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1월 기준 서울시내 치과 의료기관 수는 4,660개로 서울시내 편의점 점포 4,150개보다 많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새로운 상가가 생기면 어김없이 치과가 들어서다 보니 ‘한 집 건너 치과’라는 개원의들의 푸념 섞인 자조는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특히나 자리 좋은 곳엔 화려한 경력의 의사들이 전문병원을 꾸려 틈틈이 들어서고, 온·오프라인 상에서 환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열을 올리는 치과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페이스북·블로그 등을 통한 이벤트 할인, 연예인 체험이나 치료 사례에 대한 ‘불법’ 의료광고 등이 늘어나는 것도 그러한 이유 중 하나다.
이럴수록 동네치과들의 불안감은 심화되지만 그렇다고 원장이 치과의 경영부터 스탭 채용, 홍보까지 모두 떠안기에는 역부족이다.
금천구에 개원 중인 20년차 A원장은 “신규 개원의들이 하는 수준의 홍보 마케팅을 따라가기는 힘들다”며 자신만의 노하우는 ‘옆집 아저씨같이 다가가는 포근함’이라고 밝혔다.
홍보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건 어느 개원의들이나 사정은 마찬가지. 오래전 개원한 개원의들은 치과의사로서 첫 발을 내딛던 그 때와 현재, 환자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강동구에 개원중인 35년차 B원장은 “처음 치과를 개원한 수십 년 전에는 환자 진료에만 집중했다면 현재는 진료 뿐 아니라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히 여기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전체적으로 원장의 태도와 함께 스탭들의 마인드와 숙련도,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정도가 환자들에게 어필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원장과 스탭의 역할을 잘 분배해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원장의 경우 최선을 다해 진료하며 경청하고 공감하는 태도를, 스탭은 환자에게 친절하고 따뜻하게 다가가는 태도를 최고의 역할로 꼽았다. B원장은 본인 스탭을 예로 들며, 환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말을 많이 하다 보니 개인적인 얘기까지도 할 정도로 친해진 환자도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치료 전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보여주며 설명하는 것 또한 환자들 입장에서 치료과정을 이해할 수 있고 치과에 더 신뢰를 가지게 하는 지름길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한미영 의료서비스 전략컨설턴트는 “치과선택에 있어 환자들의 덴탈IQ가 높아지고 있어 치과의사들은 그에 맞는 진료방식을 업그레이드 하는 용기가 중요하다”며 이는 “환자가 어떤 점에서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지 등 환자와의 대화를 통해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공급자가 되는 것이 경쟁력을 갖는 첫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지호 기자 jhhan@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