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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분열의 시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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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분열의 시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의 저자인 컬럼비아대학 심리학과 피터 T.콜먼 교수는 갈등 해결 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전 세계적 현상인 혐오와 양극화, 분열의 시대를 작금의 치과계도 겪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 모두 동의할 것이다. 요즈음과 같이 치과계 현실에서 느껴지는 심각한 위협, 불안, 불확실성은 우리를 더욱 양극화에 빠지게 한다. 콜먼 교수는 삶이 긴장되고, 예측할 수 없고 위험할 때 사람들은 일관성과 확실성을 더 간절히 추구하기 때문이라며 이에 언론이 보여주는 뉴스를 보며 확증편향에 빠지고 문제를 단순화하여 심리적인 안정을 얻는다고 했다.

 

치과계를 대표하는 전문지인 치과신문이 나아갈 길은 여기에 있다. 사실에 기반한 객관적인 기사를 전달하고 한결같은 자세를 유지하며, 그 기사에 있어서는 단순함과 확실성이 필요하다. 의료인 면허취소법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불확실한 분열의 시대에 치과신문의 기사는 독자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주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양극화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다만 콜먼 교수가 말하는 형태는 ‘혐오와 갈등을 증폭시키는’ 양극화로 분열의 패턴은 한가지 원인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고 지속적인 분열 대치 상황은 악순환적인 구조를 보인다.

 

콜먼 교수가 제시하는 해결책 중 하나는 ‘재설정’이라는 삶의 지형을 재형성하는 것이다. 시지프의 신화에서 시지프스는 신의 저주로 영원히 산밑에서 위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 만약 바위를 위로 밀어 올려야 한다는 비탈길을 바꿀 수 있다면 그의 바위 올리기는 달라지지 않을까? 콜먼 교수는 밑으로 떨어지는 바위를 밀어 올리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지형 자체를 바꿀 것을 제안한다. 우리 치과계 역시 마찬가지다. 직면하고 있는 각종 현안의 해결법을 고민해야겠지만, 재설정과 같이 지형을 바꾸는 방식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치과계 현안 해결을 위한 재설정은 한 개인이 시작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개개인의 유기적인 조합, 즉 조직이 함께하는 것이다. 치과계는 지난 3월까지 시군분회 총회 및 지부 대의원총회를 마무리했고, 치과계 구성원인 개인과 조직의 의견이 결합한 대의원총회의 의결은 비탈길을 바꾸는 재설정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치과신문 역시 총회 의결사항을 집행부에서 어떻게 수행하는지,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에 대해 엄중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정확히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콜먼 교수의 다른 해결책은 유연하게 대응하기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점진적인 발전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 갈등이라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고, 실수에서 배우고, 문제가 지닌 복잡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문제가 복잡할수록 하나의 해결책이 아닌 여러 해결책이 필요하다. 어렵더라도 반대 의견의 사람들과 깊고 합리적인 대화를 나눈다면 다수의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이에 치과신문은 치과계의 다양한 의견을 그 의견 그대로 반영할 수 있게 하겠다. 사려 깊고 편견 없이 실리는 치과신문은 다양한 의견 수렴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해결 방법은 ‘상대방을 설득하려 하지 않는다’이다. 나의 주장만 강요하거나 반대의견을 설득하기보다는 그 자체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상대방 입장으로 바라보면 이해하는 폭이 달라진다. 즉 갈등을 해결하는 데 가장 우선은 갈등을 대하는 태도다. 상대방을 설득하려 하지 않고 비난하지 않는 태도, 이것이 가장 우선이고 중요하다.

 

순대에 찍어 먹는 양념장은 지역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소금과 고춧가루, 쌈장, 초장, 새우젓 등 무슨 양념장에 찍어 먹어도 순대가 맛있다는 사실은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동시에 나와 다름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팥죽에는 소금을 넣어도 달고 설탕을 넣어도 달다는 사실만 인정해도 우리는 갈등을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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