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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동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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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헌 논설위원

너무도 어이없는 일이 일어나면 사람이 멍해지는 경우가 있다. 다나의원에서 1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했다는 기사를 보았을 때 대부분의 의사나 치과의사 심지어 의료계 종사자들까지도 고개를 갸우뚱했을 것이다. 특별히 그럴만한 이유도 없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어떤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며, 거의 모든 병원에서 절대로 그런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기사에서 의사는 몸이 불편한 상황이라 일반인이 이런 일을 벌인 것인데 결국 몰라서 그렇게 된 일로 정리가 되었을 때, 감염관리의 기본도 안 지킨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 후, 관리는 엄격해졌다. 1회용 주사기 재사용에 대해 공익제보를 받고 1회용 의료용품에 대해서는 엄격한 관리를 하겠다고 한다. 또 의사들 보수교육을 강화하고 대리출석 등을 엄단하겠다고 한다. 의사 본인이 진료가 불가능한 건강상태라면 동료검사를 통해서 면허를 제한하겠다고 한다. 원칙적인 이야기로 보았을 때는 당연한 이야기이다. 1회용은 한 번만 쓰는 것이고 진료가 불가능한 의사는 진료현장에서 격리하고 보수교육은 제대로 받아야 한다. 그런데 통제, 규제가 국가의 역할이라고 착각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 시스템의 구축이 국가의 역할이다. 그런데도 복지부는 이 문제를 국가의 규제 대상으로 보고 규제하고 처벌하겠다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원주에서 발생한 사건은 1회용 주사기 재사용 문제가 아님에도 처음에는 그렇게 발표가 돼 이런 일이 많은 것처럼 부풀려지기도 했다.


이것은 1회용 의료용품에 대한 것이 아니라 감염관리의 일부분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복지부, 보건소, 심평원, 공단 등도 책임이 있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감독권은 행사하면서 책임에 대해서는 개개인 의사들이 잘못한 것이니 처벌만 강화하겠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감염관리의 경우 신종플루, 메르스 등 의료와 관련된 이슈들이 나올 때마다 엄청난 대책이 나오고 각 병원에는 현황조사해서 보고하고 대책을 수립하라는 공문이 쉴 새 없이 들어온다.


감염관리의 문제에 대해서 신종플루나 메르스 같은 질병의 대책이 다를 것이고, 기본적인 감염관리의 해결책도 다를 것이다. 이에 대해서 합리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여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일 것이다. 감염관리는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서 준비해야 한다. 병원에서 답답한 것은 이상적인 감염관리 방법을 몰라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방법에서 무조건 병원의 책임으로 미루는 행정이 답답한 것이다.


AIDS 의심환자가 오면 감염관리 원칙에서 의심환자도 동일한 수준의 감염관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AIDS 여부도 확인해 줄 수 없고 분리된 진료실에서 진료도 하지 말라고 한다. 유리주사기를 사용하는 병원이 있다는 사실에 불법은 아니지만 소독에 의문을 가진다고 한다. 데자뷰 같은 일은 ‘신종플루 감염전문관리료’ 항목으로 4,410원을 지급했던 적이 있고, 이번에 위내시경 급여화 논의에서 의사들이 1만7,860원의 소독 수가를 산출해 제출하고 심평원도 6,400원을 조사했는데 소독비용이 2,000원선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의사들은 전혀 낯설지 않다. 약재도 실사용량이라고 해서 주사제 등도 포장을 개봉하면 나머지는 무조건 버려야 하지만 인정하지 않고 있다.


병원에서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시스템이 필요하고, 그에 합당한 수가도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무슨 돈타령이냐고 하면서 돈 안주면 주사기를 계속 사용할 것이냐고 하거나 이미 지급했다고 주장하는 정부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반복되는 비슷한 문제에 대해서 병원만 동네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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