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전영선 기자 ys@sda.or.kr] 치과 양도양수 시 기존 환자의 후속치료와 같은 무형의 가치에 대한 인수인계까지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치과 양도양수를 마친 인천광역시의 한 치과에서 기존 환자의 후속치료 문제로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취재과정에서 파악한 치과 양도 원장의 행태를 봤을 때 ‘먹튀치과’ 정황이 의심되는 부분도 있어 피해환자의 법적대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경영악화가 단초?
피해환자 보호자의 주장에 따르면, 최근 피해환자가 내원하던 치과로부터 원장이 바뀌었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문자를 받은 것은 2~3주 전이며 치과 원장이 바뀐 것은 1월경으로, 치료비를 선납하고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취재를 종합해보면, 피해환자는 현금 결제 시 할인혜택을 제공해주겠다는 말에 치료비를 모두 납부한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했다. 다음 내원일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원장이 바뀌었다는 문자를 받게 됐고, 자초지종을 파악하기 위해 해당 치과로 갔지만, 기존 원장은 만날 수 없었다.
치과를 양수한 원장은 현금으로 선납결제를 하고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환자가 한 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환자들에게 문자를 발송하게 됐다는 것. 특히 양도한 원장으로부터 환자 인수인계에 대한 그 어떤 얘기도 듣지 못한 상황으로 본인 역시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치과는 인천광역시에서 2000년대 초부터 개원생활을 이어오던 치과였다. 시장 주변에 자리한 치과로 인근 상인은 물론이고 동네에서도 친절하고 꼼꼼한 진료로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지역에 개발이 이뤄지면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고, 덩달아 치과도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심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과를 새롭게 리모델링을 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지만, 개원환경이 뜻대로 개선되지 않으면서 경영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특히 리모델링 비용도 제대로 지불하고 못하고, 심지어 개인회생도 신청한 것으로 안다는 언급도 있었다.
부채까지 떠안는 포괄적 양도양수
장비 리스료·기공료 등 부채까지 확인해야
치과 양도양수는 치과계에서 늘상 일어나는 일이다. 특히 개원환경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수도권의 경우 치과 양도양수 사례가 유독 많이 일어나는 만큼,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포괄적 양도양수는 차트는 물론이고, 기존의 치과가 가지고 있는 장비 리스료와 남아있는 임플란트 재료, 정산되지 않은 기공료 등 해당 치과의 명의로 발생한 부채까지 모두 떠안는 것으로 꼼꼼한 체크가 동반돼야 한다. 과거 명의대여 의사들이 치과의 명의를 옮기는 과정에서 이 같은 포괄적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부채에 대한 책임까지 지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환자의 후속치료와 치료비 납부여부 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라도 차트는 하나하나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한 개원의는 “치과를 양도양수 할 때는 챙겨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남아있는 임플란트 재료와 장비 리스료, 선납으로 치료된 환자들의 후속처치 등 무형의 가치를 유형으로 환산해 양도양수 금액에 반영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환자 입장에서도 선납결제 또는 현금결제 시 할인을 해준다는 방식으로 유도를 한다면, 한 번쯤 의심할 필요가 있다. 치과경영이 투명해지면서 대부분이 카드 결제이고, 현금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현금영수증을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 또 다른 개원의는 “현금할인을 유도하거나 과도한 덤핑을 일삼는 치과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환자들의 입장에서도 좋다”며 “가급적 지역에서 오랫동안 함께 성장해온 동네치과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