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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사 설]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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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치과의사들의 첫 번째 과정은 환자의 진찰과 진단이다.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면 치료 과정은 대부분 수월하게 진행되고 결과와 예후도 우수하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각종 검사기기나 재료들 또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치과의사들은 전문 의료인으로서 누구보다 높은 의료지식과 경험을 지녀야 하고 평생 교육을 통해 모르던 것과 새로운 것들을 배워나가야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치과의사들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 치과의사는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최고의 치과의료 수준을 자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1차 의료기관인 동네치과 원장들은 환자의 질환 정보를 수집하는 데에 한계가 있고 실제 정확한 판단을 하기 까다로운 경우도 부지기수다. 환자는 치아가 아프고 시리다고 하는데 원인을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많고, 구강 점막의 궤양성 질환이 있는데 생체검사를 거치지 않으면 진단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원인 모를 동통, 어찌 보면 이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가는 것이 명의가 되어가는 길인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진단이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치료에 돌입하는 경우 환자와 술자 모두 스트레스에 빠지고 나쁜 결과 때문에 환자와의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심한 경우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도 있다.
환자의 진단이 어려워 대학병원에 의뢰했던 A원장의 사례가 있다. 내용인즉 환자가 치아 주변점막의 궤양을 주소로 내원했는데 치주기원의 농양으로 기인한 건지, 근단기원의 누공인지 구별을 할 수가 없었다. 환자에게는 종합병원에서 자세한 검사를 해 보라고 권고하고 돌려보냈다. 몇 달이 지나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환자에게 감사의 전화가 왔다고 한다. 검사 결과 초기 구강암으로 진단되었고 간단한 수술로 암을 제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환자에게 원인을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이 마치 실력 없는 의료인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환자들은 본인의 주치의가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존재이길 바라지만 실상과는 동떨어진다.  미국 종양학회에 따르면 전문의의 각종 암 오진율이 20~44%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의료사고로 사망한 환자의 45%가 의료진의 오진 때문에 숨졌다는 보고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발표하기도 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의학지식을 동원했는데도 진단이 되지 않는 환자에게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자가 곧 지혜로운 치과의사다. 아는 체하면서 대충 시간을 끌다가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고, 원인을 모른 채 일단 붙들어 놓고 보자는 식의 무의미한 치료를 진행하다가 병세가 악화될 수도 있다. 이후 환자의 불평, 불만을 진상으로 몰아붙이는 경우는 최악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환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길이다. A원장의 사례가 이를 잘 설명하고 있고 이는 곧 바른 의료전달체계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의원급에서 환자를 의뢰받는 대학병원 교수들의 공통적인 하소연도 이것이다. 처음부터 보내줬으면 좋을 텐데 이리저리 쑤시다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상태로 환자를 보낸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의뢰한 치과의원을 도저히 보호해 줄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리 병원에서는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습니다. 상급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하시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후 진료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이렇게 말하는 치과의사를 누가 무능하다고 핀잔을 주겠는가. 환자와의 신뢰관계는 의료인의 정직함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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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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