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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계룡시 교사 흉기 피습사건’의 시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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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753)

율곡 이이는 격몽요결에서 천하에 세 가지 두려워해야 할 것이 있으니, 첫째는 하늘이요, 둘째는 스승이요, 셋째는 부모라 하였다. 하늘·부모·스승을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 학문의 시작이라 하였다. 여기서 두려움이란 공포의 대상으로 삼으라는 뜻이 아니다. 두려워할 만큼 소중하고 존귀한 영향을 지닌 존재란 뜻으로 경외심의 표현이었다. 최근 교육 현실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이야기다.

 

계룡시에서 고3 학생에게 교사가 흉기로 찔린 사건이 발생했다. 물론 학생의 정신적인 문제는 검토되지 않아 교권문제인지 학생 정신문제인지 알 수 없다. 다만 경기도 광주 중학교에서 여교사가 체육 수업 도중 남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응급실로 간 사건을 보면 현재 우리 교육 현실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수백 년을 이어온,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던 전통적 교육관은 소멸됐다. 스승의 권위는 사라지고 직업만 남았다. 교사가 존경은 고사하고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사회가 됐다.

 

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교원에 대한 상해·폭행 건수는 2020년 113건에서 2025년 504건으로 늘었다. 수업일 기준 하루 4명의 교사가 폭행에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교사들이 매일 폭력에 위협받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빠르게 변해가는 학생에 비하여 느리게 움직이는 교육행정과 악용당하고 있는 촉법소년을 교육적 차원에서 판단하지 못하고 있는 법과 당국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교육은 메시지라는 것을 모르는 지도자들로 인하여 현장은 파괴되어 가고 있다.

 

전통 사회에서 교육은 사회문화로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단순한 지식 전달의 계약 관계가 아니었다. 서당은 부모가 가르치지 못하는 인성을 마무리하는 곳이었다. 배를 굶는 학생들에게는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조선시대에 서당에서 교육을 받는 것은 모두가 꿈에 그리던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의무교육으로 모두가 교육받을 수 있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교권이 추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너무 흔하다 보니 귀함을 잃은 것이다. 하지만 당연하다고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다.

 

교권 추락의 최대 피해자는 아이러니하게도 학생이다. 유학의 교학상장(敎學相長)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가 함께 성장한다는 상호주의 의미다. 교권이 무너지면 학생도 인성도 무너진다. 스승은 수직적이면서도 학생의 인격을 존중하는 윤리적 책임도 있었다. 이처럼 서당은 규율과 배려가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이제 그런 교육의 시대는 다시 오지 않는다. 무너진 교육 현실이 다시 서지는 못한다. 지금은 교육이 최소한의 역할이라도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영악한 학생에 무능한 제도가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교원단체들이 일제히 지적한 것은 제도적 역차별이다. 현행 제도에서 학생 간 학교폭력은 그 조치 사항이 학생부에 기록되어 입시에 반영된다. 그런데 교사를 폭행해 전학이나 퇴학 처분을 받아도 학생부에는 아무런 기록이 남지 않는다. 교사를 때려도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잘못된 메시지가 교육 현장 학생들에서 암묵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제도적 허점을 넘어 교사를 보호 대상이 아닌 관리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남긴다. 물론 계룡시 학생은 정신심리학적인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학교는 이런 문제점을 발견해도 속수무책이다. 전문 의료인의 개입은 학부모 동의가 없으면 불가능하고, 학부모가 거부하면 학교는 어떤 대책도 없다.

 

2024년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전체 검사 대상자의 4.4%인 관심군 7만 2,300명 중 13.3%가 학부모·학생의 거부로 전문기관 연계가 끊겼다. 이미 계룡시 사건은 언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잠재되어있던 사건이었다. 이제라도 학교에 정신·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학생을 조치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만 제2의 계룡시 사건을 막을 수 있다.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이 교사를 보호해야 하는 시점이었다면, 계룡시 사건은 학생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학교에 강제적인 권한을 줘야 하는 시점임을 알린다.

 

교육이 소생하는데 이제 별로 시간이 남지 않은 듯하여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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