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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슬픈 사회 자화상, 광풍(狂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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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17)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TV에서 시골할머니가 코인투자에 실패하여 평생 모은 자금을 모두 손실을 본 내용이 방송되었다. 요즘 젊은 세대에서도 코인투자가 열풍을 넘어 광풍이다. 주식시장이 주춤하니 모두가 코인투자로 갈아타고 있다고 한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시골할머니 쌈짓돈까지 정체불명의 코인이 빨아들이는 지경이 되었는가. 단순히 시골할머니 쌈짓돈 사기 사건을 넘어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일면이다. 코인투자로 90% 이상 손실을 보고 슬퍼하며 망연자실하는 할머니가 현재 우리 사회 모습이고 미래여서 슬프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한탕주의를 넘어 올인성 도박에 중독되었다. 영끌 부동산 투자는 금리인상이라는 독박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도박이다. 영끌 대출 주식투자 또한 불확실에 대한 투기로 도박이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코인투자는 도박의 정점이다. 주식 전문가들은 자기 돈으로 하면 투자이고 빚내서 하면 투기라고 말한다. 최근 정치인들이 선거 표를 의식해서 젊은이들에게 집값 90%까지 대출해주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정신 나간 말이다. 90% 대출받아 구입한 주택이 폭락하면 그들 인생도 같이 폭망하는 것을 알면서도 단지 ‘표’만 생각하는 정치인들은 당뇨병 환자에게 원인 치료는 무시하고 당분만 공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대출해주지 않으면 주택을 구입할 수 없지만, 구입 능력이 떨어지면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경제 이치다. 구입 수급이 존재하는 한, 가치 하락은 오지 않는다. 자기 능력으로 구입할 수 없는 것을 구입하면 거품이다. 미국금리가 오르는 순간 부동산 버블이 터지는 시한폭탄 타이머가 작동된다.

 

비트코인은 예전 한국 프로그램에서 주던 도토리 같은 온라인 암호화폐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2008년에 개발해 2009년에 배포되어 불과 13년만에 주식에 버금가는 위치에 올랐으니 나름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후에 등장한 이더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에이코인 등등 수많은 유사품이 있다. 이런 유사품을 통칭하여 알트코인이라 한다. 비트코인은 달러처럼 일종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가치가 유지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 구성을 보면, 60세 이상이 베이비부머 세대이다. 이들 부모세대는 전쟁을 겪으며 목숨을 걸고 치열한 삶을 살았던 한국발전의 희생 아이콘이었다. 60대는 스스로 격동적 발전 시기를 지나며 많은 재산을 모은 ‘안 되면 되게 하던’ 세대다. 그들이 둘만 낳아 잘 기른 세대가 30~40대이다. 이들은 치맛바람에 의하여 파괴된 학교 교육 속에서 일등만 생각하고 자신만 잘나면 되던 ‘엄마에게 물어보면 모든 것이 해결되던’ 세대다. 그들이 낳은 20대가 고도성장이 멈추고 무엇을 해도 길이 보이지 않는 취업 불가의 ‘엄마에게 말해도 해결되지 않는’ 세대다. 슈퍼맨 엄마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었던 30~40대와 엄마 능력한계와 무엇도 할 수 없는 시대를 맞은 20대가 돌파구로 만들어 낸 것이 영끌 부동산 투기이고 코인 광풍이다.

 

광풍(狂風)이란 ‘미친 듯이 사납게 휘몰아치는 거센 바람’이란 뜻으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바람이 지나고 난 자리다. 슈퍼맨 엄마마저 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를 당면할 30~40대와 코인투자 손실로 모든 것을 잃고 희망마저 상실했을 20대의 모습이다. 과연 그들이 광풍이 스쳐간 폐허를 딛고 다시 설 수 있는 용기가 있을까. 이미 우리 사회는 모두가 한방을 노리는 도박광풍에 휩싸였다. 부동산광풍, 주식광풍, 코인광풍, 정치 포플리즘, 정치독선 등등 모두가 각 분야에서 도박을 행하고 있다. 도박은 늘 허탈하게 끝난다. 빨리 깨달음을 얻고 일어난다면 새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아픔을 극복해야 하는 문제와 새로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만약 미련으로 주위에 맴돌거나 포기하고 주저앉으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한다.

 

필자가 우려하는 것들이 모두 기우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비록 선택은 그들이 하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몬 모든 이들에게 책임이 있다. 광풍이 무탈하게 미풍이 되기를 바랄 뿐인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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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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