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사이클 기반 자산배분 전략
2024년 12월 11일 현재 첫 금리인하(B) 이후 연준의 기준금리 사이클에 따라 위험자산의 랠리가 진행 중이라고 지난 칼럼에서 다뤘다. 일반적으로 많은 투자자들은 “지금 사서 언제 팔까?”라는 단기적 관점의 매매에 치중하지만, 필자는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금리인하기, 거시경제 지표, 대중심리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전략적 접근을 소개하고 있다. 앞으로 기고를 통해 ‘B~C 구간’이 진행되는 동안 버블 랠리와 그 이후 도래할 경제위기(C 이벤트)에 대비한 출구전략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보려고 한다.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통해 금리 사이클을 살펴보면, 금리가 고점을 찍는 순간(A)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첫 번째 금리인하(B)가 단행된다. 이 시점을 기점으로 B ~ C 구간 초반에는 위험자산(미국 증시, 비트코인 등)이 연준의 pivot(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반응하며 상승 랠리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9월 FOMC에서 첫 금리인하를 big cut(0.5% 인하)으로 단행한 이후 B ~ C 구간 상승장이 ‘버블 성격’을 띠게 됐으며 앞으로 대중의 FOMO와 함께 전개될 것이다.
버블 랠리(B~C 구간)의 대중심리 지표와 미국채, 금, 달러, 환율의 시그널 활용
보수적이었던 투자자마저 위험자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FOMO로 진입하게 되면, 많은 투자자들이 이 시기에 “언제까지 오를까?”, “얼마나 더 오를까?”라는 질문에 사로잡히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인 “언제 어떻게 시장을 빠져나와야 할까?”라는 출구전략 마련에는 소홀해지기 쉽다.
위험자산 랠리 후반기를 대비한 출구전략을 세울 때는 가격 차트만 의존하지 말고, 대중심리 지표와 안전자산 흐름을 다각도로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S&P500이나 비트코인의 공포-탐욕 지수 같은 대중의 심리지표를 활용하면 시장 참여자들이 현재 얼마나 낙관 또는 비관에 치우쳐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심리지표들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달해 변곡점에 이르면, 시장이 이미 과열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다만, 극단적 낙관 상황에서도 상승장은 일정 기간 더 지속될 수 있기에, 단순히 “지금이 고점이니 당장 팔자”가 아니라 심리지표 추세선 이탈, 지지선 붕괴, 특정 모멘텀 저하 등 구체적 시그널을 관찰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미국채(TLT), 금, 달러인덱스, 원달러 환율 등 안전자산 및 거시지표를 ‘체온계’처럼 활용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B 이후 초반까지 조정을 받는 미국채, 금, 달러인덱스는 랠리 중반을 넘어서며 저점을 확인하며 반등하고 후반에 이르러 전고점에 도달한다. 이후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시에 오르는 ‘everything rally’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 TLT가 B 시점의 전고점을 돌파하거나 금 가격이 이전 최고가를 경신한다면, 버블 랠리가 후반부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달러인덱스와 환율의 반등 역시 위험자산 시장에 적신호를 줄 수 있다. 이러한 복합적 신호를 통해 위험자산 가격의 상단부를 가늠하고, 비중 축소나 현금 확보, 안전자산 편입 등 구체적 출구전략 실행 시점을 판단할 수 있다.
앞으로 닥칠 가능성이 있는 경제위기(C 이벤트)는 단순한 경기침체나 디플레이션 위험과는 다른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경기침체 국면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디플레이션적 위기가 전개됐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레버리지를 동원한 무리한 매수세와 대중의 극단적 낙관이 위험자산 가격을 지나치게 끌어올린 뒤, 미세한 충격에도 연쇄적인 청산이 발생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일시적 유동성 위기로 이어지고, 단기간에 시장을 급락시킬 가능성이 있다. 정책당국은 이를 진화하기 위해 다시 유동성을 공급하게 될 텐데, 이는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2차 피크를 불러올 잠재적 요인이 된다.
따라서 B ~ C 구간 이후 이어질 D ~ E 구간까지 고려하는 단계별 자산배분 전략이 요구된다. 단기적으로는 버블 랠리 후반부 신호를 포착해 적절한 시점에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오는 출구전략 실행이 핵심이다. 중기적으로는 C 이벤트 이후 정책당국의 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새로운 국면을 상정하고,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달러 강세 재개, 기준금리 재인상 가능성 등을 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시황 예측을 넘어, 다양한 지표와 사이클 분석을 결합한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
자산배분 전략이란 궁극적으로 금리 사이클, 대중심리, 거시경제 흐름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재편하는 과정이다. 특정 자산에 올인하거나 단순히 단기 수익률만을 좇는 대신, 대중이 과열될 때 심리적 변곡점을 파악하고, 스마트머니의 움직임을 관찰해 하락 전환 신호를 미리 감지하는 것이 불확실한 시장에서 장기적인 투자 성과를 내기 위한 핵심이다.
이번 B ~ C 구간에 버블 랠리가 정점에 이르는 과정에서, 제때 나오지 못하고 무리하게 시장에 남아 있다가 경제위기 C 이벤트로 인한 충격을 피하지 못하면, 그간 쌓아온 수익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다. 반면 사전에 적절히 출구전략을 준비하고, 대중심리 및 여러 자산들의 시그널을 통해 적절히 이탈할 수 있다면, 차후 D ~ E 구간에서 새롭게 펼쳐질 기회를 노릴 수 있다.
기준금리 사이클이라는 주기적 파도 위에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조화롭게 조정하며, 대중심리와 거시 지표를 복합적으로 분석하는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은 불확실한 미래에서도 지속 가능한 투자 성과를 확보하는 실용적인 방법이다. 버블 랠리와 출구전략, 그리고 그 이후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는 투자 대응 방식은 앞으로 다가올 거친 시장 환경에서 한 발 앞서 대응할 수 있는 훌륭한 투자 나침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