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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의 섬 강화도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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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사는 이야기

새벽에 일어나 숙소를 나와 멀리 후포항을 바라봤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새벽 후포항은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기만 하다. 후포항을 한 바퀴 돌아 산책을 하고 숙소로 돌아오니 대원들이 잠에서 깨어 자전거를 꺼내고 있었다. 우리는 자전거를 챙겨 고요한 후포항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쭉 뻗은 해안도로 주변의 펜션들이 이국적인 풍미를 자아내고 있었다.


언덕을 달려 내려와 장화리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꽃게찌개! 강화도 특산 꽃게로 조리한 찌개는 황홀한 맛을 입속에 감돌게 한다. 우리는 강화도에서 특산음식을 섭렵하기로 했다. 다음 점심은 꼭 강화 갯벌장어를 대할 것을 다짐한다. 맑은 하늘 구름 몇 점이 떠돈다. 햇빛 비치는 강화 남쪽해안은 마치 남유럽에 온 듯 스페인풍의 집들이 해안을 이국적 풍경으로 만들고 있었다.


어제 돌았던 북쪽의 모습은 농촌의 목가적 풍경이라면, 남쪽은 휴양지의 풍경으로 북쪽과 사뭇 다른 기분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오늘의 가장 힘든 고개 장화리고개가 멀리 우리 앞에 버티고 서있다. 그곳에 장곶돈대가 있다. 12%, 1㎞의 고개를 숨이 끊어질 듯한 고통을 이기고 오를 때 길가에 서있던 여행객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박수를 친다.


우리는 애써 의연하게 손을 흔들며 오르고 또 올랐다. 그늘진 고갯마루에서 우리는 쏟아지는 땀을 닦으며 주저앉았다. 장곶돈대 능선을 가로지르는 고개! 장화리고개 언덕에는 찬바람만 부는데, 오를 때 쏟아지던 땀은 말라버리고 새 기운이 솟는다. 오늘 라이딩은 돈대의 연속이다. 진정 돈대순례 라이딩이 될 것이다.


장화리고개에서 한참을 쉬고, 이제는 다운힐이다. 신나게 내리 달린다. 해안도로로 달리다 우리는 미루지에서 바다를 매립한 강화섬 쌀 재배지로 방향을 틀었다. 파란 벼가 자란 논이 끝없이 펼쳐진 흥왕리!


돌산인 마니산 자락에 자리한 이 평야는 강화도의 특이한 풍광을 안겨주고 있었다. 우리가 달리는 줄곧, 참성단이 보이는 마니산이 따라오는 듯 이 평야를 감싸 안고 있었다. 흥왕리에서 밭농사하는 할머니가 자신의 밭에서 생산한 땅콩을 자랑한다. 우리는 찐 강화땅콩을 기념으로 샀다. 덤으로 주는 땅콩은 고소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다시 해안도로로 나와 2㎞를 지나니 동막해변이 나타난다. 강화에서 하나밖에 없는 해수욕장이다. 많은 여행객들이 지나간 여름을 아쉬워하듯 해변에 캠프를 치고 즐기고 있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동막해변은 광활한 갯벌이 펼쳐져 있고 가족끼리 모여 갯벌체험을 하고 있었다. 침묵의 암살자인 외래종 갯벌식물인 갯끈풀의 영향으로 건강한 갯벌이 잠식당해 갯끈풀을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된다고 한다. 페달을 멈추고 잠깐 갯벌산책을 했다. 갯벌에는 바지락, 망둥이, 방게, 칠게가 노닐고 있었고 이름 모를 생명체들이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동막 해변도로를 달려 분오리 돈대에 올랐다. 동막해변이 그림같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분오리 돈대에서 자전거를 번쩍 들어 분오리 돈대에 오를 것을 자축했다. 분오리 돈대는 천혜의 요새였다. 동, 서, 남의 바다와 인천공항이 훤히 보이는 곶 형태의 지형이었다.


분오리 돈대를 내려와 다시 다운힐 라이딩! 스페이스뷰 펜션 옆을 지나 우측 해반둑길인 강화 나들길로 내려갔다. 갈대가 무성한길 얼굴을 스치는 갈대의 손길을 느끼며 갯벌 위 둑길을 달린다. 썰물 따라 아래 갯벌에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망둥이, 칠게, 고동, 갯지렁이들이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 움직이며 갯벌을 건강하게 만들고 있었다. 갯벌의 생물이 숨 쉬며 유유자적하는 갯벌의 풍경은 생명의 힘을 느끼게 했다. 4㎞ 해안둑길을 나와 다시 해변도로를 달리니 해변벌판에 돈대가 외로이 우리를 맞는다. 자연체험농장을 지난 후 강화도의 유일한 꼬마섬 동검도를 바라보며 선암교를 지나 황산도에 도착하였다. 12시 30분!


벌써 30㎞를 넘게 달려왔다. 황산도는 원래 섬이었으나, 매립으로 육지가 되었다. 황산도 노변가게에는 할머니들이 노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파라솔 아래, 김이 나는 삶은 옥수수, 노란고구마 그리고 강화특산 인삼막걸리! 목마른 우리는 인삼쌀막걸리 한 잔에 옥수수를 안주삼아 강화의 맛을 느꼈다. 한참을 강화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우다 인삼막걸리의 술기운이 깬 후, 우리는 북으로 길을 재촉하였다. 초지대교 네거리를 지나 초지진에 당도했다.


어르신카드를 내보이니 무료로 입장하라고 한다. 작은 성채인 초지진에 오르니 멀리 김포와 초지대교가 염하수로 위에 걸려있고 사방이 탁트인 요새였다. 초지진은 병인, 신미양요, 운양호사건 등 근대사에 있어 호국의 격전지였다. 조선군은 침략한 서구열강과 일본에 대항해 열세인 화력과 무기, 정신력으로 싸웠지만 서양의 현대식 무기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초지진 성 밖에는 노송 두 그루가 나란히 마주보고 우뚝 서있는데, 이 소나무는 적의 포탄에 맞아 상처난 모습 그대로 서있어 그 당시 상황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것을 보는 우리는 아픈 가슴을 참을 길이 없었다. 국력이 약하면 이렇게 당한다는 뼈저린 교훈을 가슴에 새기게 되었다. 초지진에서 2㎞ 떨어진 곳에 광성보가 위치하고 있었다.


광성보도 염화수로(강화도와 김포사이의 바다)를 방위하는 중요한 요새로서 고려가 강화로 천도 후 몽골의 침략을 막기 위해 해협을 따라 길을 내 쌓은 성이다. 1871년 신미양요 때 가장 치열했던 격전지로 이 전투에서 조선군은 용감히 항전했으나, 몇몇 부상자만 제외하고 어재연 장군을 비롯한 군사 전원이 산화한 뼈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었다. 당시 산화한 무명용사의 무덤인 신미순의총과 어재연 장군전적비가 있었다. 광성보 내에는 광성돈대, 용두돈대, 손돌목돈대가 있어 광성보의 지휘를 받은 듯 했다. 광성보가 위치한 해협은 손돌목으로 물살이 빠르고 소용돌이치기로 유명하다. 광성보에서 3㎞ 북쪽으로 달리니 돈대 표시가 뚜렷하지 않은 돈대가 있었다. 오두돈대였다. 강화해협이 훤히 보이는 동산에 위치하고 있고, 이 돈대는 다른 돈대와는 다르게 원형으로 축성됐다.


그 동산 밑에 강화 갯벌장어집이 있었다. 우리는 오늘 수많은 진과 보, 돈대를 보면서 호국의 섬 강화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고 나라를 지킬 수 있는 것은 강한 국력이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오두돈대 장어집에서 강화특산 갯벌장어요리를 함께 둘러앉아 맛보며 오늘의 50㎞ 라이딩을 마감했다. 장어 굽는 구수한 냄새가 방안에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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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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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국내증시 코스피 분석 | 금리사이클 후반부에서의 전략적 자산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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