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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본인부담금 할인 시 법적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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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하태헌·이정은 변호사의 법률칼럼-11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세종의 하태헌, 이정은 변호사입니다. 이번호에서는 이른바 ‘본인부담금 할인’이 문제된 사안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관계법령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행위를 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의료법 제88조 제1호), 자격정지 2개월에 처해질 수 있게 됩니다(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10호).

 

의 료 법

 

제27조
③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ㆍ알선ㆍ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는 할 수 있다. 

1. 환자의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개별적으로 관할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의 사전승인을 받아 환자를 유치하는 행위
2. 「국민건강보험법」 제109조에 따른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아닌 외국인(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제외한다)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행위

 

제88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27조 제3항을 위반한 자. 

 

제66조(자격정지 등)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술과 관련한 판단이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는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수 있다.
10. 그 밖에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때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보건복지부령 제773호]

 

[별표] 행정처분기준(제4조관련) 
제2호 (가)목 20 

20) 법 제27조제3항을 위반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 그 밖에 유인하거나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한 경우

법 제66조

제1항제10호

자격정지 2개월

 


■ 사실관계
피고인 A는 갑 병원 원장이고, 피고인 B는 갑 병원의 행정부장으로서, 행정업무의 전반을 책임지고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피고인들은 갑 병원에서 환자(주로 직원들과 직원들의 가족 등 지인들에 해당)를 상대로 본인부담금을 할인해 준 것을 비롯하여, 총 200여회에 걸쳐 환자들의 본인부담금을 할인해주었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인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에 유인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 관련 법리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 또는 의료급여법의 규정에 의한 본인부담금을 면제 또는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영리의 목적’은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을 말하는 것으로서 영리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사람이 반드시 경제적인 이익의 귀속자나 경영의 주체와 일치하여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불특정’은 행위 시에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대방이 특수한 관계로 한정된 범위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대법원 2017. 8. 18. 선고 2017도7134 판결). 그리고 여기서 ‘유인’이라 함은 기망 또는 유혹을 수단으로 환자로 하여금 특정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과 치료위임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말합니다(대법원 1998. 5. 29. 선고 97도1126 판결 참조).

 

그리고 위 조항은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아닌 자의 환자 유인행위 등을 금지함은 물론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의 환자 유인행위나 그 사주행위까지도 금지하는 취지입니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5도1765 판결 참조)

 

■ 법원의 판단 
위 판결의 제1심은 피고인들의 본인부담금 할인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나아가 피고인들이 직원들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가족 등 지인들에게도 본인부담금을 할인하여 준 점, 그리고 환자 수납액을 아예 받지 않기도 한 점, 의료기관은 본인부담금에서 할인한 금액 이상으로 공단이나 기금으로부터 비용을 지급받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에게 ‘영리의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 피고인들이 의료법 제27조 제3항을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피고인들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위법성의 인식이 중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병원의 매출액에 비하여 그 할인액이 매우 적어 실제로 환자 유인의 효과는 없었다고 보이는 점을 참작하여 그 형의 선고를 유예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제2심은 ‘본인부담금 감면 행위가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금지하는 유인행위에 해당하려면, 단순히 본인부담금 감면행위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특히 의료인의 본인부담금 감면 행위를 금지되는 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려면 기망 또는 유혹의 수단으로 환자가 의료인과 치료위임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거나, 환자 유치 과정에서 환자 또는 행위자(일명 브로커)에게 금품이 제공되거나 의료시장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해하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해석론을 바탕으로, 피고인들은 갑 병원 소속 의사, 직원, 가족, 친인척, 진료협력계약을 체결한 협력병원 직원, 가족 등에 한해 일정한 감면기준을 적용하여 본인부담금을 감면하였고, 이러한 감면대상 범위가 감면 대상이나 실제 감면받은 횟수 등을 고려할 때 의료시장의 근본 질서를 뒤흔들 정도에 이른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보면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의료법 제27조 제3항 위반죄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여(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0도16936 판결), 피고인들의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 비급여 진료비를 할인 또는 면제하는 행위는?
한편, 비급여 진료비를 할인 또는 면제하는 행위는 ‘국민건강보험법 또는 의료급여법의 규정에 의한 본인부담금을 할인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및 의료급여법에 의한 급여대상이 아닌 진료비로서 의료인이 스스로 그 금액을 자유롭게 정하고 환자 본인이 이를 전액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 진료비까지 위 규정상 ‘본인부담금’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형벌 법규를 지나치게 확장 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 허용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헌법재판소 2019. 5. 30 자 2017헌마1217 결정).

 

■ 시사점
의료인이 환자들의 본인부담금을 감면해주는 것은 원칙적으로 사적 자치의 영역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법은 위와 같이 의료시장의 질서를 유지하고자 본인부담금 할인을 통한 환자유치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진료비 수납에 있어서 ‘국민건강보험법 또는 의료급여법의 규정에 의한 본인부담금을 할인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합니다. 

 

만일, 직원들이나 직원의 친인척, 지인들 등을 대상으로 본인부담금을 감면해준 것이 문제가 되어 형사재판을 받게 된다면, 법원은 위 판결과 같이 의료인이 ‘영리 목적’으로 그와 같은 할인행위를 하는 경우에 대해서만 의료법 위반으로 보고 있으므로, ‘영리 목적 유인행위’를 한 것이 아니었음을 적극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위 혐의로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선고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면허정지 등의 행정처분까지 받을 수 있으므로, 수사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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