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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주차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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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 (48)

며칠 전 광주에서 개최됐던 강연회 후 마련된 회식 장소에서 문득 교수님께서 그 중 한 선생님의 사주를 취미 삼아 보아주라고 하셨다.

 

요즘은 아이폰에도 음력 달력인 만세력이 나와 있어서 바로 찾는 것이 가능하여 생년월일로 8글자를 보며 설명하였다. 음양오행과 명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니 이런 저런 이유로 얼마 전부터 병원에 출근하는 것이 싫어지지 않았냐고 물으니 너무 잘 맞는다며 복채까지 주시기에 웃으면서 자리가 파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 속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맥주로 희석시켰다.

 

수련 받을 때부터 개원하여 1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 출근하여 주차시키고 한동안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앉아 있었던 날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얼마나 많은 사연들이 열어야 할 운전석 문을 무겁게 하였던가. 세월이 지나면 가벼워지겠지 하고 생각하였건만 이젠 세월의 무게까지 실리는 듯하다.

 

아직도 주차시켜 놓고 몇 분씩 앉아 있다가 내리는 필자에게 병원 출근하기 싫지 않느냐는 질문은 마치 자기 고백처럼 들렸었다.


수련 시절엔 엄청난 양의 잡일 때문에, 힘들게 하는 윗 년차가 싫어서, 과장님이 무서워서 등이 이유였다. 공직에 있을 때는 수익을 올리라고 푸쉬하는 병원과 스탭 간의 문제, 타과 간의 문제 등이었다. 개원을 하면 좀 나아지리라 생각했다. 개원 역시 종류는 다르지만 수많은 사건들로 인하여 결코 편하지만은 않았다.

 

아니 갈수록 더 심해졌다. 과거엔 진료만 잘하면 되었고 나머진 소소한 잡일이었다. 그러던 것이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순간부터 잡일이었던 일들이 행정일로 바뀌면서 업무의 한 파트로 자리잡았다. 이젠 보험, 세무, 행정은 진료와 거의 같은 비중으로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으로 자리를 잡았다. 짧은 기간에 참 많은 변화였다.

 

더불어 환자들 또한 참 많이 바뀌었다. 과거엔 환자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얻을 길이 없었고 의사 또한 그 수가 적어서 희소가치도 있었다. 따라서 환자들은 의사 말에 잘 따랐었다. 허나 지금은 본인이 알고자 하는 것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거나 질문을 하면 바로바로 여러 루트를 통해 수많은 답변을 들을 수 있다.

 

따라서 의사의 전문적 가치가 하락했고 치과의사의 수적인 증가는 가치하락으로 이어져서 스스로의 품위를 지키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 같은  많은 변화들이 결국 출근 후 차에서 내리기가 두려워 의자에 앉아 있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한다.

 

마치 치열한 전쟁터를 떠나야 하는 사람처럼 이라고 하면 너무 비약한 것일까? 내용은 다르지만 필자만의 마음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든다. 보통은 여기에 하나의 내용이 더 덧붙여 있을 수 있다. 다름 아닌 가정사이다. 필자는 기러기이다보니 시시콜콜한 가정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시시콜콜한 가정사가 큰일들로 바뀌면 아마도 하루 종일 차 속에서 내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요즘은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살자고 생각하고 노력하려 한다. 많은 사람이 미래를 위하여 오늘의 행복을 접는다. 필자도 과거엔 참 많은 오류를 범했다. 그 때마다 가장 가까운 이들이 힘들어지고 희생을 강요당하였었다. 그러다 어느 날 오늘의 행복이 소중함을 알았다.

 

가까운 이들의 희생에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 이젠 학생 때처럼 시험볼 일 없는 필자에게 미래를 위한 준비란 그리 큰 의미가 없어진 듯하다. 먹고 살 것이 떨어지면 공기 좋은 어느 절에 가서 개밥이나 주면서 살면 노후는 어렵지 않을 듯하다.

 

그도 아니면 어느 공원에 돗자리 펴고 사주팔자, 관상, 손금을 봐주면 필자와 아내가 먹고 사는 데는 지장 없을 것 같다. 오늘 역시 차에서 바로 내리지 못했다. 그래도 오늘은 다행이었다. 원고 마감일에 걸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하느라 내리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 고민이  환자 문제도, 가정 문제도 아니란 것에 너무도 감사하다. 끝으로 차에서 내리기 어려운 이들이 계시다면  하루 빨리 마음의 평화가 오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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