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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택시기사 그리고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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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논설위원

최근 택시 요금이 600원 인상되었다. 인상된 요금에 맞춰 미터기를 업그레이드하려고 10시간이 넘도록 기다리게 된 기사들의 원성이 자자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필자가 대학생이던 시절에 필리핀에는 치과의사가 남아돌아 택시기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갑자기 생각났다.

 

지난 3년 동안 2,321곳의 치과가 폐업했다는 기사를 최근 접했다. 매일 2군데 이상의 치과가 문을 닫은 셈이다. 필리핀의 택시기사처럼 동료 중 누군가는 치킨 집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은 그저 기우에 그쳤으면 좋겠다.

 

며칠 전 저녁 시간 즈음에 택시를 탔다. 연세가 아주 지긋한 택시 기사 분이 운전 중 발견한 음식점을 보며 갈매기살에 소주나 한잔 하면 좋겠다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즐비한 기사식당을 보며 “저런 집은 다 장사 안 되는 집들이야. 우리 같은 사람들은 가서 먹어보면 금세 알아. 일단 식당은 밥을 잘해야 되는 건데.”

 

사람들이 자기 식당으로 오라고 길가에 나와 손을 흔들고 있다. “주차해준다고 저렇게 수건 흔들고 난리쳐봐야 기사들은 안 가. 식당이면 밥을 따끈따근하게 새로 지어 내놓아야 하는데 미리 지어놓아 파리가 빨고 간듯한 밥 한 숟가락 먹고 나면 그런 데는 다신 안 가지. 기사식당 해서 돈 많이 벌은 식당들은 전부 다 그랬어, 밥이 맛있어 봐. 간장 하나만으로도 맛있게 밥 먹지”

 

흔드는 수건을 보고 들어온 손님이 다음에는 다시 오지 않기 때문에 수건 흔드는 사람을 더 많이 고용하고 외부에는 커다란 간판을 세운다. 불안한 마음에 옆집 식당을 들여다보고 제육볶음 가격을 낮춘다. 인터넷에 광고를 내거나 잡지나 신문에 돈을 주고 광고기사를 요청한다. 그런 악순환을 거쳐 결국은 문을 닫게 된다. 어쩌면 현재 치과계의 모습과 너무나 비슷한 것 같다. 너무나 많은 식당들이 목이 좋은 위치에 자리를 잡고 값비싼 인테리어를 해놓고 손님을 기다린다.

 

조미료를 듬뿍 넣은 음식에 미리 해놓은 밥을 좋은 그릇에 차려 젊고 어여쁜 직원이 들고 나오고 뜨내기 손님을 받는다. 내가 지은 밥맛을 알아주며 꾸준히 찾아오는 손님, 그 밥맛에 이끌려 누군가를 데려올 수 밖에 없는 식당들은 수건을 흔들지 않아도 늘 자리가 부족하다. 그리고 식사를 한 손님이 잘 먹었다는 인사를 남기고 돌아간다.

 

치열한 경쟁의 구도 속에서 치과도 아주 다양한 형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 같다. 데스크에는 코디네이터라는 새로운 직종의 직원이 자리를 채우게 된지 이미 오래다. 안마의자를 들여놓은 곳부터 손톱정리를 해주는 곳까지 아주 다양한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는 곳들도 많다.

 

하지만 정작 환자를 직접 만나는 진료실 직원들에게 그들의 기본 업무인 임상적인 부분들에 대해 지속적인 교육을 진행하는 병원은 매우 드문 것 같다. 피상적인 마케팅, 경영, 서비스 교육과 달리 임상과 연관된 교육은 식당에서 제대로 된 밥을 짓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는 지금 치과에 앉아있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일과 직결된다. 하지만 우리는 길가에 나가 수건을 흔드는 일에만 너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성의 목소리를 내어본다.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는 제대로 된 밥맛을 찾아 다니는 사람보다는 무릎을 꿇고 친절한 목소리로 매뉴얼대로 주문을 받는 서비스가 좋은 식당을 찾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수건을 흔들어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을 벌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마음을 담아 일용할 양식을 제공하고 잘 먹었다는 감사의 인사를 들을 것인지 사이에서 언제나 고민하게 된다.

 

맛있는 밥을 짓는 방법을 고민하는 식당 주인이 많아져서 그런 식당을 찾는 좋은 손님들이 또한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마음으로 지은 밥이 당당하게 더 비싼 값을 받게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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