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 전영선 기자 ys@sda.or.kr]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김민겸·이하 서울지부)와 로봇앤드디자인(회장 김진오)이 치과용 석션 로봇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한다. 양 기관은 지난달 25일 치과의사회관에서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협약식에는 서울지부 김민겸 회장, 박경오·윤왕로 자재이사, 최민식 정보통신이사, 그리고 로봇앤드디자인 김진오 회장과 범희락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본격적인 업무협약에 앞서 서울지부 김민겸 회장과 로봇앤드디자인 김진오 회장은 업무협약의 배경과 향후계획 등을 피력했다. 먼저 김민겸 회장은 “보조인력난은 현재도 진행 중인 치과계 최대 난제다. 게다가 인구 구조의 변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치과로의 인력 유입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치과계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보조인력난을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으로 바뀌어갔고, 이를 타파하기 위한 노력이 조금씩 싹을 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지부와 로봇앤드디자인이 공동연구에 착수할 치과용 석션 로봇 및 장비개발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노동강도가 높은 석션 업무를 대체해 치과 내 생산성을 대폭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MOU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로봇앤드디자인 김진오 회장은 “체어사이드 밀링기를 출시하며 치과계와 연을 맺게 됐고, 그 과정에서 석션 로봇에 대한 치과계의 요구를 접하게 됐다. 내부적으로도 석션 로봇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던 차에 서울지부의 좋은 제안으로 업무협약을 맺게 됐다”며 “서울지부와의 협력 속에서 석션 로봇 개발이라는 결실을 맺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서울지부와 로봇앤드디자인 양 기관은 치과용 석션 로봇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하게 된다. 치과용 석션 로봇 개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양측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업무협약의 유효기간을 별도로 두지 않고, 치과용 석션 로봇 개발이 완성될 때까지 협약을 유지하기로 하는 등 반드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궁여지책 No!, 새로운 대안 부각
구인구직난 해소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석션 로봇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부터 “현실성이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석션 보조장치부터 서빙로봇까지 등장하며 개원가의 진료실 환경은 이미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A원장은 얼마 전 석션 보조장비를 구입했다. 진료스탭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석션을 잡아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 지금은 각 체어마다 1대씩 구비하며 사람이 아닌 기계와 손발을 맞추고 있다. A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서빙로봇도 1대 들였다. 식당에 가면 종종 볼 수 있는 서빙로봇이 진료스탭을 대신해 필요한 기구와 장비를 가져다준다. 미리 필요한 기구를 세팅해두고 유니트체어 등 필요한 위치에서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척척 손이 닿는 곳까지 가지고 온다. 퇴근 시 로봇청소기를 가동하는 정도는 이미 일상이 됐다.
A원장은 “적지 않은 투자비용뿐 아니라 장비 사용에 익숙해지는 시간, 석션 외 다른 업무로 진료스탭의 역할을 재분배하는 노력이 필요했지만 현재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면서 “진료스탭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1.5인 이상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원장은 “인근 의원에서는 대기실 직원 대신 키오스크를 두고 접수와 수납을 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키오스크 사용이 일상화되다 보니 환자들도 사용에 불편함이 적고 인력소모도 적은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진료스탭들도 이러한 변화가 나쁘지 않다. 서울에 근무하는 B치과위생사는 “석션 보조장비를 사용하게 되면서 단순업무에서 벗어나 스케일링이나 환자응대 및 상담, 보험청구 등 본연의 업무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C간호조무사 또한 “원장님 진료 시 항상 옆에 서서 보조해야 하는 업무가 줄어들면서 업무강도가 크게 낮아졌고, 근무환경이 좋아졌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최근 개원가에서는 진료스탭 구인난 해소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C원장은 “치과위생사, 간호조무사 등 필수 인력은 늘 부족한 상황이지만, 구인구직게시판 등에서는 정규직보다는 파트타임 근무를 선호하는 스탭들이 많고 파트타임 고용은 한결 수월했다”고 전했다. 결혼 및 육아로 인해 현장을 떠나있는 치과위생사나 간호조무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정규직원 외에 부족한 인력은 파트타임으로 고용하고, 석션 보조장비나 서빙로봇 등을 활용해 업무강도를 줄이고, 치과환경관리사나 소독관리사와 같은 일반인들의 도움을 받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진료실 환경을 바꿔가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궁여지책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