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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발상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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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희 논설위원

우리는 살면서 고정 관념에 매여 있는 경우가 많다. 오랜 시간 다수가 해온 생각과 행동이니 아무런 의문을 가지지 않고 당연하게 여기며 따라한다. 하지만 생각의 틀을 깨고 한 번이라도 “왜”라는 의문을 가지는 순간 변화의 물꼬가 터지며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이 이뤄지게 된다. 우리 인류는 왜라는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이룬 새로운 발견과 발명을 통해 보다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러면 치과의사로서 나는 왜라는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오래 전, 치과의사라면 피할 수 없는 허리, 목, 등 그리고 손목 통증을 달고 있던 필자는 운동을 통해 통증을 조절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오른쪽 무릎 관절마저 과도한 페달 사용으로 심한 통증을 유발하자 이 통증은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고민하다, 왼발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페달을 가능한 왼발로 밟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오른발을 덜 사용하여 무릎 통증을 줄여보려는 의도였는데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일단 왼발을 사용하면 환자 진료 시 체어사이드 위치가 변하게 된다. 오른발만으로 진료 시 우리의 접근 방향은 시계 방향 9시에서 12시 사이를 움직인다. 그러나 왼발도 함께 사용하는 순간 9시에서 3시까지 움직일 수가 있다. 지금껏 우리는 모든 진료를 9시와 12시 사이에서 하게 되니, 몸이 항상 좌측으로 뒤틀리는 자세로 진료를 하고 그 자세로 인해 목과 허리에 과도한 부하를 주어 만성 통증과 심하면 디스크 수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왼발로 페달을 사용할 때 12시와 3시 사이에서 진료가 가능하고 그 방향에서 우리는 몸을 우측으로 돌려서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다. 또한 환자에게 접근 시 항상 미러로 봐야 했던 상악 우측 구치 설면과 상악 좌측 구치 인접 면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진료 시 가장 몸에 무리가 안 가는 12시 방향에서 접근할 때도 오른발을 사용하면 아무리 페달을 오른편으로 이동시켜도 바른 자세로 접근할 수가 없다. 그 때 왼발을 사용하면 곧바른 자세로 아무런 뒤틀림 없이 접근이 가능하다. 즉 두 발을 사용함으로 몸의 자세가 왼편으로만 뒤틀리는 것을 막고 좌우 균형 있게 움직이게 되어 만성적인 통증을 줄이게 된다.

오랜 시간 두 발을 사용하여 통증이 완전히 없는 삶은 아닐지라도 운동을 통해 관리가 가능한 몸을 유지하면서 왼발을 함께 사용하는 다른 치과의사들도 많으리라 예상하여 화제에 올리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치과의사 모임에서 두 발을 사용한다는 이야기에 놀라는 분들을 보며 의외로 두 발을 사용하는 치과의사가 드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치과대학 시절부터 우리는 오른발로 페달을 밟는 교육을 받고 아무런 의문 없이 오른발로만 페달을 사용해온 것이다. 우리에게 왼발도 있다는 사실을 잊고서. 더하여 요즈음은 오른손이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의 suture라도 왼손으로 하려고 연습 중인데 이는 왼발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뇌의 기능이 떨어지는데 두 발과 두 손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 뇌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나름 다양한 방식으로 왼손을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뇌도 운동을 하여야 덜 늙는다고 한다. 뇌 운동이란 것이 거창한 게 아니라 평소와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숙하지 않은 경험을 하며 경직된 사고의 틀을 깨고 유연한 사고를 할 때 뇌는 계속 새로운 시냅시스를 만들어 사라지는 뇌기능을 보완한다.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우리의 뇌를 보다 젊게 하는 것을 기억하며 왼발 페달 사용이 시작점이 되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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