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국내 주요 업체들의 생산본부 및 R&D 현장을 직접 탐방, 국내 치과의료기기산업 역량을 재확인하고, 치과산업의 현주소를 가늠해보고자 특집기획을 마련했다. 그 마지막 시간으로 우리나라 치과계의 대표 기업으로 자리 잡은 오스템임플란트(회장 최규옥·이하 오스템)를 찾았다. 오스템의 R&D는 그 규모에서부터 놀라움을 자아낸다. 매년 매출의 7%를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매출이 매년 올라가다보니 자연스럽게 R&D 비용도 급증하고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올해에만 200억원이다. 연구인력 역시 4개 연구소에서 200여명이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 속에서 개발된 제품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올해 말부터 오스템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제품 출시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편집자주] |
R&D 비용 매출의 7%, 연구인력 200명
오스템의 R&D 역량을 확인하기 위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부산 오렌지타워다. 오스템은 지난 2014년 부산 석대지구에 자리잡은 오렌지타워를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6,000평 규모의 부지에 지어진 6층 건물로 석대지구 내에서도 상당한 크기를 자랑했다.
약 2년 후 다시 찾은 오렌지타워의 위용에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규모가 더 커졌다. 2년 전 1층에만 있던 임플란트 생산라인이 2층까지 확대됐다. 당시 100대였던 CNC도 현재는 142대로 증가했다. 늘어나는 물량을 맞추기 위한 조치였다. 단연 국내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 공급하는 모든 임플란트를 생산한다.
3층에서는 표면처리, 세척, 포장에 이르는 사후공정이 이뤄진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신뢰성평가부서다. 품질보증부서를 두고 있음에도 신뢰성평가부서를 신설해 품질 확보에 각별한 신경을 쏟고 있었다. 대부분의 연구시설은 5층에 위치하고 있다. 여기에는 △피로실험실 △식립실험실 △캐드캠실 △저온 실험실 △바이오의학연구실 △바이오표면연구실 △미생물실험실 △바이오공학실 △치과재료연구실 △표면분석실 △전자현미경실 △임플란트표면연구실 △생체재료실 △캐드캠임상연구센터 등이 있으며 이 모든 것을 통틀어 임플란트연구소라고 칭한다.
여러 종류의 실험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렌지타워의 핵심은 임플란트연구소라고 할 수 있다. 그 규모는 약 700평이며, 30억원에 달하는 각종 실험장비가 들어서 있다. 이외에도 오스템은 △의료장비연구소 △소프트웨어연구소 △뼈과학연구소 등 3개의 연구소를 추가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유니트체어 ‘K3’와 덴탈CT ‘X1’, 골이식재, 그리고 치과 관련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은 전체 인원의 10%선인 200여명에 달한다. 그 중 임플란트연구소에만 100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하니, 그 규모가 놀라울 따름이다. R&D에 투자되는 비용도 상상을 초월한다. 오스템 관계자에 따르면 매년 매출의 7%를 R&D에 쏟아 붓고 있다. 지난해 약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오스템의 올해 R&D 비용은 약 2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매년 매출이 상승하는 만큼 R&D 비용 역시 늘어나는 추세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과감하면서도 지속적인 투자는 오스템이 보유한 특허 출원 개수로 입증된다. 오스템에 따르면 등록된 실용신안과 디자인만 330건, 특허출원은 500건 이상이다. 관련 논문 역시 임상 146편, 비임상 185편 등 총 331편으로 국내 최다 수준을 자랑한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최규옥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R&D
오스템의 R&D는 명품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이뤄진다. 이는 오너인 최규옥 회장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그 일환으로 오스템의 R&D는 모든 연구원이 최규옥 회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오스템 엄태관 전무는 “연구원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오너는 드물다. 하지만 오스템은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라며 “오너가 치과의사다 보니, 연구개발과 관련한 회의 중 돌발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질문을 던진다. 연구원 입장에서는 매우 당황스럽긴 하지만, 우수한 제품 즉 명품을 만들어가는 필수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규옥 회장은 연구원들에게 직접적인 미션을 던져준다. 그것은 바로 ‘고객이 임상에서 느낄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라’는 것”이라며 “백지 한 장의 차이에서 명품과 일반제품의 격차가 발생한다는 생각으로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스템은 지금도 그 ‘백지 한 장의 차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특히 임플란트의 경우 수술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변수를 고려하는 것은 물론이고 철저한 품질 검증을 거친다. 실제로 오스템은 임플란트 개발에 있어 세 가지 측면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직접적인 수술을 할 때, 보철을 씌울 때, 그리고 수술 후의 임상결과 등 제품의 평가항목을 세 가지로 나누고, 각 단계에서 기존 제품과는 차별화되는 요소를 추가한다.
엄태관 전무는 “타사 제품과 비교했을 때 외형적인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다르다”며 “자세하게 공개할 수는 없지만, 각 단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자를 뽑아서 최적화에 나선다. 이러한 사소한 차이는 모두 고객이 임상에서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것들로, 바로 명품 임플란트가 가지는 조건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철저한 품질검증 역시 명품 임플란트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오스템의 품질목표는 3.26ppm이다. 임플란트 100만개를 생산했을 때 불량 임플란트 3.26개를 목표로 생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오스템 관계자는 “현재는 100만개 중 6개 정도의 불량이 발생하고 있으나, 이를 3.26개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임직원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제품 출시까지, 철저한 검증과정
제품 개발이 완료되면 그때부터는 철저한 검증에 나선다. 특히 오스템은 정식 출시 전까지 세 번의 임상검증을 거친다. 첫 번째는 내부임상이다. 제품 개발이 완료된 후 2~3명의 임상가를 통해 임플란트의 특징이 제대로 발휘되는지를 검증한다.
내부 임상을 통과하면 그 다음은 외부 임상이다. 외부 임상은 30~50명 단위로 이뤄진다.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모든 정보는 제품을 수정하고, 업그레이드 하는 데 이용된다. 외부 임상까지 통과한 임플란트는 어느 정도 임상적인 안정성이 보장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오스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마지막 단계인 프리론칭을 통해 다시 한 번 검증에 나선다. 대규모 임상이라고도 불리는 이 단계에서는 적게는 100명에서 많게는 1,000명에 이르는 임상가가 직접 임플란트 시술을 진행하고, 제품 사용 시 느낀 점을 상세하게 전달한다.
엄태관 전무는 “제품이 개발되면 내부임상, 외부임상, 프리론칭(대규모 임상) 등 세 가지 검증단계를 거친다”며 “그 기간이 길게는 2년까지 소요된다. 타사에 비해 신제품 출시가 더디다는 말이 간혹 나오는 것도 이와 같은 철저한 검증과 개발과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단기간 300만개 판매 돌파 ‘TSⅢ’
이렇게 탄생한 제품이 바로 ‘TSⅢ’ 임플란트다. ‘TSⅢ’는 최단기간 300만개 판매를 돌파한 오스템의 대표 제품이기도 하다. 현재는 국내는 물론이고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임플란트로 성장했다고 오스템 관계자는 밝혔다.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 임플란트 매출의 85%를 ‘TSⅢ’가 차지고 있는 만큼,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임플란트라는 수식어도 과장은 아니다.
‘TSⅢ’가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에 있다. 단순 제품개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새로운 표면을 연구하고 업그레이드시켜 나가는 것이 오스템의 강점이라 하겠다.
오스템은 2010년 3월 처음으로 ‘TSⅢ SA’를 출시했다. 같은 해 6월에는 ‘TSⅢ HA’를 시장에 내놓았다. 2년 뒤인 2012년 6월에는 ‘TSⅢ CA’가, 그리고 올해 초에는 ‘TSⅢ BA’가 정식 출시됐다. 이 모든 라인업의 핵심은 지속적인 표면 업그레이드에 있다.
이중 가장 최신 제품에 해당하는 ‘TSⅢ BA’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SA 표면 형상 능력과 HA 표면의 골 반응 능력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제품이다. SA는 임플란트와 뼈의 부착력 보장과 장기적인 노출 표면의 최적화에 기여하며, HA는 우수한 초기 치유력과 Bad Bone의 성공률 증진에 기여한다.
특히 ‘TSⅢ BA’는 생흡수성 HA 초박막(20nm) 코팅에 친수성 표면 기술을 더한 친수성 BA로 불리는데, 친수성 BA는 최적의 SA 표면 형상과 Ra 2.5~3.0㎛에 이르는 최적의 거칠기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초박막 저결정성 HA 코팅으로 티타늄과 HA의 동시 노출이 가능하고, 그 결과 초기부터 뼈와 픽스처의 원활한 접착과 Bad Bone에서의 뼈 재생력 증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명품만 오스템의 이름을 달 수 있다!
명품만을 추구하는 오스템의 고집은 타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보클라비바덴트와 카보가 대표적이다. 오스템이 이들 회사의 제품을 취급하는 이유는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명품을 생산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엄태관 전무는 “이보클라비바덴트나 카보는 명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고객들에게 명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한 취지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 개발상품이든 타 회사 상품이든 명품을 취급하고자 하는 오스템의 철학에는 변함이 없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임상에서 느낄 수 있는 명품만의 차별화를 제공하고자 한다. 다만 한 가지 흠이 있다면, 가격이 비교적 높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품만을 고집하는 우리의 철학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엄태관 전무는 이와 관련한 한 가지 에피소드를 전했다. 엄 전무는 “교정용 전동 드라이버를 취급하는 기업이 하나 있었다. 그들 역시 시장에서 줄곧 전동 드라이버만을 생산해온 전문기업이었는데, 오스템의 품질 시스템을 통과하는 데에만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그 과정에서 해당사의 품질담당 이사가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고 전했다.
오스템, 디지털 덴티스트리에 뛰어들다!
올 하반기 오스템이 디지털 덴티스트리에 돌입하는 신호탄으로 가이드 서저리를 출시한다. 최근 치과계가 디지털 덴티스트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오스템의 이번 소식은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오스템은 이미 3년 전부터 디지털 덴티스트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 결실이 이제 표출된 것뿐이다.
특히 오스템은 디지털 덴티스트리를 이루는 모든 시스템을 국산화할 계획이다. 데이터를 얻기 위한 구강스캐너와 CT에서부터 올 하반기 출시되는 가이드 서저리, 그리고 이를 출력할 3D 프린터와 캐드캠 등 모든 시스템에 대한 국산화를 진행 중이다.
이미 덴탈CT ‘X1’은 프리론칭 단계에 있으며, 3D 프린터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디지털 덴티스트리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엄태관 전무는 “오스템은 3년 전 디지털 덴티스트리 개발에 착수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 치과시장이 앞 다퉈 디지털 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조급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최상의 시스템 구현을 위해 숙고에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덴티스트리의 초점은 사용 편의성에 맞춰질 예정이다. 정확성이야 당연히 담보돼야 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사용자의 편의성을 적극 고려했다”며 “올 하반기 출시될 가이드 서저리 역시 보다 정확한 시술을 사용자가 최대한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사용자가 편하게 수술할 수 있을 때 우수한 임상결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
Interview_ 엄태관 전무 (오스템임플란트) “현존 최고 임플란트 ‘SOI’ 올 하반기 출시” Q. 연구개발에 있어 최규옥 회장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최규옥 회장이 연구개발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기 때문에 수도 없이 많은 에피소드가 존재한다. 소위 말하는 퇴짜를 놓는 상황도 부지기수 발생한다. 특히 연구개발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다 보면, 회사 오너에게 보고를 한다는 느낌보다는 고객과 연구원이 토론을 하는 듯한 인상을 받을 때가 있다. 그 만큼 모든 부분을 고객인 치과의사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방증인 것 같다. Q. 연구개발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Q. 디지털 덴티스트리의 국산화, 어려운 점은 없는지? Q. 차세대 임플란트 개발의 진행상황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