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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치과계의 요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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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태석 논설위원

필자가 사는 곳은 개업하고 있는 대전에서 조금 떨어진 40여 호가 모여 있는 조그만 시골 마을이다. 얼마 전 봄맞이 마당을 가꾸고 있는데 밭일을 보러 가시던 옆집 할머니께서 한창 자태를 뽐내고 있는 튤립을 가리키며 그 꽃이 뭐냐며 물어 오신다. 평소 채소 파종 시기와 나물에 관한 척척박사였던 할머니였기에 튤립도 모르고 팔십평생 아무 탈도 없이 살 수 있었다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흔히 태평성대를 논할 때 중국 신화 속 요순시대를 떠올리게 된다. 백성의 생활은 풍요롭고 여유로워 군주의 존재까지도 잊고 격앙가를 부르는 세상이었고, 정치는 가장 도덕을 갖춘 사람을 임금으로 추대하는 선양이라는 이상적인 정권 이양 방식으로 절대 다툼이 없었다고 한다.

 

요임금이 선양을 하기 위해 은둔하고 있던, 인품이 뛰어나다고 소문난 허유에게 임금 자리를 제안하였고, 허유가 화를 내고 거절한 이야기를 소보에게 하자 더러운 이야기를 들었다며 냇가에 가서 귀를 씻었다. 소에게 물 먹이러 냇가에 왔던 번중보라는 사람이 이 모습을 보고 소보에게 묻고는 더러운 말을 듣고 귀를 씻은 물을 소에게 먹일 수 없다며 소를 데리고 가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모두가 정치를 안 하려고 할 때가 태평성대이고 국민이 편안한 시대에는 지도자가 누구인지 관심도 없거니와 되려고도 하지 않는다. 역으로 북한 같은 독재정권에서는 자신을 우상화하면서 존재를 부각하려 하면 할수록 국민은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협회장을 뽑는 선거제도가 62년 만에 개정되었다 하여 떠들썩한 것을 보면 치과계도 태평성대가 아닌 난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열심히 환자 보는 것만으로 행복한 인생이 보장된다면 협회장이 누가 되든, 선거 방식이 어떻게 되든 우리 관심 밖의 일이 될 것이다.

 

회원들의 의견을 조금 더 폭넓게 수용할 수 있다는 선거인단제로 바뀌었다는 것만으로 치과의사 삶이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기필코 아니라고 본다. 타 의료단체가 가장 민의를 대변할 수 있다는 직선제로 바꾸었어도 만족 못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문제는 제도가 아니고 어떤 제도하에서도 그것을 운영하는 집행부의 회무처리 방식과 기본 철학에 따른 실천 의지가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집행부를 비난하면서 회장선거에 나서는 것은 회원들의 생각과 다르게 회무를 운영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치과의사들은 보건소, 세무서, 보험공단 등에서 오는 쓰레기 같은 공문을 받지 않고 평생 튤립을 모르고도 건강한 삶을 살았던 이웃집 할머니처럼, 천자를 제안받고도 거부한 허유처럼 오로지 본분인 진료에만 정성을 쏟고 가족, 친구들과 인생을 즐기고 싶은 것이다. 따라서 협회는 주어진 제도하에서 회원들의 치기 어린 터무니없는 생각일지라도 조금 더 그들에게 가까이 가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요임금 통치 50년 만에 민정시찰 중 한 농부가 흙 두드리며 불렀다는 격앙가를 치과계에서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 본다.

 

해 뜨면 일하고 해지면 쉰다.  

우물파 물마시고 밭 갈아 밥 먹으니

임금님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

 

해 뜨면 진료하고 해지면 쉰다.   

환자고통 보듬어서 처자식 등 따시니

협회장, 세무서가 내게 무슨 소용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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