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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정치인들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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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렬 논설위원

단장(斷腸)이란 창자가 끊어지는 이별의 슬픔을 두고 나온 말이다. 진(晉)나라 환온(桓溫)이 촉(蜀)을 정벌하기 위해 여러 척의 배에 군사를 나누어 싣고 가는 도중 양쯔강 중류의 협곡인 삼협(三峽)이라는 곳을 지나게 되었다. 이곳을 지나면서 한 병사가 새끼원숭이 한 마리를 잡아왔다. 그런데 그 원숭이 어미가 환온이 탄 배를 좇아 백여 리를 뒤따라오며 슬피 울었다. 그러다가 배가 강어귀가 좁아지는 곳에 이를 즈음에 그 원숭이는 몸을 날려 배 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원숭이는 자식을 구하려는 일념으로 애를 태우며 달려왔기 때문에 배에 오르자마자 죽고 말았다. 배에 있던 병사들이 죽은 원숭이의 배를 가르자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 자식을 잃은 슬픔이 창자를 끊은 것이다.

 

지금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으로 대한민국은 절망에 빠져있다. 2014년 2월 17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많은 대학생들이 참사를 당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사망자 294명 실종자 10명을 냈다. 윤 일병 사망사건으로 대표되는 군대 보낸 자식들의 사망소식들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모두 사건 사고의 뒤에는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단장의 슬픔이 있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내 자식을 이렇게 만든 모든 것들에 대해서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함께 공감하면서 슬픔을 위로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책임자 처벌과 대책 마련을 지켜보고 있다.

 

얼마 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해서 화해와 용서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직접 만나 위로했고,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는 발언을 했다.

 

정치적이라는 말은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고 우리를 실망하게 만든다.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이런 난국을 헤쳐 나갈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순신 장군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고진 고문과 옥살이 후에도 백의종군을 했다. 그리고 자신의 목숨을 던져서 선두에서 적군과 마주하면서 전쟁을 지휘했다. 임금을 위해서도 아니고 당파싸움만 일삼는 정치인들을 위해서도 아니었다. 장군은 내 부모와 자식들이 살아왔고 살아가야만 하는 이 나라와 그 백성들을 위해서 그들을 용서했을 것이다. 그리고 오로지 이 나라와 백성들을 지키기 위한 일념으로 전투에 임했던 것이다. 이것이 기적을 이뤄낸 것이다. 어떤 상황이던지 간에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당리당략을 위해서 또는 자신의 이익를 위해서 상황을 이리저리 이용해먹는 정치꾼은 유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유가족들과 충분한 대화와 공감을 가져야한다. 그래서 그들의 응어리진 한과 분노를 끝까지 낮은 자세로 들어줘야한다. 절대로 포기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래서 유가족들이 세상을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타협에 들어가야 한다. 이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서 어떤 결론이 바람직할 것이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런 진정성을 가지고 화해와 협상을 병행해야만 해결이 날 수 있는 문제다. 지금은 진정성을 가지고 한발 물러나는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머릿속에 훌륭한 정치인으로 각인될 것이라는 것을 꼭 알았으면 한다.

 

한국은 위기다. 구한말의 데자뷰처럼 4대강국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경제력은 일본처럼 벌어놓은 돈과 기술력도 없이 중국에게 추월당하기 시작했다. 우리 대한민국이 설 곳이 점점 없어지기 시작했고, 조금만 더 지나면 자력으로 버티기 힘든 상황이 올 것이다.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이렇게 사분오열되어 있으면, 어떻게 대한민국이 존립할 수 있을까? 독립된 대한민국이 없이는 보상도 특별법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대한민국 정치인들! 제발 정신 좀 차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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