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과의사 수급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수행한 ‘2017년 주요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 전망’에서 2030년에 치과의사는 3,000명이 공급 과잉이라고 추계되었다. 하지만 필자는 이 통계가 틀렸다고 말하고 싶다. 통계를 내는 기본 데이터 수집 과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치과의사 공급 과잉의 기준점을 치과의사 1인당 인구수로 추정한다. 치과의사 1인당 인구수가 3,000명 이하로 떨어지면 공급 과잉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주 낡은 패러다임이다. 극단적으로 생각해 그 3,000명이 충치가 없고 치주 질환도 없다면 치과의사는 전혀 필요가 없다. 너무 극단적이라고? 그러면 간단하게 구강검진을 생각해보자.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구강검진을 하면서 초등학생의 구강 상태가 점진적으로 좋아지고 있다고 느꼈지만 최근 1~2년 사이에는 그 변화가 너무 급격하여 치과의사로서 당황스러울 정도이다. 부모의 덴탈 아이큐가 높아져 어린 시절부터 치과 치료를 시작하고, 제1대구치와 제2대구치의 실란트 보험 적용으로 충치 발생이 현저하게 떨어져 이후의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졌다. 그리고 어른 환자를 생각해보자. 예전에는 충치가 생기
“4시 40분 알람소리에 눈을 뜨고, 아버지 집에 오니 아직 5시도 안되었다. 안방에 TV도 켜져 있고 화장실에 불이 켜진 것이 아버지께서 화장실에 계신 모양이다. 오늘은 깨우는 실랑이가 없어서 좋았다. 아버지를 모시고 아침 운동을 나오니, 내가 좋아하는 비가 내렸다. 평소 나의 로망이 비오는 날에 우산을 쓰고 걷는 것인데, 오늘 새벽에 소원이 이뤄져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비가 와서인지 운동을 나온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아버지와 둘이서 황제산책을 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사람이 없는 덕에 ‘천년을 빌려준다면’과 ‘안동역에서’를 크게 틀어놓고 따라 부르며 올 수 있어서 좋았다. 평소라면 팔각정을 한 바퀴 돌고는 대나무 밭 안에 있는 평상에서 15분간 쉬면서 간식을 드셔야 하는데, 비도 오고 평상이 젖어서 바로 돌아오게 되니 아버지가 힘들다고 투덜거리셨다. 사우나에 도착하니 아버지 몸은 온통 땀이셨다. 아버지가 온탕에 계시는 동안에 시간을 내어 팔굽혀펴기 80개와 맨손 스쿼트를 200개 하는데 오늘 따라 온탕에서 나올 생각도 없으신 모양이다. 평소에는 일찍 나오셨는데 비온 탓인지 나오시지 않는 덕분에 3년 만에 처음으로 스쿼트 400개를 했다. 허벅지가 터
지난 9일 발표한 '비급여의 급여화' 의료정책인 문재인케어의 핵심은 비급여 진료의 전면급여화와 재난적 의료비의 경감이다. 모든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환영하는 바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가야 할 이상적인 복지정책을 대문에 걸어놓고 이제부터 그 안의 내용을 채워보자는 식의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정부가 내세운‘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라는, 돈이 없어서 진료를 받지 못하는 국민들이 없어야겠다는 진정성에는 박수를 보내겠지만, 그 정책으로 인해서 국민이 부담해야 할 몫과 젊은 세대들이 감당해야 할 짐의 무게 그리고 의료의 질적 저하, 의료전달체계의 불균형 심화, 의료 신기술 발전의 말살 등을 생각해 본다면 후세들에게는 엄청난 짐을 남겨주는 정책이다.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을 살펴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마련한 흑자분의 절반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의료계와 국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서 마련한 흑자분은 저출산에 따른 후세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예비비다. 중증환자를 전담하도록 설계된 병원, 종합병원으로 만성 환자들의 쏠림현상과 의료쇼핑을 막을 제도적 뒷받침이 없다면, 의료
새정부와 함께 조율해 나가야 할 치협 김철수 집행부의 치과계 정책제안서가 공개됐다. 전국의 정책통들이 모여서 만든 제안서에는‘5대 우선 과제’가 제시됐다. 5대 과제는 △치과의료공공성 구축 △치과의료의 질과 안전성 확보 △치과의료산업 발전 및 일자리 창출 △치과의료 보장성 확대 △치과의료전달체계 개선 등이다. 5대 우선 과제를 배치하고 세부사항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내용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현재 치과개원가의 최우선 과제는 구인난 해결이다. 항목 중 하나로 들어가는 있지만, 기왕에 새 정부의 최대역점사업이 일자리 마련인 것을 감안하면, 치과계 정책제안서에도 구인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정책제안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치과위생사 인력난을 치과간호조무사에 대한 연구로 해결하는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 또한 치과 내에서 치과위생사와의 수직적인 업무관계가 아닌 수평적 업무관계로 개선하고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부여한다면, 충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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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은 선악을 판단하고 선을 명령하며 악을 물리치는 도덕의식이라고 위키백과에 쓰여 있다. 치과진료실에서의 선은 환자의 구강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현 상태를 진정성 있게 설명하고, 치료나 예방에 대해서 상담하고, 최선을 다해서 치료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노력의 대가로 합리적인 진료비를 받는다. 요즘 악의 대부분은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기 보다는 영리를 추구하여 과잉진료를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치과는 양심이 살아있는 양심치과다. 약한 충치의 경우에는 예방치료를 할 수도 있고, 칫솔질을 잘 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진행되는 충치의 경우에는, 환자의 경제적 상태에 따라서 보험 진료를 할 수도 있고, 비보험 진료를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서 적당한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보험수가는 정해진 비용이 있으니,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비보험수가는 각 치과마다 조금씩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같으면 수가담합이다. 각 치과마다 다른 치과의사의 능력과 부대비용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런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가 민주적인 사회다. 모든 개원의가 자신의 양심과 윤리에 따라서 진료에 임하는 정상적인
최근 각 의료인 단체들이 갈등과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 같다. 의사협회도 협회장 탄핵안이 계속 올라오는가 하면 한의사협회도 퇴진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치과계도 지난 집행부 때 이들 단체와는 전혀 다른 정치 공학적(?)인 이유로 안타깝게 그런 유사한 고통을 겪기도 했다. 유행처럼 각 단체 회원들이 자신의 수장에 대한 불신으로 갈등을 키워나가고 있는 양상이다. 왜 이런 일들이 각 의료인 단체에서 일어나는 것일까? 가장 큰 공통분모는 직선제 이후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선거 제도가 잘못돼서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진단할 수는 없다. 직선제는 시대의 요구였기에 거스를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이런 제도 변화를 통해 그동안 침묵해 오던 회원들 개개인의 목소리가 커졌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단체의 민주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해도 좋을 듯 싶다. 이런 민주화 현상은 단체 내에서 개인의 권익이나, 사회에서 집단의 권익 보호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아진다. 그러기에 종전에는 협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다소 회원들의 권익에 부합되지 않는 일이 일어날 경우 항의로만 끝냈던 것들이 오늘날에는 수장 탄핵이라는 무시무시한 카드를 꺼내들고
일주일에 두 번의 장거리 라이딩으로 지친 몸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해 여름 복날이 되면 특별히 복달임 라이딩을 갖는다. 올해도 세 개의 복날 중간에 7월 15일을 택했다. 복달임은 삼복(三伏)에 고기로 국을 끓여 먹는 풍습을 말하는데 복날에 먹는 삼계탕이나 보신탕 등의 음식이 복달임 음식이다. 삼복은 음력 6월과 7월 사이에 있는 절기로, 하지가 지난 다음의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이라 한다. 경일은 10일에 한 번씩 돌아오는 ‘庚’자가 붙은 날이며, 올해 하지가 양력 6월 21일이므로 첫째 경일이 6월 22일, 둘째 경일이 7월 2일, 셋째 경일이 7월 12일이다. 이에 7월 12일이 초복이 되며, 넷째 경일이 중복이므로 7월 22일이 된다. 말복은 입추 후 첫 경일이므로 8월 11일이다. 즉 초복과 중복은 10일, 중복과 말복은 20일 간격이 된다. 이 3복을 ‘3경일(三庚日)’ 또는 ‘삼복(三伏)’이라 부르고 있다. 이 시기는 여름 중에 가장 무더운 기간이며 이 더위를 ‘삼복더위’라고 부른다. 조선시대에는 복날에 궁중에서 관리들에게 쇠고기와 귀한 얼음을 하사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 백성은 귀한 소고기 대신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개고기나 닭고기를 복
한일 월드컵이 있던 2002년, 로또가 처음 시행될 때의 풍경이 생각난다. 상점마다 길게 줄을 늘어서서 어떤 번호를 선택할까를 고민하였다. 아마도 전 국민이 한번 씩은 경험했을 것이다. 로또가 새로운 경험이 된 것은 기존의 복권방식과 다른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선택된 번호의 복권을 사는 방법에서 자신 스스로 번호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구매자에게 준 것이 로또이다. 로또는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판매를 늘렸다. 로또를 사러 가면 점원이 스스로 번호를 선택하는 방법과 기계가 번호를 선택하는 방법 중에 어느 것인가를 묻는다. 구매자의 성격에 따라서 선택이 달라진다. 객관적으로 기계가 선택한 방법과 자신이 선택한 방법이나 수학적인 당첨확률은 동일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 마음에는 자신이 선택한 번호가 당첨될 확률이 더 높을 것이란 생각이 은연중에 생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컨트롤 환상’이라고 한다. 즉 자신은 운조차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자기편의적인 사고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편의적 사고’를 교묘하게 복권판매에 이용한 것이 로또이다. 스스로 번호를 기록하는 사람과 기계에 맡기는 사람의 심리를 보면 스스로 기록하는 사람이 자기편의적인
1인1개소법 사수를 위한 1인 시위에 동참하기 위해 얼마 전 헌법재판소 앞에 다녀왔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여름 날에 피켓을 앞에 세워놓고 1인 시위를 했다. 의료법 33조 8항에는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 조항을 간략하게 축약해서 1인1개소법이라고 부른다. 이 1인1개소법은 수십 수백 개의 불법 네트워크 치과들이 환자유인, 과잉진료, 위임진료를 자행하면서 비양심적인 돈벌이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이로 인한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2011년에 국회에서 통과된 의료법 개정안이다. 그러나 거대 자본을 무기로 한 대형 네트워크 병원들과 네트워크 치과들이 공조하여 1인1개소법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헌법재판소에 신청했고, 현재까지 계류 중이다. 네트워크 병원, 네트워크 치과들이 주장은 국민을 위해서 진료수가를 획기적으로 내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덤핑 수준의 가격파괴로 환자를 유인하고 과잉진료와 위임진료로 미끼상품, 끼워팔기식 판매 전략으로 이익을 남긴다. 결국,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전체 진료비는 항상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나오는 이상한 일들이 자꾸 생겨나게 된다. 자신의 의료기관 외에 다수의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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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AS센터에서 자동차 엔진 오일과 시거잭 홀더를 교환하고 돌아오는데 전과 다르게 자동차 핸들이 무겁게 느껴졌다. 센터에 연락해보니 자신들이 행한 행위와 핸들이 무거워진 것은 전혀 무관한 일이며 때가 되어서 발생한 일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같은 날 발생한 것은 우연이지 연관성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필자의 마음 한구석에는 그들의 말에 대한 불신이 가시지 않았다. 결국 그들의 말이 의심되어 중앙 AS센터로 가보았는데 20대 초반의 기사가 핸들 기어를 갈아보고 안되면 펌프를 갈아 보자는 말을 했다. 그런데 그의 태도와 나이에서 연륜과 내공이 느껴지지 않아서 지인을 통해 알아보니 핸들 펌프 오일만 갈아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대로 주문하였다. 젊은 기사는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말을 흘리면서 뭔가 불만인 눈치였다. 오일 교환은 7만원이고 기어교환은 120만원이고 펌프교환은 50만원이라고 들었다. 그때부터 필자의 마음에는 또 다른 의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왜 순서가 싼 것부터가 아니고 비싼 것부터일까. 젊은 기사는 자신의 경험상 기어를 교환해야 할 것이란 말을 강조하는 상황이었다. 필자가 책임지기로 하고 오일교환만을 진행했다. 그 후 마지못해 오일만 교환
여름이다. 여름 중에서도 매우 심한 더위를 폭염(暴炎)이라고 한다. 연일 폭염주의보, 폭염경보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이러한 더위가 한창인 사이에 폭우(暴雨)까지 여름을 더하고 있다. 집중 폭우로 도로가 유실되고 논과 밭에 있는 농작물의 피해뿐만 아니라 살고 있는 터전마저 상실했다는 보도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겪고 있는 지역의 사람들은 한순간에 많은 것을 잃고 상심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사람들의 슬픔과 고난을 극복하도록 도와주고 위로해 주며 그러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선출된 사람들이 바로 위정자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정자들 중 몇몇이 지역주민들이 폭우의 피해로 고통과 슬픔을 겪고 있는 와중에 해외연수를 떠나 세간을 뜨겁게 하고 있다. 물론 도정(道政)의 일정으로 그러한 계획을 강행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선출되어진 이유와 위정자들로서 해야 하는 본분을 망각한 행위에 대해서는 사회의 지탄과 비난을 모면하기 어렵다. 또한 여름이라는 계절적 특성과는 관련이 없지만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폭언(暴言)과 함께 정신적으로 그리고 신체적으로 상처를 준 폭행(暴行) 사건들이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