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이가영 기자 young@sda.or.kr] 치과진료는 치과의사의 정밀한 손끝에서 시작된다. 치아를 치료하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힘든 과정 속에서도 환자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이는 곧 사람과 시간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감성과 철학이 쌓이고, 그 깊어진 시선이 문학이 된다. 대한치과의사문인회(이하 치문회)는 이러한 감성을 글로 기록하고 공유하는 치과의사들의 모임이다.
창립 21주년을 맞이한 치문회가 ‘치인문학 10호’를 발간했다. 이번 문집 발간을 이끈 권택견 전임회장을 만나 치인문학 10호 발행 소감, 그리고 치문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치인문학 10호가 발간됐다.
치과의사들이 문학을 통해 교류하고 성장한 흔적을 담은 소중한 기록이다. 의료인으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 삶을 탐구하고 감성을 나누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며 이를 문학적 언어로 풀어낸 글들은 같은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는 공감을, 일반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할 것이라 기대한다.
치문회에 대해 소개한다면
치문회는 치과의사들의 문학 활동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더 넓은 교류를 이어가고자 한다. 단순히 글을 쓰는 모임이 아니라 감성과 지성을 공유하는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치과의사가 글을 쓴다는 것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매일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며 그들의 삶의 조각을 마주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삶과 인간에 대한 고민이 생기고, 그 감정을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치문회는 다양한 장르의 글을 발표하고 토론한다. 문인들을 초청해 문학 강연을 듣기도 하고, 서로의 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글을 잘 써야 하는 모임이 아니라, 문학을 통해 치과의사들이 더 깊이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곳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치문회에 바라는 점
가장 큰 숙제는 젊은 치과의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서 글을 읽고 쓰는 문화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문학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좋은 도구라는 점을 알게 된다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싶다.
간혹 ‘나는 글재주가 없어서 못 해’라고 말하는 동료들이 있는데, 치문회는 문학적 완성도를 평가하는 곳이 아니라 개개인의 삶을 표현하고 함께 나누는 것에 가치를 둔다.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치과계에 한마디
문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메모 한 줄, 짧은 단상도 훌륭한 시작이 될 수 있다. 더 많은 동료들이 치문회를 통해 새로운 시선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기록해나가길 바란다. 소중한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은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란다.
![]()
특히 지난해 별세한 故 신덕재 선생을 기리는 추모 특집을 마련, 그의 삶과 작품을 조명했다. 박용호·임용철 회원의 추모 글과 함께, 신덕재 선생의 시·수필·소설이 수록돼 있다.
시(詩) 부문에서는 김계종·김영훈·남현애·임용철·임창하 회원 등의 풍성한 감성을 담아낸 작품들이 실렸고, 수필 부문에서는 치과의사로 살아가며 겪은 에피소드와 삶의 단상을 문학적으로 풀어낸 글들이 수록됐다.
임용철 회원의 단편소설 ‘소년의 항해’는 독자로 하여금 가슴 깊은 울림을 선사하고, 정재영 회원의 문학평론 ‘융합시 견해로 본 명시산책’은 문학적 시야를 넓히는 기회를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