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어김없이 차디찬 겨울을 물리치고 따스한 봄이 왔다. 그러한 봄을 상징하는 화사한 꽃들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함과 동시에 봄은 어느새 우리 곁에 와있다. 이런 봄날이면 꼭 유명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상춘객(賞春客)들의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겨울과는 달리 유독 봄날에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자전거 하이킹이다. 겨우내 움츠린 기운을 뒤로하고 화사한 꽃들이 만개한 길가를 자전거를 타고 힘차게 달리는 기분은 봄날의 또 다른 즐거움일 것이다. 필자도 어린 시절 자전거를 많이 즐겼었다. 특히 여름방학 때에는 매일 새벽마다 자전거 하이킹을 하였다. 방학이기에 좀 더 잠을 자고 싶고 게으름도 피우고 싶었지만 스스로 새벽 일찍 일어나서 상쾌한 공기를 가르며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에는 가슴 가득 대견함과 뿌듯함을 느꼈다. 그리고 동이 틀 무렵 함께 달리는 자전거가 마치 가장 친한 친구처럼 소중하게 느껴져서 항상 깨끗하고 소중히 다루었었다. 비록 어린 청소년 시기였지만 자전거와 함께 달리면 이런 저런 생각도 참 많이 하게 되고 그러한 경험이 지금도 나의 삶에 좋은 추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데 자전거와 함께 하는 즐거움 이면에는 일정의 고통을
우연인지 필연인지 대통령이 퇴출되며 세월호가 인양되었다. 이화여대 사태로 시작하여 청문회를 거치며 대통령 파면에 이르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한 단어가 생각난다. ‘사람’이다. 그 모든 곳에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 각자의 마음이 모여서 나타난 것이 이번 사태이다. 사람은 다양하다. 다양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칼포머는 그런 이유로 다양성이 인정받는 사회가 건강함을 주장하였다. 각자의 다양성이 획일화되면 사회가 경직되고 위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은 사람을 뽑을 때 기준이 충성이었다는 말이 들렸다. 유독 법조인과 군인이 많이 기용되었고 주변에 충성심이 높은 비선이 포진된 이유라고 들렸다. 결국 대통령의 실패는 한 마디로 ‘사람’과 ‘충성’이었다. 충성의 위험성은 이미 널리 알려져 왔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베스트셀러인 ‘정의란 무엇인가’의 마지막 부분의 토론 주제가 ‘충성심의 딜레마’이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사과와 일본이 사과하지 않는 이유를 비교하고 애국심이 지닌 두 가지 모습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최종적으로 그는 개인적 도덕성인 충성심과 전체 이익이 상반되는 경우를 ‘충성심의 딜레마’로 표현하였다. 또 다른 시각으로는 충성심
일명 ‘개목걸이 법’으로 불리는 의료인에 대한 명찰패용 의무화법이 지난달부터 시행됐다. 물론 보건복지부는 적용대상이 되는 의료기관이 준비해야 할 시간을 고려해 고시 확정 후 한달 동안의 유예기간을 둔다는 입장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료계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법안의 취지는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료인은 반드시 명찰을 착용케 함으로써 환자가 의료인의 신분을 쉽게 확인해 의료인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전면 폐지’를 주장하며 결사 항쟁의 외침까지 나온다. 이 법안 입법에 앞장섰던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공공의 적’이 된 형국이다. 의료인과 의대생뿐 아니라 간호조무사, 의료기사는 이름과 면허종류 명칭이 들어간 명찰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명찰을 달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의료기관장은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상식을 법으로 강제했다는 점에서 의료인의 자율성을 무시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형벌은 최후의 수단이자 최소한에 그쳐야 하는데 최근 의료법 개정 사항들의 면면을 보면 법으로 모든 것을 규제하고, 해결하려는 입법 만능주의의 경향이 짙다. “초등학생 취급하느냐”, “자유민주공화국에서 있을
4월 4일은 치과계에서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첫 직선제 협회장 당선자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제30대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단 선거 결선투표에서, 개표결과 기호 2번 김철수 후보가 당선됐다. 5,002표 대 4,547표였다. 치과계에서는 처음으로 시행된 직선 협회장 선거였다. 첫 직선제 회장에 당선된 김철수 당선자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낸다. 첫 직선제여서 그런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선거기간에 한 때는 ‘이렇게 하려고 직선제로 개정했나?’하는 자괴감이 생길 정도로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다. 특히 1차 투표에서 일부 투표권자의 문자발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치협 선거관리위원회의 명백한 실수로 여겨진다. 물론 바뀌거나, 변경된 전화번호를 파악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투표권자들의 무성의를 변명으로 일삼는 선관위의 태도는 잘못되었다. 앞으로 계속될 직선제의 효율적이고 올바른 시행을 위해서라도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확실하게 수정·보완해야 한다. 이번 직선제는 예상보다 더 많은 회원의 참여가 있었고, 관심도 컸다. 그만큼 치과계 발전에 협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많은 치과의사들이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선거라는 축제가 끝났다. 선거
올해로 37회차를 맞는 IDS(International Dental Show)가 독일 쾰른에서 개최되었다. 예전에는 매회 다른 지역으로 순회하면서 열리던 전시회였는데 1997년부터 쾰른에 정착하여 격년에 한 번씩 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를 개최하고 있고, 오늘에 이르게 됐다. 쾰른(Cologne, Koln)은 시내 어디에서도 한눈에 볼 수 있는 높이 157m의 쾰른 대성당이 유명하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이 대성당은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1248년부터 1880년까지 약 600년에 걸쳐 건축됐다고 한다. 하지만 멋지고 어둡게 빛바랜 성당 외관의 색깔이 실은 대기오염에 의한 것이라고 하니 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속된 말로 쾰른은 두 가지로 운영되는 도시라고 한다. 하나는 쾰른 대성당을 보러 온 관광객들이다. 또 하나는 메세(messe)라고 하는 전시회 산업이 바로 그것이다. 그만큼 쾰른은 IDS 외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각종 전시회가 열리는 도시로 명성이 높다. IDS는 독일치과기자재협회인 VDDI와 독일치과기자재산업진흥원인 GFDI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쾰른메세가 주관해 진행하는 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다. VDDI는 1916년에 설립됐
지금 이 순간 내 안의 모든 의심과 사악함을 날려 버리고 그 동안의 내 모든 노력들이 하나가 되어 이제 빛을 발하네. 이곳 지금 바로 오늘.”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 의사 지킬이 자신의 실험실에서 부른 노래 ‘This is the moment’의 처음 몇 소절이다. 원장실에서 원곡으로 흥얼거려본다. 2월의 끝자락에 보았던 그 감동의 순간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치과에서 지킬(Jekyll)인가? 하이드(Hyde)인가? 내 인생의 절반을 치과의사로 살아왔는데도 바로 답을 할 수 없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로 알려진 원작가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1850-1894)이고, 원작명은 The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1886)이다. 작가는 실존인물인 영국의 외과의사며 해부학자인 John Hunter(1728-1793)를 모델로 하여 주인공 ‘지킬’을 탄생시켰다. 특히 존 헌터는 치아에 incisor, cuspid, bicuspid, molar와 같은 이름을 지어주었고 치의학에도 상당한 업적을 남겼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알고 뮤지컬을 관람해서 그런지 더
4월이 되면 대한치과의사협회 모든 지부의 새 집행부가 출범한다. 특히, 서울지부의 이상복 회장은 직선제를 통해 15년 만에 처음으로 야권 후보로서 당선된 인물로, 회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상복 집행부가 회무를 시작함에 있어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인식과 새로운 자세로 회원들을 향한 한 차원 높은 회무를 펼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직선제 시대의 회원들은 과거와 달리 회무의 참여에 있어 보다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서울지부 대의원총회에서 의장 선출 방식에 있어서 이견이 있었으나 결국 선출 방식을 놓고 표결에 부친 것이라든지, 개원가의 가장 시급한 현안인 보조인력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일반 안건에 무더기로 상정된 것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4,600여 회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서로 다르기도 하겠지만 이를 잘 경청하고 서로 다른 욕구에 맞는 세분화된 계획을 세워나가는 것이 직선 회장의 첫 회무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제36대 권태호 집행부는 지난 3년 간 대과없이 회무를 수행했다. 특히, 권태호 회장은 거의 매일 저녁 서울시 구석구석을 누비며 뛰어다녔다. 25개 구회의 모든 이사회에 참석해 현장의 요구를 담아낸 유일무이한 회장이
건강을 위해서 자전거를 탄지가 15년이 되어가지만 본격적으로 자전거 동호회를 구성하고 규칙적으로 자전거 라이딩을 한지는 11년이 됐다. 15년 전 처음 생활자전거를 15만원에 구입하여 자전거에 대한 상식과 도로교통법도 모르고 탈 때를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다. 지금은 자전거 라이딩이 생활화 됐고, 자전거는 필자의 건강도우미 겸 우직한 친구가 됐다. 처음 자전거 탈 때는 복장도, 계획도 없이 그저 페달만 밟으면 간다는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때 동호회 팀으로 자전거를 타던 사람들이 필자를 어떻게 봤을까를 생각하면 부끄럽기도 하다. 자전거 예절을 몰라 젊은이들에게 욕을 먹기도 하고, 배우고 타라는 창피한 충고까지 들었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타고 출발할 때 아무데서나 출발하다가 호된 주의도 받았고, 또 달리다가 좌회전할 때 급좌회전을 하다가 뒤에서 오는 라이더와 부딪칠 뻔하기도 했다. 그러나 팀이 창단되고, 자전거 예절이나, 도로교통법을 숙지한 후부터는 지나가는 라이더들로부터 고개를 숙이거나, 손을 흔들어주는 인사를 받게 됐다.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과체중도, 15kg이나 줄어서, 탄탄한 근육질의 몸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또 노화로 인한 무릎관절염과 신장결석, 지
어느 날 상담하던 환자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상담 내내 울고 가는 일이 있었다. 환자의 주소는 개교증 개선이었다. 환자의 상태를 검사해보니 장안모의 골격성3급에 심한 개교증을 지녔다. 자신은 외모에 어떤 불만도 없이 잘살아왔기 때문에 교정으로 개교증만 개선하면 된다고 하였다. ‘불만 없이 잘살아왔다’는 환자 말이 필자의 마음에 걸렸다. 필자에게는 “내가 불만 없이 잘살고 있다고 생각할 만큼 누구도 내 불만족에 관심을 준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들렸다. 환자가 느낄 수 있는 불만족할 사항을 조목조목 설명을 하자 환자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환자는 병원 문을 나갈 때까지도 자신의 불만족을 표현하지 않았다. 환자는 자신의 얼굴에 대한 불만을 무의식 깊은 곳에 묻어 놓고 자신은 외모에 불만이 없다는 부정을 지속적으로 강화한 듯하다. 그러던 것이 제 3자인 필자를 통하여 자신의 불만사항이 외부로 드러나자 감정이 복받쳐 눈물이 나온 것이지만, 머리의 이성은 갑자기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말과 눈물이 전혀 다른 표현을 한 것이다. 즉 가슴과 머리가 따로 작용한 것이다. 아마도 시간을 가지고 자신의 감정을 다시 돌아보면서 가슴을 머리가 이해하는 순간이 오면
얼마 전 우연찮게 한 예능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다. 여러 명의 MC들이 출연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방식이었다. 토론 프로그램은 아니고 출연진들의 과거사부터 현재 연예인으로서의 활동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 등과 같은 주로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었다. 그 중에 눈길을 끌었던 장면은 남매 아이돌 가수의 어린시절 이야기였다. 오빠가 초등학교 저학년시절 여동생과 함께 학원버스에서 내리면 거기서부터 집까지 가는 길은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만 했다. 그런데 여동생은 학원버스가 도착할 무렵에는 항상 자고 있었고 학원 선생님이나 누군가가 동생을 깨우려면 오빠는 그냥 놓아두라고 하면서 자신이 자고 있는 동생을 업고서는 가파른 계단을 걸어올라 집으로 갔다고 한다. 동생은 업힌 오빠의 등이 따스하고 편안해서 일부러 자는 척 하면서 업혀갔다고 한다. 잠이든 척하는 동생을 초등학교 저학년 오빠는 그것을 알면서도 그냥 동생을 업고서는 계단을 매일같이 올랐다고 한다. 아무리 동생이 미취학 아동이라고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이 그런 동생을 업고서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간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것도 한두 번도 아닌 매번 그렇게 하였다는 것은 가슴이 뭉클할 정도
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대리수술금지법’ 또는 ‘유령수술방지법’으로 이름 붙여진 의료법 개정안은 ‘설명의 의무’를 형법으로 다루게 된 것으로 시행 전부터 논란이 많다. 강남 성형외과에서 환자 모르게 다른 의사가 수술한 것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만들어진 법이다. 하지만 우선 죄형법정주의가 근간인 형법에서 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법리적 모순을 지닌다. 즉 설명되지 않은 것에 대하여까지 책임을 확대하는 것이 문제이다. ‘설명의 의무’는 ‘환자의 알 권리’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이젠 형법에서까지 의료행위에 간섭을 하게 되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특수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의료행위를 단순히 물건을 팔고 사거나 부동산을 계약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법이 얼핏 환자를 위한 듯 하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이는 의료행위에서 환자의 마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 법의 탄생은 환자의 알권리를 넘어서 환자의 마음에 대한 배려를 포함한 의료행위에 대한 진료권을 침해한다. 극단적으로 주사를 맞으면 많이 아프지 않느냐는 아이의 질문에 대하여 아프지 않은 주사라고 대답하면 법 위반이 될 수 있으므로 많이 아플 수 있다는
3월 28일, 제30대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각 후보 진영은 막판 표심잡기에 여념이 없으며 유권자들의 최종 선택만을 기다리고 있다. 처음으로 치러지는 직선제인 만큼 1만3,900명의 유권자들에게 낯선 후보자들의 검증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 선관위에서는 13회의 지부토론회를 개최하며 지부에서 후보자들의 생생한 토론을 통해 검증과정을 거쳤지만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13회 토론회 동안 참석한 유권자의 수는 모두 합해도 1,000명을 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직선제의 유권자들이 후보자 검증을 위해 발품은 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은 과거의 정책토론회를 참고삼더라도 이미 예견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후보자들은 선거 중반까지만 해도 각종 공약설명회나 정책콘서트 등으로 자신들의 공약을 홍보하는 것에 집중했지만 적극 지지층을 제외한 무관심층 또는 부동층의 마음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선거가 막판으로 몰리자 후보자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릴 기회가 줄어들었고, 치과계 전문지를 통한 언론플레이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한번도 경험이 없는 직선제에서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이 분석된 적이 없어 후보자들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관계로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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