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30 (금)

  • 흐림동두천 -8.9℃
  • 맑음강릉 -5.7℃
  • 맑음서울 -8.7℃
  • 구름조금대전 -5.9℃
  • 구름많음대구 -5.1℃
  • 흐림울산 -4.6℃
  • 구름많음광주 -3.7℃
  • 흐림부산 -2.1℃
  • 흐림고창 -5.1℃
  • 흐림제주 2.6℃
  • 구름조금강화 -8.3℃
  • 흐림보은 -9.4℃
  • 흐림금산 -8.4℃
  • 흐림강진군 -2.5℃
  • 흐림경주시 -4.8℃
  • 구름많음거제 -0.9℃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진위불명의 시대, ‘증명책임’이 유권자에게 주는 교훈

URL복사

최유성 논설위원

사인 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민법은 거대 제국이었던 로마 시대부터 발전해 왔다. 그 오랜 역사만큼이나 민법에는 인간 사회의 갈등과 선택, 그리고 책임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그중에서도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개념이 있다. 바로 ‘진위불명’의 상황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어떤 사실의 진위를 끝내 밝혀내지 못하더라도, 법원은 이를 이유로 판단을 거부할 수 없다. 만약 법원이 판단을 회피한다면 분쟁은 제도 밖으로 밀려나고, 자력구제가 난무하는 혼란이 초래될 것이다. 이는 곧 법과 질서의 붕괴를 의미한다. 그래서 법은 진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도 반드시 결론에 이르러야 하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장치가 바로 ‘증명책임’의 원칙이다.

 

한편 치협 선거를 앞둔 유권자들 역시 선택을 유예할 수 없는 시점에 서 있다. 선거라는 제도 또한 판단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법원의 역할과 구조적으로 닮아있다. 현재 선거 국면에서 제기되는 프레임은 크게 ‘부정선거’와 ‘회무방해’로 나뉜다. 유권자들은 어느 쪽이 진실인지 쉽게 단정하기 어려운, 일종의 진위불명 상황에 놓여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프레임이 중요한 이유는 지난 임기에 대한 평가가 불분명해질 경우, 공약과 정책 논의 자체가 공염불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2천 년 민법의 지혜는 하나의 분명한 기준을 제시한다. 진위가 명확하지 않을 때, 법은 그 불확실성을 방치하지 않고 증명책임을 통해 결론에 도달해 왔다.

 

즉, 최초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측은 그 주장을 입증할 책임을 진다. 그러나 사법부가 부정선거라는 판결을 내린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그 결론을 부정하며 다른 해석을 제시하려는 측이 다시 증명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이는 특정 진영을 보호하기 위한 논리가 아니라, 판결 이후의 법적 안정성과 공동체의 질서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이다.

 

선거 관련 당선무효 소송의 특성상 신속한 판단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럼에도 임기 3년 중 2년이 훨씬 지난 시점에야 판결이 내려진 점은 혼란을 키운 측면이 있다. 사법부의 명확한 판단 이후에도 여전히 부정선거가 아니라 회무방해라고 주장하려면, 그것 역시 새로운 주장으로서 다시 입증되어야 마땅하다.

 

전문가 집단인 사단법인 치협의 선거가 사법부에 의해 부정선거로 판단되었다. 67쪽 1심 판결문이 명확하고, 항소심도 1월 23일 변론종결과 2월 13일 선고 일정이 결정되었다. 선고 일정상 결과 번복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회무방해의 문제로 돌리려는 현 상황은 치협의 사회적 신뢰와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회무방해는 부정선거에 따른 절차적 수순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선거는 감정의 축제가 아니라 이성의 심판대여야 한다. ‘부정선거’라는 판결도, ‘회무방해’라는 반박도 결국 객관적인 증거라는 필터를 통과해야만 정당성을 얻는다. 오랜 시간 다듬어져 온 민법의 이성은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입증되지 않은 주장에 흔들리지 말고, 증명된 사실 위에서 판단하라는 것이다.

 

치협 회원이자 유권자인 우리 역시 법원과 마찬가지로 판단을 회피할 수 없는 위치에 서 있다. 부정선거와 회무방해라는 프레임 속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다. 다만 그 선택이 혼란이나 감정이 아니라, 책임과 논리에 기초한 판단이기를 기대해 본다. 2천 년을 이어온 민법의 이성이 오늘의 선택 앞에서도 하나의 준거가 되기를 바란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6년 1분기 미국 장기국채 자산배분 전략

미국 장기국채는 2024년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장기간 형성되는 과정에서도 과거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가 정점 구간을 통과한 이후에도 장기 금리는 빠르게 하락하지 않았고, 금리 인하 국면임에도 일정 범위 안에서 횡보와 수렴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기 둔화에 따른 금리 하락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환경이 구조적으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2026년 1분기 현재, 미국 장기국채를 자산배분의 관점에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과거 디플레이션 환경에서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 진입하던 시점인 2019년, 미국 장기국채의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왔다. 당시에는 경기 침체나 금융 위기가 발생할 경우 장기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며 채권 가격이 상승하는 상관관계가 비교적 명확했다.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을 때 장기국채 수익이 이를 보완하며,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는 역할을 수행했다. 다만 이번 금리 사이클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미국 장기국채의 구조가 과거와 달라졌다고 판단해, 동일한 전략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점을 수년 전부터 분명히 해 왔다. 본 칼럼은 미국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