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노인 인구의 증가는 피부로 느낄 정도다. 또, 경제적 발전과 함께 많은 사람이 건강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태어나서 성장 후 청·장년기의 비교적 건강한 시기를 지나 노인이 되면서 쇠약기를 거쳐 타인의 도움에 의존하다가 결국 사망에 이르는 인생 전체의 과정을 놓고 볼 때 우리 모두는 건강한 시기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고 의존적 시기는 최소화하고 싶을 것이다. ‘노쇠(frailty)’가 아닌 건강한 ‘노화(aging)’를 맞이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노화는 모든 사람이 겪는 정상적인 과정이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 신체적·인지적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노쇠는 전반적인 신체 기능이 저하되면서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생리적 예비능력이 감소되고 외부의 스트레스(정신적인 것뿐만 아니라 급격한 온도변화, 외상 등 외부의 모든 자극)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각종 질병 발생 증가, 장애나 의존성, 낙상, 장기 요양의 증가, 결국 사망률 증가와 같은 부정적인 건강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커지는 상태다.
노쇠하면 삶의 질이 저하되고 사망할 위험이 커진다는 말이다. 좀 더 쉽게 예를 들면,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하고 근력이 떨어지는 것은 노화 현상이며, 이런 증상이 급격히 진행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비정상적인 노화를 노쇠라고 할 수 있다. 노쇠 평가법으로 Fried의 노쇠 진단 기준이 흔히 사용된다.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활력 감소, 허약감, 보행 속도 감소, 신체활동 감소의 5가지 중 3가지 이상에 해당할 때 노쇠라고 진단한다. 1~2개에 해당되는 경우를 전노쇠(pre-frailty), 그리고 하나도 해당되지 않는 경우를 건강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면 구강 건강은 이런 전신 노쇠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요즘 의학계의 화두인 근감소증(sarcopenia)은 발생 시 노쇠의 악순환으로 접어들게 되므로 예방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근력운동과 함께 적절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구강은 음식물을 먹고 소화하는 영양 공급의 출발점으로, 튼튼한 치아로 음식물을 잘 씹어서 삼킬 수 없다면 영양적으로 중요한 단백질이나 미량 원소 공급에 문제가 생겨 전신이 건강하기 힘들다.
따라서, 노쇠 예방을 위해 구강 건강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영양 섭취 외에도 구강 건강은 노인의 삶의 질, 사회활동, 인지 기능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구강 노쇠(Oral Frailty)란 구강악안면 영역의 기능 저하를 말하며, 씹을 수 없는 음식 수가 증가하고, 식사 중 목멤이나 흘림, 어눌한 발음 같은 증상을 나타낸다. 구강 노쇠로 잘 씹고 삼킬 수 없다면 영양 저하(under-nutrition)또는 영양 불량(malnutrition)이 나타나기 쉽고, 이는 근감소증을 유발하며, 노쇠를 거쳐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 위험이 증가한다.
이는 일본에서 약 4년간 노인을 관찰한 연구에서 구강 노쇠가 있을 경우 노쇠, 근감소증, 장애, 사망률 모두 2배 이상 높았고 누적 생존율에서도 차이를 나타낸 결과를 통해 입증되었다. 이 외에도 구강 노쇠가 앞서 언급한 구강 노쇠 이후의 각 단계에 미치는 영향은 많은 연구가 뒷받침하고 있다. 즉, 구강 노쇠는 전신적 노쇠가 곧 나타남을 알림과 동시에 방치하면 노쇠를 거쳐 사망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구강 노쇠를 예방하는 것은 전신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정확한 칫솔질을 통한 ‘구강위생 관리’와 ‘정기적 잇몸 검진 및 관리’를 통해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여 잘 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잘 씹을 수 없거나, 음식을 잘 흘리거나, 말이 어눌하거나 입 안이 건조하다고 느끼면 즉시 치과의사를 찾아서 적극적 치료와 운동을 시작하여 구강 노쇠의 진행을 예방해야 한다.
구강 건강을 위한 이런 노력은 노쇠가 아닌 건강한 노화를 위한 시작이다.
강경리 교수(강동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경북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치의학 석사, 박사
강동경희대치과병원 교육수련부장, 기획진료부원장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과장
대한노년치의학회 학술총괄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