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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이장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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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9년 전, 바빴던 대전시치과의사회 회장을 끝낼 무렵, 미안한 마음에 넌지시 전원생활을 제시했고, 가족들은 단순히 술을 덜 먹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순순히 승낙해 주었다. 9년이란 세월은, 서울에서 태어나고, 지방이지만 도시생활만 한 필자에게 파, 마늘이 겨우내 언 땅에서 살아난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옥수수는 ‘대학 찰’이 맛있다는 것, 둥굴레차는 뿌리를 말리고 볶아서 끓인다는 것을 알게 해줄 만큼 긴 시간이었다.

 

이사한지 1년 쯤 지났을 때였다. 40여 호 되는 조그만 마을에 이장선거를 한다며 며칠 전부터 마을 방송에 불이 났다. 나는 마을 아낙들이 모이면 이장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소리를 어깨 너머로 익히 들어왔던 터라 호기심 반으로 이장 선거에 참석하기로 했다. 현 이장 대 전 이장의 싸움이었다. 전 이장은 잘 모르는 분이었고, 나보다 네댓 살 아래인 현 이장보다 열 댓 살은 훌쩍 위일 것 같은 마음씨 좋게 생긴 어르신이었다. 나는 귀동냥으로 이장 욕을 해대던 아낙들의 수를 세어보며, 마을의 변화를 기대하며 개표를 지켜봤다.

 

결과는 전 이장은 두 표(본인과 필자) 뿐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장의 권한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지대했고, 조그만 혜택이라도 받으려면 뒤에서 욕을 할지언정, 그를 찍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또한 전 이장은 비리로 쫓겨났던 전력을 가졌음에도 권력의 달콤함을 못 잊어 또 나왔고, 주민들은 조금 덜한 놈 뽑는다는 생각에 현 이장에게 몰표를 준 것이었다. 그 날 이후 마을 일에 관심을 가져보니 독거노인, 장애인 등급 조정, 노인 회관 운영 지원, 산에 묘지 쓰는 일, 택지개발 등 허가와 관련해 이장이 권력 남용과 이권 개입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뭔가 해보려고 생각은 해봤지만 당장은 역부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장은 어느 집 숟가락 수까지 알아야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군수는 정치적으로 될 수도 있지만 이장은 혈연과 지연, 학연이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나같이 아무것도 없이 굴러들어 온 돌이 이장을 하고 싶다면 혈연 학연은 새로 만들 수는 없고, 지연이라도 만들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땀 흘리는 일을 많이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선거에 필요한 스펙을 만들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필자가 이장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은퇴 후 이루고 싶은 몇가지 꿈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는 조그만 내를 끼고 있는 계곡 마을을 꽃과 꽃나무가 사시사철 피는 아름다운 동네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고, 두 번째로는 집에서 3㎞ 정도 거리에 있는 중학교에서 그 동안 쌓아 온 사회 인맥의 재능 기부를 받아 학생들의 꿈을 키워 줄 수 있는 교육을 해보고 싶다. 세 번째로는 더 가까운 곳에 있는 보건지소에서 구강보건 교육과 예방 치료 봉사를 해 보는 것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이장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지금은 안 되고 은퇴시기에 맞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것이다.

 

얼마 전 어느 협회장후보 선거 캠프에서 은퇴를 앞둔 시니어를 위한 정책이란 주제로 발표한 적이 있다. 어느 직업이든 은퇴 후의 계획이 이루어져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어야 훌륭한 직업이고 부러워하는 직업이 될 것이다. 힘들어하는 젊은 치과의사들의 진입 장벽을 허무는 정책도 중요한 일이겠지만 노후를 멋지고 풍요롭게 보내는 치과의사를 만드는 것도 협회가 신경 써야 할 몫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협회는 다가오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시기에 한발 앞서 이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 개발을 서둘러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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