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과신문_신종학 기자 sjh@sda.or.kr]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회의원(국민의힘)이 지난 4월 18일 학대피해장애인의 피해 회복을 지원하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장애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 3월 한 지역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 조사관으로 근무하던 A씨가 쉼터에 입소한 지적장애가 있는 10대 여학생들을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장애인을 학대로부터 보호하고, 피해 회복을 지원해야 하는 관련 기관 종사자가 오히려 학대피해장애인에 대한 2차 가해를 할 수 있었던 이유로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운영의 구조적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현행 장애인복지법에 따르면 국가와 각 지자체로 하여금 장애인에 대한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설치, 장애인학대 사건 신고접수·조사, 장애인학대 예방 관련 교육 및 홍보 등 업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기관은 장애인복지시설로 분류되지 않아 전문성 있는 종사자가 부족하고, 내부 운영 시스템에 대한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김예지 의원 측의 설명이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종사자는 장애인복지시설과 비교했을 때 장애인학대 및 장애인 대상 성범죄를 알게 된 경우에도 신고의무가 없고, 장애인 응급보호 수행 시 필요한 장애인등록차량을 활용할 수 없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장애인권익옹호서비스 인력 운용 실태와 개선 방안(이한나, 2021)’에 따르면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소규모의 인력으로 신고 접수 및 현장 출동을 하고 있어 주 5일 초과 근무자가 전체 종사자의 1/3에 달한다.
또한 종사자의 보수는 사회복지이용시설 지침을 참고만 할 뿐, 지자체 예산 부족으로 지침을 준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과 달리 학대 피해 지원 및 권익옹호의 역할을 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과 노인보호전문기관은 각각 아동복지시설과 노인복지시설에 해당 운영되고 있다.
김예지 의원이 대표발의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에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장애인복지시설 중 하나로 명시, 기관 종사자에게 장애인 학대 및 성범죄를 알게 된 경우 신고의무를 부과하며, 종사자 처우 개선과 장애인등록차량 활용 등을 가능하게 하도록 했다.
김 의원은 “장애인의 권익을 더욱 옹호해야 하고, 학대피해장애인을 보호해야 할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 오히려 피해자의 취약성을 이용한 2차 가해가 발생해 공분을 금치 못한다”며 “장애인 학대 대응에 관한 전문성을 갖춘 종사자들이 높은 운영기준 하에 근무하고, 내부 운영 시스템에 대한 올바른 견제가 이뤄져 다시는 이런 끔찍한 사건이 이뤄지지 않도록 개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