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 최대 난제인 구인난, 해결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지난달 28일 경기도치과의사회(회장 최유성·이하 경기지부)가 주최한 ‘치과보조인력 정책 현안 및 해결방안 토론회’는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간호조무사 등이 한자리에서 의견을 나누고, 다양하고 깊이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시간으로 관심을 모았다.
‘도돌이표’ 정책만 반복, 장기적 안목에서 접근해야
주제발표에 나선 신보미 교수(강릉원주대 치위생과)는 ‘덴탈팀’ 구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신 교수는 “치위생과 졸업생이 한 해 5,000명에 달하지만 취업자 중 1년간 취업을 유지하는 비율은 60% 수준, 면허대비 활동 치과위생사는 절반에 불과하다”면서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YOLO(You Only Live Once)로 대변되는 2030세대의 특성을 이해하고 업무만족도 및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일자리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신보미 교수가 제안한 방안은 ‘덴탈팀’을 구성하는 것. 덴탈팀은 WHO 및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도 운영되는 것으로 각 업무에 맞는 직역의 적정수를 정하고 역할을 맡기는 것이다. 진료를 분담하는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치과치료사·치과간호사, 치과조무사, 그리고 진료 외적 업무를 담당하는 접수원·비서, 치과기공사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법적으로나 임상적으로 명확한 역할을 규정하고, 치과의사 1인당 필요 인력의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등의 업무가 전제조건이 된다. 신보미 교수는 “덴탈팀을 구성해 체계적인 인력관리를 실현하고, 각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돌이표처럼 늘 비슷한 정책이 반복적으로 추진되고 실패하고 있다”면서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인 지원제도 활용, 치과위생사-간무사 역할 재정립 필요
진료스탭 입장에서 바라보는 구인난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날 토론에 나선 경기도치과위생사회 우은영 대외협력이사는 “치과위생사에게 있어 업무와 직장에 대한 매력도가 낮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모든 업무는 ‘치과의사의 지도하에’라는 전제가 있어 자율성이 낮고, 임금과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족이 높은 것이 이유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청년내일채움공제, 시간선택제 전환 등을 활용하면 치과의 부담은 줄이면서 직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형치과로 쏠림현상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동네치과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정보교류와 필수교육을 함께 준비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해 관심을 모았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최종현 기획이사는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의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치과위생사의 업무 일부는 치과전문간호조무사만 수행 가능토록 해야 한다”면서 “이와 더불어 간호사나 간호조무사도 치과위생사가 현장에서 해야 하는 필수업무를 일정교육을 통해 위임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방문간호조무사의 경우 700시간의 교육으로 간호사와 동등한 업무를 수행토록 하고 있다는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장에서는 치과전문간호조무사제도를 운영함에 있어 치과의사, 치과위생사단체와 함께 교육내용, 이수과정 등의 체계를 구축하고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극적으로 개진된 가운데, 현장에서 부딪히는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치의 부담 가중, 직역간 양보와 협의로 대안 찾아야
치과의사회, 치과의사들의 어려움에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경기지부 김준수 대외협력이사는 “협회장 선거 때마다 많은 제안이 있어왔고, 지부에서도 특성화고등학교와 연계, 채용박람회 개최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라며 “치과의사만의 노력이 아닌 치과위생사회, 간호조무사회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정호 치과진료인력개발이사는 “집행부 임기 1년간 지금까지 제안된 사업을 모두 추진해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복지부 실태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복지부를 중심으로 3개 단체가 함께 법적 업무범위 현실화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경기지부 최유성 회장은 “직원들은 실급여액만 생각하지만 그 사이 4대 보험 등 원장이 부담해야 할 부담이 크게 늘어났으며, 진료수가는 점점 떨어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현실과 비교하지만 미국과는 치과치료의 수가, 치과의사의 인건비, 경영상황 등 제반여건에 큰 차이가 있다”면서 “관련 직역들이 서로 양보하고 궁극의 목표를 향해 협의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