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당국이 이번 달부터 부가세가 가산되는 진료항목에 대해 보다 철저한 검증을 할 것으로 보인다. 치과의 경우 부가세 과세 항목이 △치아미백 △라미네이트(충치 제외) △잇몸 성형술 △악안면교정술(치아교정 치료 선행 제외) 등으로 일반 개원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지만, 세무당국의 인식은 다르다.
지난달 22일 열린 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회장 정철민·이하 서울지부)가 서울지방국세청(이하 국세청)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부가세 진료 항목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국세청 측은 부가세가 적용되는 4가지 항목이 치과진료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부가세 항목의 미용치료가 치과에서 빈번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악교정수술의 경우 진료비도 상대적으로 비싸고, 최근 환자가 많이 늘은 것으로 안다”고 말해 과세전환으로 인해 대부분의 치과가 과세업자로 전환하고, 세수 또한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
서울지부 이계원 재무이사는 “부가세 항목으로 전환된 항목의 경우 일반 동네치과에서는 빈도수가 낮은 진료”라며 “특히 악교정수술의 경우 일반 치과의원에서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미백치료 또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 이후 세무당국이 개원가 현실과는 동떨어진 인식을 하고 있다고 덧붙인 이계원 재무이사는 “과세업자 전환 시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부가세 항목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 치과가 세무당국으로부터 괜한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이에 대한 협회차원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간담회에서는 세금 신고 후 사후검증을 강화한다는 세무 당국의 방침에 따라 검증항목 및 세부 점검사항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또한 국세청은 성실신고확인제를 엄격하게 시행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대다수 성실하게 신고한 사업자의 부담은 최소화하고 불성실하게 신고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검증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지부 권태호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세무관계는 제도적으로, 사회적 인식의 발전 등으로 매우 투명해졌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여전히 치과의사 등 전문직에 대해서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향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세무당국 또한 철저한 검증은 하되 불합리한 권리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종학 기자 sj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