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5 (월)

  • 맑음동두천 -4.6℃
  • 맑음강릉 0.9℃
  • 맑음서울 -1.1℃
  • 구름많음대전 0.5℃
  • 맑음대구 2.1℃
  • 맑음울산 2.3℃
  • 흐림광주 2.3℃
  • 맑음부산 2.7℃
  • 구름많음고창 1.3℃
  • 제주 8.6℃
  • 구름조금강화 -2.6℃
  • 구름많음보은 -1.0℃
  • 흐림금산 0.2℃
  • 구름많음강진군 3.3℃
  • 맑음경주시 1.6℃
  • 맑음거제 3.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깜깜한 밤

URL복사

송윤헌 논설위원

지난 7월 5일 오전 10시 51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정보시스템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센터 가동이 중단됐다. 69억 들여 구축한 심평원 ICT센터가 냉각장치 고장으로 27시간동안 먹통이 된 것이다. 이번 정보시스템 중단에 대해서 심평원은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ICT센터 내 항온항습기 관련 장비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항온항습기에 연결된 공기주입 펌프에 이상이 생겨 서버가 과열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심평원은 시스템이 고장 날 경우를 대비해 예비용 냉각장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작동을 하지 않아 이를 해결할 때까지 관련된 서버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심평원의 설명이다.


심평원은 지난해 11월 22일, 원주이전을 마친 ICT센터에 대해서 “서비스 제공이 중단되지 않도록 기반시설을 이중화하고 환경을 고려한 그린ICT(친환경 저탄소형 IT 기술)센터로 설계됐다”면서 “895㎡(약 271평) 공간에 Rack 기준 225대가 설치될 수 있고, 데이터 스토리지가 약 1843TB에 달하며 네트워크 829대, 보안장비 57대 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 장비를 토대로 심평원은 연간 14억건의 진료비를 심사하며 그 금액만 62조원에 달한다.


심평원 ICT센터는 현재 각종 수가, 약가, 치료재료, 인력장비 등의 병의원 관련 정보를 국민건강보험공단, 보훈공단과 네트워크 연계를 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는 자동차보험심사와 관련하여 보험회사 등과 정보연계를 하고 있다. '보건의료자원 통합신고포털'을 이용하여 보건의료자원 신고일원화에 따라 전국의 지자체, 복지부와도 정보를 연계, 융합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모든 진료정보가 심평원 ICT센터에 보관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하고 정보가 집중되다 보니 사이버해킹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24시간 상시 모니터링과 사이버위기 대응을 위해 매년 악성메일 및 디도스(DDoS) 공격 대응훈련, 재해복구(DR)훈련 등을 통해 직원들의 능력을 배양하고 있다고 평소에 설명해 왔다.
그런데 도저히 일어날 수 없다고 장담하던 일이 벌어지고만 것이다. 이중의 장비를 갖추어서 하나가 문제가 생겨도 바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하였는데 우연히도 두개의 장비가 모두 기능을 하지 못했다. 지진 등의 재해로 심각한 손상을 입었을 경우를 대비해 안산에 재해복구시스템을 마련해 둬 3시간 정도면 시스템을 회복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던 것도 가능한 것이지 의문이 제기될 정도다.


이번 사태로 인한 불편은 청구오류점검서비스의 점검 기간을 연장하거나 심평원 업무 관련 제출 기한을 조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하지만 당시 DUR이 작동하지 않아서 DUR을 거치지 않고 나간 처방이 삭감되거나 DUR 미확인 환자의 의약품 병용 금기, 처방량 초과 등이 발생한다면 병의원에 책임을 떠넘길 것이다. 심지어 상황이 발생하여도 치협 등의 유관기관에는 통보조차 하지 않았고, 심평원 데이터를 이용하는 병의원이나 기관에서는 갑자기 정전이 되어서 깜깜한 밤을 영문도 모르고 지새우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일은 별일 아닌 단순한 장애라고 판단하고 넘어 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 파급효과가 너무도 크고, 평소 완벽함과 철저한 준비성을 강조한 곳에서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은 안이한 대처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의료정보를 기반으로 어떤 정책을 펼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자신할 수 없으며, DUR 등 실시간으로 체크되는 시스템이 많은 현실에서 그저 처분만 바라고 시키는 대로 하는 병의원은 깜깜하고 답답한 밤이 계속되는 것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국내증시 코스피 분석 | 금리사이클 후반부에서의 전략적 자산배분

2025년 12월 10일, 국내 증시는 다시 한 번 중대한 분기점 앞에 서 있다. 코스피는 11월 24일 저점 이후 단기간에 가파른 반등을 보이며 시장 참여자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러한 상승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자산배분 관점에서는 현재 우리가 금리사이클의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 그리고 그 사이클 속에서 향후 코스피 지수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를 거시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은 단기적인 매매 타이밍보다 금리의 위치와 방향을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은 금리 사이클의 각 국면에서 어떤 자산이 유리해지고 불리해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2025년 말 현재 시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의 B~C 구간 극후반부에 진입해 있으며, 이 시기는 위험자산이 마지막 랠리를 펼치는 시점으로 해석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산시장이 활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곧 이어지는 경제위기 C 국면은 경기 침체와 시장 조정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단계다. 따라서 지금의 상승 흐름은 ‘새로운 랠리의 시작’이라기보다 ‘사이클 후반부의 마지막 불꽃’이라는 인식이 더욱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