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5 (토)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무령왕릉과 황남대총의 치아 이야기

URL복사

권훈 논설위원

무령왕릉과 황남대총은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면 지루하고 따분한 장소이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역사적 유적지에 스토리텔링을 곁들이면 오싹한 느낌을 주는 무덤도 흥미로운 관광지가 될 수 있고 역사를 음미할 수 있는 장소가 된다. ‘무령왕릉 어금니 한 개의 비밀’과 ‘60대 남성과 15세 여성의 비극적인 사랑?’은 <역사 스페셜 7: 종이로 만든 보물창고>(효형출판, 2004)와 <한국사 미스터리>(황금부엉이, 2004) 차례에 나오는 제목이다.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보이지만 두 이야기의 중심에는 치아가 있다.


공주 무령왕릉과 경주 황남대총의 공통점은 치아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무령왕릉에서는 다른 유골은 없고 오직 치아 한 개만이 수습되었고, 황남대총에서는 인골 조각 20여개와 치아 28개가 발굴되었다. 가장 아쉬운 점은 무령왕릉에서 나온 치아는 공주박물관에서 가면 볼 수 있지만, 황남대총의 치아들은 봉안함에 넣은 후 무덤에 다시 파묻혀서 다음 만남을 기약할 수 없다. 다만 이한수 동서치학견문기(현암사, 1977)에서 황남대총의 치아들을 조사한 사람이 2012년 작고하신 김규택 선생님이라고 언급된 것이 유일한 단서이다. 


1971년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치아의 주인공은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다. 치과 전문의 소견에 의하면 치아는 치관만 있는 하악 좌측 사랑니였고 17세 여성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무령왕릉 발굴 보고서에는 어금니가 30대 여자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무령왕릉 어금니 한 개의 비밀’에서는 일본서기에 나온 백제 성왕의 죽음에 관한 기록을 근거로 하여 또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어금니의 주인공은 무령왕의 둘째 부인, 즉 40대 초반인 성왕의 어머니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치아는 한 개인데 소견은 세 갈래로 나눠진다.


성인도 발육 정지된 사랑니가 관찰되기에 사랑니만으로 연령을 17세로 단정 짓기에는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 무덤 지석에 ‘백제국 왕태비 수종(壽終)’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 늙어서 죽었을 때 수종이라는 표현을 쓰기에 역시 30대라는 추정도 어색하다. 오직 한 개의 치아만으로 연령을 감정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지난 45년간의 치의학 발전을 토대로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어금니의 비밀을 밝히는데 치의학계가 한번 나섰으면 한다.


황남대총에서 발견된 치아 28개중 12개는 60세 전후 남성의 것으로, 나머지 16개는 15세 전후 여성의 것으로 밝혀졌다. 황남대총 역시 무령왕릉처럼 왕과 왕비의 무덤인데 주인공이 누구인지 확실하지 않은 것이 쟁점이다. 17대 내물왕, 19대 눌지왕, 20대 자비왕, 21대 소지왕까지 후보군이 무려 4명이나 된다. 15세 여성의 인골과 치아는 관 밖에서 확인되어 순장의 흔적을 확신할 수 있었기에 순장을 폐지한 22대 지증왕부터는 후보에서 제외되었다.


신라시대가 아니고 현재라면 아청법 위반으로 구속되는 모습이 뉴스에 나올 만한 ‘60대 남성과 15세 여성의 비극적인 사랑?’은 황남대총에서 발굴된 치아 연령 감정을 통해서 나온 이야기다. 삼국사기에 나온 소지왕과 16세 소녀 ‘벽화’와의 사랑이 이곳에서 발굴된 두 명의 인골 연령대가 일치하기에 제법 그럴듯하게 들릴 수도 있다.


무령왕릉과 황남대총 발굴은 미천한 경험과 기술적인 미숙함으로 많은 아쉬움과 의문점만 남긴 채로 종결됐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 강점기 때 파헤쳐진 경주에 있는 금관총, 서봉총, 금령총을 다시 정식적으로 발굴한다고 한다. 이번 발굴에서는 어떤 스토리가 탄생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나는 반딧불’의 위로가 지닌 의미
얼마 전 진료실 라디오에서 잔잔한 노래 하나가 들렸다. 얼핏 처음 가사가 들렸을 때 스스로 빛나는 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반딧불이라고 들렸다. 그래서 슬프다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그 다음 가사가 알고 보니 자신은 개똥벌레였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빛나는 별이 아닌 줄 알았고 반딧불인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그것도 아닌 개똥벌레였다면 엽기적이고 가학적이고 심한 우울한 가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많은 대중들이 위로를 받는다고 하여 노래를 찾아보았다. 가사는 살다가 어느 날인가 스스로 하늘에 빛나는 별이 아닌 땅에 기어 다니는 개똥벌레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개똥벌레도 스스로 조그만 가치의 빛을 낸다면 누군가에겐 비록 작더라도 소중한 빛을 내는 반딧불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내용이었다. 이 노래는 지난해 말부터 우울했던 대중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잔잔한 음률에 남성 가수의 담담하고 고즈넉한 목소리 톤으로 부른 ‘나는 반딧불’이다. 잔잔한 음률에 젖어서 찬찬히 가사 내용을 음미해보면 2·30대들의 아픔이 느껴진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하늘에서

재테크

더보기

2025년 7월 미국 증시 S&P500 자산배분 투자 전략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이후 미국 증시는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금리 인하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증가와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 덕분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증시는 단기적으로 고점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투자 심리 또한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전략적인 자산배분을 통해 시장의 변동성에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과 주요 시장 지표 분석을 바탕으로 2025년 7월 미국 증시를 전망하고, 투자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은 연준의 기준금리 사이클을 기반으로 하는 투자 전략이다. 이 전략은 금리 사이클(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활용해 시장 국면을 분석하고, 각 국면에서 유리한 자산은 매수하고 불리한 자산은 매도함으로써 저가 매수와 고가 매도를 반복한다. 현재 금리 사이클은 2023년 8월 금리고점(A)을 기록한 후, 2024년 9월부터 첫 금리인하(B)가 시작되면서 자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금리인하로 인한 유동성 공급 효과는 지속될 수 없으며, 실물 경제의 침체가 자산시장에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