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치과의사회(회장 최유성) 제66차 정기대의원총회가 지부 총회 가운데 최장 시간을 기록하며 마무리됐다. 지난 23일 경기도치과의사회 회관에서 개최된 총회는 오후 2시 개회식을 열며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으나, 정족수 부족으로 1시간가량 총회가 지체된 것은 물론, 수년째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횡령사건에 대한 공방이 과열되면서 저녁 9시 30분이 돼서야 마무리됐다.
어느 지부보다 치열하게 진행된 경기도치과의사회의 66차 대의원총회. 경기도치과의사회 최유성 회장은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내준 회원에 감사드린다”면서 “여러 번의 선거를 치렀지만 그만큼 더 단단해졌고, 오늘 총회는 경기지부 회원의 의지를 다지고 지부의 건재함을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나지 않는 횡령사건 후폭풍, 곳곳에 암초
경기도치과의사회의 최대 쟁점은 7억5천여만원까지 인정된 前사무국장의 횡령사건이었다.
△횡령사건에 대한 사실확인 요청의 건 △반환금의 회계처리 상태와 사용방안에 대한 건 △미환수된 금액에 대한 민형사상 환수방법과 집행부의 대안을 촉구하는 등 관련 안건이 8건, 해당 건과 관련해 특정 임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해야 한다는 안건, 그리고 최수호 전 감사가 제기했던 소송의 법률비용 지원이 필요하다는 긴급안건까지 상정됐다. 그간 131페이지에 달하는 횡령사건 특별위원회의 보고서까지 제출돼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여기에 2012년 완료된 회관건축 문제점에 대한 책임자 소명 요구의 건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회관건축 문제와 임원의 윤리위원회 회부 건, 감사의 법무비용 지원 건 등은 줄줄이 부결돼 회원들의 높아진 피로도를 가늠케 했다.
거듭된 재선거, 회칙개정으로 원천봉쇄
경기도치과의사회는 첫 직선회장을 선출한 이후, 회장의 사퇴와 보궐선거, 재보궐선거까지 치르며 혼돈을 겪은 바 있다. 이날 대의원총회에서는 ‘회장의 결원기간이 1년 이상일 때에는 회원의 직접투표로 보선한다’는 회칙을 ‘회장이 유고시 궐위될 때 선출직 부회장이 잔여 임기동안 회장직을 승계한다’는 내용으로 개정하는 안이 전격 통과됐다.
“직선제를 도입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직선제의 묘미인 투표와 경선을 무색케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부회장이 모두 궐위되는 경우라면 이사회에서 보선을 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선출직 부회장도 회원들의 선택을 받은 사람이므로, 선거 자체보다는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업무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은 결과다.
김철수 협회장의 협회비 불법지출 의혹은 안갯속
이날 총회에서 관심을 모은 안 중의 하나는 ‘직무정지 기간 중 협회 예산 무단 사용 및 재선거 기간 중 후보 선거비용으로 협회비 불법지출 의혹 규명의 건’을 치협 대의원총회에 상정하자는 제안이었다.
용인분회 이영수 대의원은 “직무정지 기간 중 선거운동에 법인카드가 사용된 정황이 있고, 증거도 확보했다”면서 “이를 통해 선거무효소송을 하거나 협회의 발목을 잡으려는 것이 아니다.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반대에 부딪혔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에서 질의를 통해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사안임에도, 증거자료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결 채택은 어렵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표결결과 찬성 30표, 반대 46표로 부결됐다.
다만, 치협 총회에서 입증할 만한 자료를 내놓을 수 있다는 장담이 이어진 만큼 이 사안은 치협 대의원총회까지 지켜봐야 할 안건으로 남았다.
분회 지원 촉구, ‘분회 균형발전을 위한 특위’ 구성
경기도치과의사회 대의원총회에는 분회의 어려운 재정여건을 감안해 지부가 지원책을 마련해달라는 요구가 곳곳에서 올라왔다. 이날 총회에서는 수원분회에서 상정한 ‘분회 균형 발전을 위한 특위 구성의 건’을 통과시키면서, 특위 내에서 분회 지원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경기도치과의사회 대의원을 151명에서 121명으로 축소하자는 회칙개정안이 통과됐으며, 젊은 층과 여성 회원 배려를 이유로 치협 대의원 정원을 261명으로 50명 확대하자는 안 또한 통과됐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