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광고를 내도 이력서 한 통 받기 힘들다는 개원가. 최근 서울의 한 개원의는 황당한 지원자를 만났다.
구인사이트에 광고를 내고 한참만에 걸려온 전화에서는 자신을 치과위생사 3년차로 소개한 지원자가 있었다. 몸값 높은 3년차 치과위생사란 이야기에 반색했지만, 실제 면접과 채용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언제 면접을 보러 오겠냐”는 질문에 곧바로 돌아온 대답은 “제가 면접을 꼭 봐야 하나요?”였다고. 본인의 의사만 있다면 바로 취직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뉘앙스에 적잖이 당황한 건 오리려 치과 원장이었다. 이런 마인드로는 오랫동안 같이 일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에 더 이상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한껏 몸값을 낮춘 스탭들도 있다. 서울의 또 다른 개원의는 “개원 20여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치과를 하고 있지만, 최근 구인광고 후 가장 많은 이력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오히려 의아해한 쪽은 원장이었다. 경력 있는 치과위생사들이 직접 제시한 연봉도 생각보다 낮았다. “다니던 치과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갑자기 일을 정리하게 됐다”는 경우가 대부분.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 “치과계가 어려워지니 구인난에 숨통이 트이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씁쓸함마저 느꼈다고 전했다.
결국 고공행진을 하는 스탭들의 취업 여건도 치과의 운명과 그 궤를 같이 한다는 점은 다시 한 번 생각해봄직한 부분이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