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충남 태안에서 1년간 영업을 해오던 의료생협 치과가 돌연 폐업,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선납된 치료비 등 현재까지 신고된 피해 금액만 3억원을 넘는다.
지난 15일 충남 태안경찰서에 따르면 S생협치과는 지난 2016년 3월부터 의료생협 허가를 받은 후 태안읍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진료를 하다 올해 2월 조합원들에게 사전 통보도 하지 않고 폐업신고 뒤 문을 닫았다. 이 과정에서 임플란트 치료 등을 위해 진료비를 선납했던 조합원들이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손실을 본 것으로 밝혀졌다.
충청남도치과의사회(이하 충남지부) 박현수 회장은 “관련 생협치과는 얼마 전 방송을 타면서 세간에 알려졌지만, 지역 내에서는 오래 전부터 소문이 자자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충남 태안 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 의료생협 허가를 신청하는 등 매우 악질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전했다.
박현수 회장은 “태안 뿐 아니라 서산에서도 의료생협 건립을 추진했었다. 당시 서산시치과의사회에서 도청에 해당 의료생협의 문제를 제기하는 등 설립 저지에 나서면서 지연되고 있지만, 이외의 지역에서 상습적으로 의료생협 설립을 추진하는 등 매우 악질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유인 알선 등으로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폐업 후 다른 곳으로 이동해 의료생협을 설립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 역시 개원 후 1년이 지난 시점에 소문 등이 파다하자, 돌연 폐업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S생협치과는 폐업 안내문에서 “경영난으로 부득이하게 폐업을 하게 됐다”며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신속히 정리하고, 서산에서 1개월 내 연계치료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S생협치과의 행태를 근거리에서 지켜봐온 태안시치과의사회 이종관 회장 역시 “과장광고는 물론이고, 높은 할인율을 무기로 환자유인 알선행위를 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지역 내에서는 의사를 고용하는 사무장병원의 형태로 운영된다는 소문이 자자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정황은 경찰 조사와도 일맥상통한다. 경찰은 “해당 치과가 조합원을 1,000여명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조합원 가입이나 선불계산을 통한 할인 혜택으로 유도했다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있었다”며 “현재까지 신고된 피해 금액만 3억원 가량이며 조합원의 숫자가 많아 피해 규모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는 환자만이 아니다. 충남지부 박현수 회장에 따르면, S생협치과에 치과재료 등을 납품해온 업체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특정 업체의 경우 최대 수억원의 재료비를 받지 못했으며, 수천만원 규모의 피해를 입은 업체도 수두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선금을 받고도 진료하지 않은 사례를 발견하고, 사기혐의에 대한 의혹도 함께 조사할 방침이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