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법정기념일인 6월 9일 ‘구강보건의 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6월 9일은 1946년 조선치과의사회(대한치과의사협회)가 어린이의 첫 영구치인 어금니가 나오는 6세의 ‘6’, 어금니(臼齒)의 ‘구’를 수치화해 ‘구강보건의 날’로 정한 날이다. 구강보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조성하고 궁극적으로 국민 구강건강 향상을 도모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치협은 매년 ‘구강보건의 날’이 속하는 1주간을 ‘구강보건주간’으로 지정하고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무료 구강검진 등 다양한 구강보건 캠페인을 벌여 왔다. 또한 각 지부나 분회, 학계에서도 자체 캠페인 등을 진행하면서 국민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대부분 ‘치아의 날’ 행사로 명명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5월 18일에는 구강보건법에 구강보건의 날이 신설, 제정됨에 따라 국가 지정 법정기념일이 된 것이다. 따라서 올해 첫 법정기념일로 개최되는 ‘제71회 구강보건의 날’을 맞아 치협과 각 지부는 대국민 구강보건의 날 홍보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인다. 특히 치협은 그동안 ‘치아의 날’ 등으로 사용해오던 행사명을 ‘구강보건의 날’로 통일하고 각 지부에도 통일된 명칭을 사용할 것을 요청해 와, ‘치아의 날’이
국립경찰병원 인턴 초입생 시절, 과장님 진료보조를 하고 있었다. 파출소장이 내원했는데 발음이 어눌하고 안면비대칭으로 저작불능을 호소했다. 장애인이 따로 없었다. 대화로 미루어 하악골 우각부 골절로 그전에 과장님의 수술지시를 거스르고 다른 정형외과에서 수술 후 malunion된 환자였다. 치주염으로 입안은 엉망이었다. “아! 잘못된 수술 후유증이구나…” 정의감이 넘쳤다면 그 의사를 고소하라고 알려주고 싶었다. 검고 강팍한 인상이긴 해도 연신 고개 숙이며 온순한 말투로 재수술을 간청했다. 수술은 진흙탕 각개전투였다. 필자는 제2 수술 보조역이었으므로 수술부위가 잘 보이도록 하염없이 조직을 벌리는 게 임무였다. 조직이 두껍고 협착돼 박리가 힘든 듯 했다. 와중에 동맥이 터져 피가 솟구치며 안경에 튀었다. 분위기에 짓눌려 가만히 있는데 스크럽 너스가 슬쩍 닦아주었다. mallet으로 악융합된 부위를 재골절시키고 구강내 arch bar를 끊고 교합을 맞춘 뒤 턱뼈에 구멍을 뚫고 와이어로 재융합시키는 지난한 과정이었지만, 미국 육군병원 파견교육과 베트남 전쟁터에서 무수한 악안면골 전상자들을 수술한 과장님에겐 아무 것도 아니었다. 새삼 35년여가 지난 지금 수술경험을 떠
한 어머니가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상담하러 왔다. “어머니, 어떤 일로 병원에 내원하셨는지요?”라는 질문에 “아이가 나처럼 턱이 나오면서 턱관절이 아플까 염려되어서 왔습니다”라고 어머니가 답변하였다. 어머니 얼굴을 보니 약간 역삼각형에 갸름하면서 턱 끝이 발달하였지만 완전한 주걱턱 얼굴은 아니었다. 몇 가지 질문에서 어머니는 오랫동안 턱관절 질환을 앓아왔으며, 그 원인이 주걱턱형의 턱 끝 모양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자신의 얼굴을 닮아가는 딸을 보니 나중에 본인처럼 턱관절로 고생을 할 것이 염려되어 내원을 하였다는 요지였다. 이에 필자가 얼굴형과 턱관절과 무관함을 피력하고 턱관절이 불편하면 치료를 받으라고 설명하자 무척이나 실망하는 눈치였다. 설명 후에 “어머니가 걱정하는 것은 지금 현재로는 기우이시니 전혀 걱정을 마시고 다른 것은 없으십니까?”라는 질문에 어머니는 “그러면 됐습니다!”라고 잘라서 답변하였다. “따님의 상하악 치아가 조금씩 틀어져 있는데도 괜찮습니까?”라고 필자가 의아함에 재차 반문하자 “이는 전혀 상관없습니다!”라는 단호한 대답을 들었다. 교정을 업으로 삼고 사는 필자에게 환자의 어머니가 치아배열은 전혀 상관하
위 임상원고는 인터넷 치과신문 E-BOOK에서 보다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 편집국
몇 년 전부터 특별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 달라는 요청을 부쩍 많이 받았다. 그 특별한 대상은 다름 아닌 팀장과 주변의 동료들로부터의 평점이 3년간 최저점수를 받은 사람들이다. 이유야 어떠하던 간에 당사자로서는 억울하고 수치스러운 일이다. 대부분의 대상자들은 그 평점에 대하여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교육장면이나 분위기가 다른 대상자들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조심스럽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안쓰러운 마음도 있고 또한 교육 후에 일상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든다. 그러던 중 한 교육생으로부터 자신의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는 문제에 대한 심리상담을 받았으면 하는 요청을 받았었다. 지금은 많이 호전이 되었고 그리고 일상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지만 교육장면이 아닌 일대일 심리상담 장면에서의 흥분되고 한편으로는 무기력한 첫 모습은 아직도 선하다(심리상담 언급에 대한 부분은 내담자의 동의하에 기재함). 자신의 현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자신의 능력을 시기하는 사람들의 모략이라고 생각하였다. 미국 유학을 다녀오고 박사학위도 가지고 있는 그 사람이 필자와 상담하는 동안 보여준 모습은 참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꽃비- 늘 주는데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빗물이지만 사막의 부활초에겐 한 줄기 비가 곧 생명, 100년 만이라면 더, 더 꽃비다.
치과의사전문의제도 입법예고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회원들이 원하는 형태의 전문의제로 가고 있는지는 심히 의심스럽다. 임시대의원총회에서 결의한 치협의 3안 중 핵심 내용은 미수련자들을 위한 임플란트학, 심미치과학, 노년치의학, 통합치의학, 치과마취학 등을 포함한 다수 전문과목의 신설이었지만 논의가 진전될수록 난항만 거듭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전문의제도 개선 특위 운영 및 추진경과를 발표하는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도대체 누구를 위한 설명회였는지 알 수 없다. 분명 회원들을 대상으로 했음에도 치과의사회관에서 오후 6시에 개최했다. 참가하기 위해선 생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설명회 또한 제대로 고지가 되지 않아 이날 설명회를 하는지조차 모르는 회원들이 부지기수였다. 복지부 관계자가 참석하는 관계로 시간이 정해졌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복지부에서는 단 두 명만이 참석해 회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또한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된 특위의 회의로 인해 그간 의구심이 많았던 내용에 대한 설명도 고작 30분 만에 콩 볶아 먹듯이 끝내버렸으니, 설명회 자체가 시간에 쫓겨 만들어낸 요식행위에 불과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서두에도 언급했
삶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살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있게 살았는가이다. 위의 제목은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가 말년에 소설쓰기를 그만두고 명상을 통해 얻은 글 모음집의 제목이다. 병으로 사경을 헤매다가 기적처럼 살아나고 건강이 회복된 후 명상을 통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인간의 손님들인 사랑, 행복, 영혼, 신, 믿음, 삶, 죽음, 말, 행동, 진리, 거짓, 노동, 고통, 학문, 분노, 오만 등 인생의 주제에 대한 것들을 쉬운 시처럼 담아놓았다.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읽었지만, 내 삶의 방향을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다. 공자의 말씀에 사십에 불혹(不惑)(공자가 40세에 이르러 세상일에 미혹되지 아니하였다는 데서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 일에 흔들리지 않을 나이 ‘마흔 살’을 이르는 말. 출전 논어(論語) )이고, 오십에 지천명(知天命)(논어 위정편(爲政篇)의 ‘五十而知天命’에서 천명을 아는 나이 ‘쉰 살’을 이르는 말) 이라고 했는데, 오십이 훌쩍 넘은 지금 나는 그렇지가 못하다. 많은 정보에 혼란스럽다. 가치관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자아가 정립되지 못하고, 천명을 알지 못한다. 이런 나를 책망하면서도 옛날보다 평균연령이 늘어나면
“세 번의 삭제, 네 번의 집필” - 고성준 학생기자 (전남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참관기를 쓰고 나서 한 번 읽어 본 후 조용히 휴지통에 넣었다. 벌써 세 번째다. 대의원총회는 치과계의 국회라 할 정도로 그 중압감이 엄청났다. 하나하나의 안건이 매우 큰 사안이었다. 격론으로 치닫는 현안들은 우리 시대를 바꿀 일들이었다. 1인1개소법부터 의협과의 영역 쟁점까지 파급력이 큰 사안들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그렇기에 쉽사리 참관기를 적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각 안건에 대해 차분하게 써나갔다. 하지만 각각의 현안에 대해서 학생의 눈으로 바라본 모습보다는 결과를 이끌어가는 모습에 좀 더 집중해서 집필하기로 했다. 다양한 사회 집단이 서로 관용도를 높이고 자기주장을 하면서 성장하면 이를 민주화라고 한다.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면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갈등의 해결에 있어 민주적 절차만큼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수단은 없다고 생각한다. 직선제 통과와 협회장에 대한 날 선 비판은 민주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모든 면에 있어 그렇다고 할 순 없었다. 표면에 드러난 것보다 많은 마찰이 있다고 들었다. 한 대의원은 우리에게 “처음 참관하는 총회인데 이렇게 험한 모습만 봐서 어떡
비오는 날 아침 출근길이었다. 우산을 접고 지하철 통로를 들어가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발밑에 무엇인가 지나갔다. 우산이었다.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여성이 계속 발로 우산을 차면서 지나간다. 일순간 심한 충격에 그녀의 뒷모습을 한동안 쳐다보았다. 초등학생 시절에 친구들과 장난삼아서 하거나 엄마에게 꾸중을 듣고는 화가 나는 것을 참지 못해서 행했던 행동을 20대 중반 여성이 하는 것을 목격하였다. 그것도 대중이 많은 지하철 통로에서 말이다. 통통한 체형에 약간 작은 키로 예쁜 얼굴은 아니었다.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그녀의 행동이 화가 난 얼굴처럼 보이게 하였다. 그런 그녀의 이런 모습이 지금 우리사회를 대변하는듯하여 마음이 아팠다. 수많은 생각들이 교차하며 머리에 떠오른다. 만약 10여 년 전에 동일한 장면을 목격하였다면 그냥 개인적인 정신 병력을 지닌 환자로 생각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정신적인 역량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다르다. 연인에게 프러포즈하고 거절당하자 강제로 상대를 감금하고 손가락을 자른 사건이 있었다. 변심한 연인의 마음을 돌리려고 편의점 강도피해 자작극을 행하였다. 갓난아이가 운다고 떨어뜨려서 죽게 하고 시험을 통과하려고 국가
2016년이 시작 된 지 4개월이 지나갔다. 언제나 그러하듯 긴 추운겨울을 지나 봄을 알리는 것은 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제일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이 무엇인지 사람들은 대답하기를 주저한다. 그도 그럴 것이 꽃들은 어느 한순간 한꺼번에 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화라든지, 개나리라든지 하고 짚는다. 그러나 봄의 화신으로 제일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은 개나리와 피는 시기가 비슷한 노란 영춘화일 것이다. 노란 꽃이 역시 제일 먼저 피는 것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개나리와 비슷한 꽃이지만, 길거리 풀숲 어느 곳에서나 피는 야생화이다. 영춘화는 줄기가 녹색을 띠고 있어, 회갈색 줄기의 개나리와 구별된다. 개나리와 같이 풀무레나무과에 속하지만 6개 또는 5개의 꽃잎이 4갈래 꽃잎의 개나리와 다른, 자스민의 일종이다. 그 밖의 봄의 전령은 복수초, 바람꽃, 매화, 목련, 생강나무, 산수유, 벚꽃 등이 봄의 소식을 전하는 꽃이다. 매화, 목련, 벚꽃은 우리가 잘 아는 꽃이지만, 생강나무와 산수유는 잘 모르는 꽃들이다. 특히 생강나무와 산수유는 노란 꽃이 비슷하여 오인되는 수가 많다. 생강나무는 산수유와 비슷한 노란 꽃을 피운다. 3~6m의 높이로 산수유보다
대한민국 치과계 역사상 최초로 차기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을 회원들의 손으로 직접 선출하는 직선제가 실현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지난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직선제 정관개정안이 통과된 것이다. 오랫동안 대의원들의 기득권으로 여겨졌던 투표권이 평범한 회원에게 이양된 기념비적인 순간이다. 사실, 수년 전부터 다수의 회원이 직선제를 통해서만 우리 치과계의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다는 염원을 나타냈다. 특히 젊은 세대로 내려갈수록 선거에 직접 참여하기를 원했고, 회비 납부 거부까지 연관지으며 강한 의지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치협 대의원총회에서 집행부 공약 사항인 직선제가 부결됐다면 오피니언 리더들에 대한 회원들의 실망은 극에 달하고 냉소와 무관심으로 치과계가 크게 흔들릴 위기에 처할 수도 있었다. 최남섭 집행부의 공약사항은 직선제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이었지만 지난 2년 간 직선제 실현을 위한 집행부의 적극적인 의지에 의구심이 든 것도 사실이다. 관련 위원회의 활동이 특히 미비했다. 선거제도개선특별위원회는 제대로 된 회의가 부족했고, 전 회원 대상 설문조사가 없었으며 단 한 차례의 공청회만 열어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확산되기도 했다. 대의원총회
2016년은 치협과 서울지부가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치러서인지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참가자들로 북적였던 성공적인 학술대회였다. 거기에 코엑스는 1층에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화장품 및 미용 관련 전시회와 세미나, 그리고 커피 관련 기자재전시회와 세미나까지 열려 1층부터 3층까지 발 디딜 틈조차 없이 성황을 이룬 것 같다. 우리 학술대회 또한 한국어가 아닌 중국어 등 외국어를 사용하는 참가자들이 많이 보였던 걸로 기억된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해마다 많은 국내 치과의사들이 의료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쪽 학회에 참석하고 있다. 예전에는 학술대회 참가의 목적도 있었지만 기계와 기구, 재료의 최신 동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고, 치과기자재의 국산화가 전혀 안 돼 국내 매입가가 너무 비싸 최신 재료와 기구들을 싸게 구입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한국의 치과의사가 외국 학회에 당당하게 연자로 서는 경우도 많고 기자재 역시 토종 국산 기자재들이 외국 학회에 전시되는 경우도 많다. 이번 2016 국제종합학술대회의 연자들이나 강연 내용, 그리고 기자재전시회를 보면 우리나라가 의료선진국 대열에 들어간 듯 한 느낌에 어깨가 으쓱해진다. 기자재전시장을 보면 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