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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직업수행의 자유와 국가의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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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호 논설위원

캐나다는 주류 판매권한을 국가가 가지고 있다. 모든 주류판매점은 국가 소유로, 가격도 국가가 결정하기 때문에 같은 와인은 전국 어디서나 같은 가격에 판매된다. 비행기로 냉장상태를 잘 유지하며 가져온 제품과 선박으로 오랜 기간 상온에서 이동된 제품을 분류해 다른 가격으로 판매하는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있다. 과거 우리나라도 국가에서 여러 분야를 직접 통제했다. 점차 자본주의경제체제의 강점인 자유경쟁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온 것이다.

 

한때 담배와 인삼의 판매권을 독점했고, 짜장면이나 라면 등 생필품의 가격을 국가가 결정한 시절도 있었다. 군부독재시절 시작된 이러한 가격통제는 이제 거의 사라져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생긴 마스크나 진단키트 품절 대란과 같은 긴급상황이 아니라면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예외적으로 지금도 국가가 제품가격에 관여하는 경우가 있는데, 세금(혹은 공적 자금)이 사용되는 경우다. 그 중 하나가 의료보험제도인데, 국가가 징수하는 의료보험료로 운영되므로 정부가 강제력을 동원해 진료비를 통제하고 있다. 자유로운 경쟁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자본주의체제보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주의 형태의 시스템이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격 경직성으로 수요공급에 따른 대응이 더 어려워진다거나 일부 진료는 의료인들에게 적자를 강요하게 된다는 등 단점이 있지만, 비급여진료가 이런 부분을 어느 정도 보완해왔다.

 

최근 복지부에서 각 의료기관의 비급여진료비 정보를 취합해 검색·비교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의료인들은 의료인이 되기 위한 교육과정과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자본 및 인력 등을 갖추는데 어떠한 국가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타 국가와 비교해서 현저히 적은 진료비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의료보험제도를 운영하는 데 기여해왔다. 지금도 여러 가지 급여진료비가 의료기관에 적자를 강요하는 현실에서, 비급여진료비는 의료기관 생존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건강보험요양기관 당연지정제에 대한 위헌소송에서 헌재는 비급여진료비를 통해 의료기관 사이의 실질적인 차이가 반영될 수 있으므로 당연지정제는 위헌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이는 의사의 지식과 기술, 경험에 따른 차이를 반영하지 않는 급여진료의 문제점을 비급여진료가 비용을 다양하게 설정함으로써 보완할 수 있다는 취지일 것이다.

 

의사의 진료능력과 병원의 진료여건은 모두 다르고, 이에 따라 어느 정도 진료비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정상이다. 같은 공무원이라도 대통령은 연봉 2억4,000만원에 퇴임 후 매년 1억6,000여만원의 연금이 지급되지만, 9급 공무원은 연봉 2,600만원에 불과하다. 이를 두고 같은 ‘공무원’인데 왜 연봉에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지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진 않는다.

 

그렇다면 치과대학을 갓 졸업한 치과의사와 전공의 수련을 마친 후 20년이 넘는 임상경험을 가진 치과의사 사이에 수가 차이가 없는 것이 과연 정상인가? 이미 모든 병원이 비급여진료비를 환자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고지하고 있음에도 복지부가 비급여진료비 비교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은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억압하고 의료기관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일이다.

 

현재도 덤핑치과들이 야반도주를 해 많은 환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온다. 또한 과거 일부 프랜차이즈치과들이 저수가로 환자를 유인해 과잉진료로 이익을 취해왔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과도한 가격경쟁은 환자들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사회주의적 통제보다 자유로운 경쟁이 국민에게도 더 많은 혜택을 가져왔다는 것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복지부가 의료 ‘다나와’ 운영을 철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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