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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직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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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석 논설위원

비행기에는 조종석(cockpit)이 있다. 탑승객은 물론 승무원들도 함부로 출입할 수 없는 곳이다. 기장과 부기장이 비행기 보안과 순항을 책임지는 곳이기에 통제구역이다. 따라서 두 사람은 같이 식사도 할 수 없다고 한다. 한 사람이 운항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다른 사람이 대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승객들의 안전을 위한 소통과 견제가 매우 중요하므로, 이들의 지위는 다르지만 대등한 관계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그렇기에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조종사를 선발할 때 원칙적으로 군(軍) 출신을 배제한다고 알려졌다. 기장, 부기장이 예전 계급이나 사관학교 선후배로서 견제를 하지 못하면 항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0여년 전, 치과신문 논설위원일 때 ‘리더론’이라는 제목으로 몇 번 칼럼을 쓴 적이 있었다. 리더가 충분히 훌륭하고 판단력이 뛰어나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기에 관점을 달리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선 리더 자체의 문제다. 사람은 누구나 초심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처음 마음 먹었던 말과 행동이 계속되기는 어렵다. 그래서 힘들거나 욕먹는 일을 하기 싫고, 돋보이고 싶은 자리만 찾아다니게 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 제23장에서 ‘인간이란 자기 자신과 자신의 활동에 만족하고, 자기기만에 너무나 쉽게 빠지기 때문에 아첨이라는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란 매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나태해지는 것이다. 리더가 경계해야 할 덕목이다.

 

따라서 리더 본인이 아닌 타인에 의한 조종이 필요할 때가 있다.

 

리더 주변에 대한 문제다. 리더의 지근거리에 있으면서 충성심이 있는 사람을 소위 ‘측근’이라고 한다. 또는 참모, 복심이라고도 불린다. 리더를 제지하거나 끌고 갈 수 있어야 진정한 ‘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사익이 배제된 채, 자신에게 불리하리라는 예상을 하면서도 충언을 하는 행동이 진정한 용기다.

 

그러나 정반대의 경우는 어떠한가. 측근들이 타성에 젖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적당히 관리(?)하려고 한다. 상황과 처한 현실을 정확히 짚어가지 않고 리더의 심기를 살피느라 리더가 원하는 대답을 찾아내곤 한다. 옆에서 이를 보고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고, 나서지 않거나 애써 외면하고 만다. 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리더의 눈 밖에 나지 않기만을 최대 관심사로 삼는다. 얼마나 그 자리가 좋으면 사람들에게 욕을 먹어 가면서까지 비굴하게 자리를 지키려 할까. 자신을 내칠까 봐 두려워할까.

 

문제 있는 조직은 티가 난다. 리더와 측근들의 무사안일의 내부 분위기는 밖으로 전달될 수밖에 없다. 폐쇄사회가 아닐 바에야 구성원들을 통해 그 면면이 전해지기 마련이다. 통제한다고 통제되는 것이 아니다. 균열이란 내부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무서운 법이다.

 

건강한 조직은 침묵을 강요하지 않는다. 활발한 소통과 토론 속에서 날카로운 직언이 솟구쳐 올라온다. 제대로 된 참모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면 리더가 대오각성하게 된다. 그것이 조직을 살리는 길이다.

 

국가건 사회건 협회건 모두 마찬가지다. 직언하지 않는, 아니 못하는 조직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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