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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필 교수의 NLP 심리상담 -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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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本性) 서비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태권브이라는 만화영화 주제가의 도입부분이다. 태권브이는 아마도 우리나라 최초의 로봇을 주제로 한 만화영화이다. 그 시절의 로봇은 주로 자신의 무기를 바탕으로 악당을 물리치는 내용으로 전개되었기 때문에 로봇은 지구의 평화 혹은 악의 무리를 물리치는데 사용하는 일종의 무기나 군대 같은 존재로 인식이 되었었다.

 

2016년 3월 알파고라는 컴퓨터와 세기의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의 격돌은 온 세계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였고 그 결과에 세상은 놀라고 흥분하였다. 컴퓨터가 인간을 그렇게 쉽게 이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였고 그 대상이 이세돌이었기에 더더욱 그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왔고 세상의 관심은 더욱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는 로봇의 진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무인자동차 기술의 실현은 눈앞으로 다가왔고 병을 진단하고 심지어는 수술을 할 수 있는 기술도 이미 진행되고 있다. 또한 그림과 같은 창의적인 분야에서까지 인공지능의 로봇이 활약을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인간의 능력이 무색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이전에 가졌던 상상들이 하나 둘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 기술발전의 놀라움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SF영화에서 나오듯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기도 한다. 하기야 20여년 전부터 필자는 인공지능의 진화보다도 사람들의 단순함을 지적했었다.

 

사람의 생각은 언어로 구성되어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 사용하는 어휘의 수가 얼마나 될까? 그리고 어제와 다른 어떤 단어와 문장을 사용하고 있는가? 아마도 거의 대부분 어제와 비슷한 단어와 문장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사고를 경직시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을 성찰하는 글을 적는 것은 고사하고라도 책이나 신문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도 점점 더 줄어드는 것 같다. 지하철에서는 모두가 스마트폰 속에 자신의 의식을 집중시키며 버스 승차시에도 버스기사와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같이 카드단말기에 카드를 대고 승차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사람이 아닌 기계가 움직이는 듯 하다.

 

물건을 구입하는 마트 계산대에서 전화를 걸면서도 계산이 가능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어짐은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주고, 서로의 말을 들어주고, 서로를 가치 있는 존재로 여겨줄 때 생기는 에너지다. 이어진 느낌이 생기려면 상호작용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안타깝게도 이러한 이어짐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철학자 마르틴 부버(Martin Buber)는 ‘나-그것 관계’와 ‘나-너 관계’의 차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나-그것 관계’는 물건처럼 대하는 사람들과 거래를 할 때 우리가 맺는 관계를 의미한다. 우리에게 그들은 오직 어떤 것을 제공하기 위해 혹은 어떤 일을 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이와는 달리 ‘나-너 관계’에는 인간적 유대감과 공감이 있다.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감정 중에 하나가 바로 고립감이다.

 

여기서 말하는 고립이라는 것은 환경적인 고립도 포함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고립감이다. 우리는 어떤 측면에서는 스스로 관계 속에서 고립을 하면서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사랑과 소속에 대한 욕구가 있다.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며 자신을 실현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사랑과 소속의 욕구를 점점 멀리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순간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는 사람이 아닌 기계가 하는 것처럼 되어버린다. 산업기술의 발전은 놀랍도록 성장하였다.

 

이러한 성장은 이제 단순한 기술의 발전이 아닌 우리의 생활 속으로 들어와서 사람이 하는 일을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대처하는 일들은 사랑과 소속감 없이도 가능한 기계적인 인간의 일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미래학자들은 우리가 현재 하는 일들 중에 많은 부분을 로봇이 대처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 없어질 직업들이 생겨날 거라고 한다. 물론 그 말에 공감은 하지만 좀 더 다르게 해석하고 싶다. 없어지는 직업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하는 동안 애정과 영혼이 없이 일을 하는 사람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상황에 대하여 느끼는 감정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진정으로 교류하려는 영혼도 있다. 이것이 바로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본성(本性)이다. 서비스 업종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애정과 영혼이 없는 서비스는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는 로봇이 생겨날 수록 인간의 애정과 영혼을 갈구하는 본성(本性)서비스가 요구될 것이다. 

 

글_ 손정필 교수 (평택대학교 교수 / 한국서비스문화학 회장 / 관계심리연구소 대표)
jpsh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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