 다음이었다. 이것은 20년 전에 한 백화점에서 실시한 조사와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과장급이하 직원에게 동일한 질문을 한 답변에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이걸 일이라고 했나?”, “혼자 튀지 마,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지”, “이거 확실한 거야? 근거 자료 가져와” 등이었고,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자네가 한 일이니 틀림없겠지”, “자네를 믿네”였다. 얼핏 보면 20년 전과 비슷한 듯 보이지만 선배나 상사가 부
낙원동은 57년 전 중학교 다니던 시절 전차 타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자주 거닐던 길이다. 창경원에서 비원을 거쳐 종로로 내려가던 길에 낙원동이 있어 배고플 땐 유명한 떡집에서 인절미를 사먹으며 지나치던 길, 근처에 탑골공원이 있어(그 당시엔 파고다공원이라 했다) 잠시 쉬어가곤 했던 길이다. 그동안 엄청난 산업 발전으로 낙원동은 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낙원동은 지난 1914년 동명제정 때 경행방 탑동, 교동 등의 일부와 정선방의 한동과 관인방의 원동 일부를 병합하여 시내 중앙에 낙원지라 할 탑골공원이 위치하고 있으므로 여기서 ‘낙(樂)’자를 따고, 이곳에 있던 원동에서 ‘원(園)’을 따서 합성한 이름이다. 1975년 서울시 조례에 의해 종로2가동이 신설되어 낙원동, 운니동, 익선동, 경운동, 관철동, 인사동 등 종로2가 일대를 관할했다고 한다. 지금은 먹거리와 악기상가가 들어선 낙원동, 전통공예 상점과 화방이 즐비한 인사동이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관광지가 됐다.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9일에 이르는 긴 추석연휴를 맞아, 이곳 낙원동을 안사람과 둘러보기로 했다. 낙원동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탑골공원에 노인들이 주로 모여 모든 문화가 노인 위
옛날에는 봉급생활자들보다 확실히 많았다. 그 시절에는 봉급생활자들에게 노조도, 연금도 없었고 다양한 복지 혜택도 없었기 때문에 젊은 시절 비슷한 또래에 오로지 봉급만 가지고 비교해 본다면 확실히 치과의사들의 수입이 좋았고, 40대를 지나 50대에 이르면 그 격차가 많이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온라인 마케팅이나 덤핑을 위주로 하는 극히 일부의 치과들은 매출로 따지면 많은 돈을 벌 것이지만, 특별한 그들을 기준 삼을 수는 없다. 임금 인상과 더불어 각종 복지 혜택을 많이 누리는 봉급생활자들과 의료서비스업이지만 자영업에 속하는 평범한 치과의사들의 수입을 상대 비교해 보면 치과의사들 수입이 결코 많은 게 아니란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즉 봉급생활자들의 경우 몸만 들어가 업무를 익히고, 업무만 잘 처리하면 월급이 제때에 나오고, 해가 갈수록 승진이 되며 요즘엔 노조가 있어 웬만한 일가지고는 직원들을 내보내지도 못하는 세상이지만 의사들의 경우에는 공직이 아닌 이상, 개원을 위한 장소 선택부터 오픈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하며 개원 후 수입이 안 좋을 때는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면서 개원지를 옮겨야 하는 불운도 따른다. 또한 각종 복지
치협이 지난 6~7월에 걸쳐 전국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수련자 및 통합치의학과 교육연수 희망 미수련자 예비조사’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조사 대상자의 60.7%는 수련을 받지 않은 미수련자였으며, 39% 정도가 수련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상대로 기수련자의 희망 전문과목은 교정, 보철, 구강악안면외과 순이었다. 미수련자 중에서 통합치의학과 연수교육 희망자 비율이 61.8%대이니 상당히 많은 개원의가 통합치의학과 경과조치에 관심이 있다고 봐야겠다. 몇 달 후 당장 시행해야 하는 통합치의학과 경과조치는 임상실무 시간을 놓고 복지부, 학회, 개원가의 입장이 모두 달라 상당한 논란이 예상되고 있고, 치협 김철수 회장 역시 충분한 논의와 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조절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무튼 미수련자들이 이수해야 하는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자격 취득에 필요한 300시간 교육 중 온라인 강의 30%, 오프라인 강의 20%, 임상실무 교육 20% 등을 필수 교육시간으로 규정하고, 나머지 30%는 수강자의 희망에 따라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이 계획은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다. 보건복지부와의 논의를 거쳐 10월 중으로 확정될 것이
지난 90년대부터 치과계는 자율징계권을 요구해왔다. 이후 불법네트워크치과, 사무장 치과의 범람, 잦은 의료스캔들로 그 필요성이 더해졌다. 이들은 치과계를 어지럽히고, 치과의사에 대한 신뢰를 하락시켰을 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을 무시하고 불법을 저질렀다. 그 기저에는 민간 위주의 공급구조, 의료전달체계 미비, 치과의사 과잉공급 등 구조적인 요인과 더불어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을 담보할 리더십 부재로 인한 상업주의의 범람이 있다. 상업주의의 폐해는 치과의사와 국민 모두를 괴롭히고 있다. 최근 사무장병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나, 이러한 단속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상업주의는 의료의 모든 수준, 순간에 나타날 수 있기에 일상적으로 통제돼야 하며, 더불어 전문직업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그렇게 했을 때만이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며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의 추진은 현명한 결정이다. 치과의사로서의 전문직업성에 위배되는 행위에 대해 일정 부분 제어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리고 치과계가 바라던 자율징계권을 획득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전문가평가제는 현재 의사협회에서
마지막까지도 시끄럽게 존재감을 알리던 매미소리는 이제 조용해졌지만, 무던히도 덥던 여름의 더위는 아직까지 그 미련을 남기고 있다. 요즘 세상은 너무도 어수선하다. 대내외적으로 어느 것 하나 편안한 것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러하여도 시간이라는 흐름은 무심하게 흐른다. 추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이다. 1년 중에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은 두 번 있다.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춘분과 밤이 길어지는 추분이 있다. 추분이란 가을을 둘로 나누는 날이란 뜻이다. 즉 가을의 후반부가 시작되는 날이다. 춘분은 서서히 해가 길어지면서 만물이 더 많은 햇살의 해택으로 모든 일을 준비하라는 의미이고 추분은 서서히 햇살이 줄어드니 모든 일을 마무리하기 시작하라는 의미를 지닌다. 추분이 지나면 보름 뒤에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는 한로가 있고, 또 보름이 지나면 서리가 내리는 상강이 있다. 다시 보름 뒤에는 동물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땅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는 입동이다. 이런 일련의 시간적인 흐름 속에서 추분은 이제 한해를 마무리하기 시작하라는 의미이고 입동까지 한 달 반 정도 남았기 때문에 매우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건전한 비판과 공정한 보도로 더욱 성장하길…김철수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치과신문 창간 2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가 발행하는 치과신문은 1993년 창간 이후, 24년간 치과의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치과계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 왔습니다. 4,600여명의 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 회원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과 더욱 알차고 풍부한 읽을거리가 있는 치과신문이 되도록 노력해 주고 계시는 이상복 회장님과 신동렬 편집인, 취재 기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현재 우리 치과계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당경쟁으로 불법 과대광고가 난무하고 있으며, 과도한 수익을 추구하는 일부 대형네트워크 치과와 더불어, ‘먹튀치과’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치과의료에 대한 대국민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저희 집행부는 치과의사 이미지 제고를 위한 공익광고, 라디오 등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나감으로써 치과의사로서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대국민 신뢰 회복에 주력해 나갈 방침입니다. 또한, 지난 8월 9일 정부의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라는 이른바 문재인케어 정책 발표로 일부 회원들 중에는 치과의료의 미래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