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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자다 - 김종열 명예교수 (연세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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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도 ‘소통’하고 ‘상생’해야”

지난 10월, 국내 최초의 4년제 치위생학과로 창립해 10주년을 맞은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치위생학과 사무실 앞에 금빛 흉상이 들어섰다. 낯선 얼굴의 주인공은 바로 ‘치위생의 아버지’ Dr. Fones. 치위생계 인사의 흉상이 건립된 것은 국내외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날 제막식에 참석한 김종열 명예교수(연세치대)는 “치과위생사를 구강보건교육을 담당하는 전문 인력으로 구상, 양성했던 Dr. Fones의 정신을 기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진일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진은 양질의 교육으로 예비 치과위생사들을 ‘Four handed Dentistry’의 능률을 실현할 전문 인력으로 키워내고, 학생들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경험하며 차별화된 역량을 갖춘 ‘공부하는 치과위생사’로 성장해야 한다는 제언이었다.

 

김 교수가 이렇듯 치위생계에 각별한 애정을 갖게 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과거 연세치대 내에 2년제 치위생과 수련과정이 신설됐을 당시 자문을 맡아 강의스케줄 등 교육 프로그램의 체계화에 일조했을 뿐만 아니라 담당 교수로서 직접 교육에 나섰던 그다. ‘손발이 잘 맞는’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실용적이며 감각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치과위생사의 직업관 확립과 역량 강화를 도왔다. 이러한 관심과 노력은 대한치과위생사협회의 ‘자문’직으로 이어졌고, 어느새 치위생계 관련 주제의‘대표 연자’로 자리매김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 7월에 열린 치위협 종합학술대회에서 선보인 ‘치과위생사,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는 바람직한 직업관’ 제하의 강연을 비롯해 주로 ‘직업관’이나 ‘직역’을 다루는 그의 강연은 언제나 구름떼 같은 청중을 몰고 다니며 높은 인기를 실감케 한다. 따뜻한 격려가 큰 힘이 된다는 평가다.  

 

그러나 김 교수는 “치과계가 화합의 무드로 가기 위해서는 치과위생사가 올곧은 직업관과 책임감을 갖추는 것 이상으로, 치과의사가 ‘상생’의 마인드를 갖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치과위생사 구인난은 개원가의 ‘고질병’이 된 지 오래인데다,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만큼이나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간 갈등의 골도 깊은 상황. 김 교수는 “어느 한 쪽에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의료인의 품위를 갖추고 서로를 신뢰하고 배려하며 동반성장의 길을 걸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치과의사학회 종합학술대회에서 펼친 ‘치과위생사제도의 발상과 정착 과정’ 강연에서도 ‘상생’의 가치를 역설했다. “치과위생사를 구강보건교육과 예방 사업의 주체로 활용해 국민들의 Dental IQ 향상을 주도, 꾸준한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신환’ 발굴이며 최고의 경영 기법”이라는 그의 말에 청중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또 하나, 그가 강조하는 것은 ‘적절한 보상과 대우’다. “갓 졸업한 치과위생사를 잡기 위해 구인난에 뛰어들기보다는 치과위생사와 그 직무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처우를 보장함으로써 유휴인력을 활성화하는 것이 구인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개원 경험이 전무한 ‘순수’ 공직의로 일생을 보냈다. 사실 치과계보다는 법치의학계에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내놓는 구인난 타개책이 얼마만큼의 현실감각을 갖추고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김 교수는 다소 신선한 답을 냈다. “경험이 없기에 일말의 선입견도, 어떠한 이해관계에도 얽히지 않고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문제의 저변을 살필 수 있다”는 것. “이제는 모두가 자성하고 변화해야 할 때”라는 그의 조언이 가슴을 콕, 찔렀다.

 

부정보다는 긍정의 힘을 빌려 동기를 유발하고, 다양한 에피소드로 재미를, 현장분위기에 맞춘 순발력 있고 융통성 있는 내용으로 유익함을 보강하는 김 교수의 특별한 강연은 내년에도 치위생계와 치과계를 ‘강타’할 전망이다. “가르치고 봉사하는 삶을 꿈꾼다”는 그의 강연 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홍혜미 기자/hhm@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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