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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하락 조정, ‘공포의 벽’을 넘어 반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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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172

최근 미국 증시가 급격한 하락세를 겪었다. 2025년 3월 18일 기준, S&P 500 지수는 5,614포인트로 전일 대비 1.07%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19,483포인트로 1.66% 더 깊은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주식시장은 트럼프 당선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와 예상보다 공격적인 금리인하 기대감 사이에서 혼란을 거듭하다 S&P 500 지수 기준 고점 대비 10% 하락하며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지난 2월 증시 고점 이후 하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시장의 투자심리는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CNN의 '공포·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는 3월 18일 기준 19를 기록한 '극단적 공포' 상태로 투자자들은 시장에 대해 매우 비관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끝나는 것일까? 아니면 한 번 더 도약하기 위한 건강한 조정을 거치고 있는 것일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지난해 9월 18일 첫 금리 인하(B)를 단행한 이후 현재까지 총 세 차례 금리를 인하했다. 시장은 금리 인하가 본격적인 상승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으나, 예상과 달리 미국 경제지표가 흔들리고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무역정책과 관세 부과가 더해지며 하락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문제까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장기화하면서 시장 심리를 악화시켰다. 4월 2일 예정된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증시 조정의 핵심 원인은 결국 시장의 심리적 요소가 크다. CNN 공포·탐욕 지수는 3월 10일에 역사적인 저점(14)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일본 증시가 ‘검은 월요일’을 겪었을 당시의 17점보다도 낮은 수치였다. 증시가 실제 겪은 하락 폭(-10%)과 비교하면 심리적 공포가 훨씬 더 컸음을 알 수 있다. 트레이더들은 추가 하락을 대비해 옵션 시장에서 풋옵션(Put option) 매수를 늘렸고, 위험자산의 자금은 채권이나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급속히 이동했다. 악재가 연일 터지고 주식시장도 하락하자 투자자들의 심리는 더욱 비관적으로 되었다.

 

하지만 공포가 극에 달하면 보통 단기적인 저점이 형성되고, 반등이 일어나는 게 시장의 일반적인 흐름이다. 특히 자산배분 전략을 활용하는 투자자로서 현재의 하락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상승할 때마다 미국 주식 비중을 조정하며 현금을 늘려놓은 투자자라면 이번 조정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사이클에 따라 자산배분 투자를 했다면 2020년 3월 이후부터 2022년까지 S&P 500 지수가 3,000~4,000 포인트일 때부터 미국 주식 비중을 충분히 늘렸고, 당시 매수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수익권에 있다. 또한,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이후 주간이나 월간 기준으로 상승 시마다 매도 리밸런싱을 해왔기 때문이다.

 

금리 사이클과 위험자산 사이클 입장에서 시장은 여전히 상승 추세를 유지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유동성 지표(Global M2)의 흐름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M2는 각국의 통화량(M2)을 미국 달러화로 환산한 수치로, 위험자산 흐름을 약 10주 정도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글로벌 M2는 저점에서 반등과 상승세를 보이며 전고점을 돌파하고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과거 이 지표가 전고점을 돌파할 때마다 증시는 랠리를 기록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1~2개월은 유동성 관점에서 주식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낙관적 전망만 유지하기에는 여전히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최근의 하락 추세는 작년 8월의 조정과 유사하지만, 이번 조정에서는 이번 금리인하기 상승장에서 유지됐던 주요 지지선(초록색 추세선)을 위협하고 있다. 이를 이탈한다면 주식시장은 금리인하기 위험자산의 랠리를 마치고 본격적인 약세장(bear market)에 접어들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최후의 지지선을 깨고 회복이 지지부진한 흐름이라면, 하락장의 위험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미국 증시는 현재 반등의 갈림길에 서 있다. 증시가 빠르고 강하게 반등한다면 상승세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다. 이럴 경우 중요한 저항선으로는 지난해 12월 고점이었던 S&P 500 지수 5,600 포인트가 첫 번째 관문이 될 것이다. 이후 5,800 포인트 부근에 있는 주요 저항선을 추가로 돌파하면 상승 추세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주요 저항선에서 반등에 실패하고, 심리적 지지선과 기술적 생명선(대략 5,450 포인트)을 하향 이탈한다면 시장은 급격히 하락장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자는 현재 구간을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반등이 나타난다면 단기적 투자가 아닌 장기 자산배분의 관점에서 리밸런싱 기회로 활용하고, 위험자산 비중을 조금씩 줄이는 방식으로 보수적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유동성과 달러 인덱스의 흐름, 국채 금리의 변화 등을 계속 주목하면서 시장 심리가 중립 이상으로 회복되는 시점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미국 증시는 아직 본격적 하락장으로 전환되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충분치 않고 일시적 조정이라는 가능성 역시 설득력이 있다. 다만, 경제 지표의 추가 악화, 관세 이슈의 현실화, 지정학적 변수의 확대 등 악재가 추가될 경우 하락장은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공포와 탐욕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객관적으로 시장의 흐름을 읽어나가야 할 것이다.

 

2025년 하반기는 본격적인 경제위기(코스톨라니 달걀 C 국면)가 예정된 만큼, 자산배분 투자자는 지금은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자산을 지키는 관점에서 위험을 헤지(hedge)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 시장이 공포의 벽을 넘어 의미 있는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결국 하락장으로 접어들게 될지 앞으로의 수개월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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