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5 (토)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협회에게 호미 선물을

URL복사

기태석 논설위원

얼마 전 아내가 비싸게 주고 사왔다며 예쁘게 생긴 정원용 호미를 들고 호들갑을 떤다. 아름다운 색깔의 강화 플라스틱 제품이었는데 호기심으로 한번 써 보고는 집어 던져버렸다. 기능면이나 손에서 느끼는 감촉이 그것을 받아들이기에는 내키지 않았다. 그 이후 텃밭을 손볼 때마다 토종 호미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며, 그것의 위대함을 알리려 해도 표현력이 짧아 안타까워하고 있던 차에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빠짐없이 글로 옮긴 작가가 있어 그의 글 일부를 소개하려한다.

 

‘호미 예찬’ 중에서 (박완서)

“어떤 철물점에 들어갔다가 호미를 발견하고 반가워서 손에 쥐어보니 마치 안겨오듯이 내 손아귀에 딱 들어맞았다. 마치 구인을 만난 것처럼 반갑고 감동스러웠다”

“호미는 남성용 농기구는 아니다. 주로 여자들이 김을 맬 때 쓰는 도구이지만 만든 것은 대장장이니까 남자들의 작품일 터이니 고개를 살짝 비튼 것 같은 유려한 선과, 팔과 손아귀의 힘을 낭비 없이 날 끝으로 모으는 기능의 완벽한 조화는 단순 소박하면서도 여성적이고 미적이다. 호미질을 할 때마다 어떻게 이렇게 잘 만들었을까 하는 감탄을 새롭게 하곤 한다. 호미질은 김을 맬 때 기능적일 뿐 아니라 손으로 만지는 것처럼 흙을 느끼게 해준다”

“원예가 발달한 나라에서 건너온 온갖 편리한 원예기구 중에 호미 비슷한 것도 본 적이 없는 걸 보면 호미는 순전히 우리의 발명품인 것 같다. 또한 고려 때 가사인 사모곡에까지 나오는 걸 보니 그 역사 또한 유구하다 하겠다”

 

고려 가사가 삼국시대가 배경인 것을 보면 호미가 천년 이상의 세월의 담금질을 통해 살아남은 세련되고 기능적 디자인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고, 농기구들이 거의 기계화 되고 있음에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우리 민족에게는 자랑스러운 유산임에 틀림없다.

 

호미는 종자를 심거나 김을 맬 때 사용하는 기구이다. 여기서 김매기라는 말을 풀어 보면 ‘김’이란 논이나 밭에 자생해 작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쓸데없는 풀(또는 기움)을 말하며 ‘매기’란 뽑아 버린다는 뜻인데, 김매기는 잡초를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흙을 부드럽게 하고  포기사이의 굳어진 흙을 긁어서 공기를 잘 통하게 하고 수분이 유지되도록 하는 역할까지 한다. 이러한 기능은 한번이라도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정확성, 효율성에 있어 박완서 작가의 말에 동감하면서도 그 이상의 찬미 어구를 찾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 것이다.

 

작물과 풀이 혼재되어 있는 상태에서 곡물은 보호하면서 김을 맨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호미가 기계화되지 못하는 까닭이고 그만큼 고마운 이유인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선과 악이 혼재되어 있다. 섬세한 어머니의 손에 호미를 주어 좀비 같은 존재를 족집게처럼 김매기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마찬가지로 치과계에도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압축된 호미라도 빨리 선물해서 발전을 저해하고 괴롭히던 제도나 내부의 갈등을 뽑아내고 공기를 불어 넣어 회원들 사이에 원활한 소통으로 활기를 되찾고 싶다. 그래야만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누를 범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완벽한 호미가 나오기까지 천년의 세월이 걸렸듯이 원하는 치과계가 되기까지 우리도 그만큼 기다려야하나 하는 긴 한숨이 나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5년 4분기 S&P500 자산배분 투자 전략 – 상승장 분석 및 리스크 관리

2025년 4분기, S&P500은 다시 한 번 역사적 고점 부근에 서 있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서 시장은 활기를 되찾았지만, 그 이면에는 글로벌 유동성의 정점과 경기 사이클 전환의 신호가 동시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과 자산시장 프랙탈 분석을 통해, 현재의 상승장이 어떤 구조 속에서 전개되고 있는지 그리고 향후 어떤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지를 살펴본다. 현재의 금리 국면을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으로 단순화해보면, 지금은 금리 인하기의 후반부, 즉 B~C 구간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한다.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경기 둔화와 물가 안정이 동반되는 시점에 이뤄지며, 이때 자산시장은 일시적인 안도 랠리를 보이다가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 상승세가 꺾이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2025년 9월 FOMC 이후 연준은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인하할 계획이지만, 동시에 경기침체 우려와 증시의 버블 가능성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이클의 가장 큰 특징은 1980년부터 2020년까지 약 40년간 이어져온 디플레이션형 경기 둔화 사이클이 아니라, 인플레이션형 금리 인하기라는 점이다. 물가가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가 인하되고 있어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