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6 (화)

  • 흐림동두천 1.2℃
  • 흐림강릉 6.5℃
  • 박무서울 3.2℃
  • 구름많음대전 2.3℃
  • 구름많음대구 -1.1℃
  • 맑음울산 -0.8℃
  • 구름많음광주 2.9℃
  • 맑음부산 3.3℃
  • 흐림고창 1.5℃
  • 맑음제주 8.7℃
  • 흐림강화 2.9℃
  • 흐림보은 0.1℃
  • 흐림금산 0.7℃
  • 맑음강진군 0.0℃
  • 맑음경주시 -3.9℃
  • 맑음거제 1.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고무줄 같은 치료비

URL복사

송윤헌 논설위원

아주대병원이 지난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 때 구조 활동을 하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의 미납된 치료비 1억6,700만원을 6년 만에 받았다고 한다. 당시 이국종 교수가 치료한 비용에 대해서 아주대는 이사회를 열고서 미수금 2억4,016만원을 대각손상 처리하기로 하였는데, 이 비용이 뒤늦게 지급된 것이다. 진료비 지급은 늦어진 것이 아니라 이 비용에 대해서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책임지지도 않아서 비용 지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결손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 지급도 갑자기 6년 전의 사건을 기억해서 지급한 것이 아니라 북한귀순병사가 다시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에서 치료를 하게 됨에 따라 여러 가지 논란이 일어 치료비를 누가 지급하는지에 대해 이야기가 되었고, 6년 전 치료비가 이슈로 부각되면서 결국 국민여론에 등 떠밀리다시피하여 정부가 지급을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귀순병에 대한 치료비도 같이 이야기가 되었는데 언론보도를 참고해 보면 치료비 규모는 1억 정도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결국 통일부에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는 기사가 나면서 국민들은 “그래, 그 비용은 내가 낸 세금으로 기꺼이 지불하는 데 동의하고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으며, 심지어 석 선장 진료비를 정부가 부담했다는 이야기에도 지지하는 이야기가 많았다. 대다수 국민들은 지난번 석 선장 진료비는 지급이 안 되어서 아주대병원이 손해를 보았다가 그것도 바로 잡아주었고, 이번 귀순병사의 진료비는 제대로 지급이 되어서 아주대병원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지 않고 마무리가 잘 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좀 이상한 계산법이 보였다. 치료비 규모가 1억원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번 발표에서는 총 6,500만원의 치료비 중에서 본인부담금 2,500만원은 통일부에서 지급하고 나머지 4,000만원은 의료급여에 청구한다는 대목이다. 방식은 귀순병을 북한이탈주민지원법에 따라 의료급여 1종 수급권자인 북한이탈주민으로 분류하였고, 이를 근거로 치료비를 소급 적용해서 산출된 치료비용은 총 6,500여만원이 됐다. 아주대병원에서 산정한 1억원과 비교해 1/3 정도가 줄어든 금액이다. 먼저 의료급여수가로 산정을 하면 종별가산율이 22%로 건강보험환자의 종별가산율 30%에 비해 75% 수준으로 떨어진다. 또한 건강보험의 여러 심사기준에 의해서 실제로 진료를 해도 인정되지 않는 부분도 존재할 수 있다.

처음의 진료비 산정은 관행수가에 의해서 실제로 진행된 치료행위를 근거로 산출되었을 것이다. 결국 적정한 진료비에 비해서 의료급여로 적용을 하니 4,000만원 정도가 줄어들게 되는 마술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평소에도 병원에서는 진료하면 원가 이하로 진료비를 받게 된다는 의료계의 주장이 이번에도 적용된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총상 환자가 이렇게 오면 건강보험이나 의료급여를 적용해도 되는지 의문이 든다. 귀순병사가 질병으로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경우는 그럴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총상과 같은 경우 관련규정은 보험급여 적용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급여제한여부조회서’를 건강보험공단에 보낼 것으로 예상하는데 원칙적으로 보험급여 대상이 아니라서 부담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오면 문제는 다시 복잡해질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적절한 치료비가 지급되었다고 할 수 있는지 생각이 복잡해진다. 정부에서 원칙과 규정대로 제대로 책임을 진 것인지 어떤 마술을 부린 것인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번 일로 인해서 다시 아주대병원과 이국종 교수가 직접적인 손해까지 감당해야 한다면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국내증시 코스피 분석 | 금리사이클 후반부에서의 전략적 자산배분

2025년 12월 10일, 국내 증시는 다시 한 번 중대한 분기점 앞에 서 있다. 코스피는 11월 24일 저점 이후 단기간에 가파른 반등을 보이며 시장 참여자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러한 상승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자산배분 관점에서는 현재 우리가 금리사이클의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 그리고 그 사이클 속에서 향후 코스피 지수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를 거시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은 단기적인 매매 타이밍보다 금리의 위치와 방향을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은 금리 사이클의 각 국면에서 어떤 자산이 유리해지고 불리해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2025년 말 현재 시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의 B~C 구간 극후반부에 진입해 있으며, 이 시기는 위험자산이 마지막 랠리를 펼치는 시점으로 해석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산시장이 활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곧 이어지는 경제위기 C 국면은 경기 침체와 시장 조정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단계다. 따라서 지금의 상승 흐름은 ‘새로운 랠리의 시작’이라기보다 ‘사이클 후반부의 마지막 불꽃’이라는 인식이 더욱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