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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짜릿함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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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71)

짜릿함’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심리적 자극을 받아 마음이 순간적으로 조금 흥분되고 떨리는 듯하다’라고 정의된다. 이런 짜릿함은 삶의 활력소가 될 수도 있고 촌철적 의미의 행복을 줄 수도 있다. 심리학에서는 크게 사고의 방식에 따라, 긍정적 형과 부정적 형으로 나눈다.

 

종교적 의미로는 어차피 벌어지는 상황은 같지만 그것에 반응하는 사람의 행동에 따라서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짐을 설명한다. 결국, 긍정은 긍정을 낳고 부정은 부정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런 긍정을 유지하려 하여도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한데 그중의 하나가 삶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사실은 발견되지 않은 매 순간 아주 작은 짜릿함 속을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발견할 수만 있다면 조금 더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다.

 

오늘 아침처럼 촉촉이 내리는 가을비 속에서 느껴지는 고즈넉한 도시의 차분함이 행복을 자극한다. 진료실 창밖으로 어슴푸레 내린 안개 속의 이국적인 정취가 느낌이 좋다. 갓 사온 커피 원두의 봉지를 처음 열 때, 코끝에 감도는 커피 향은 영혼을 자극하는 듯하다. 분쇄기에 넣고 원두를 갈 때의 소리 또한 침샘을 자극한다. 갈려나온 원두커피 위의 뽀얀 거품과 함께 마시는 한 모금의 커피 맛은 짜릿하다.

 

꽁꽁 얼린 250cc 맥주잔에 막 담긴 맥주를 잔 바닥에서 올라오는 잔 기포를 보며 거품과 같이 마시는 첫 한 모금의 맥주는 하루에 있었던 모든 시름을 털어버리기에 충분하다. 힘들게 땀 흘리고 올라간 산의 정상에서 불어오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은 짜릿하다. 하산 길에 마시는 살얼음이 동동 뜬 막걸리 한잔은 등산의 고됨을 모두 잊을 만큼 짜릿하다. 야구장에서 9회말 역전의 내야 안타는 짜릿하다.

 

이탈리아전에서 나온 안정환 선수의 역전골은 짜릿함을 넘어선 절정의 감정이었다. 허스키하면서도 저음에서 고음으로 바뀌는 임재범의 ‘너를 위해’가 짜릿하다. 애이불비(哀而不悲)의 극치를 보여주는 장사익의 ‘찔레꽃’ 또한 짜릿하다. 칙칙함 속에 짜릿함을 지닌 스나이퍼의 ‘글루밍선데이’는 한번 듣기에는 좋다. 사물놀이의 흥과 난타의 리듬은 처진 어깨를 움직이게 하는 짜릿함이 있다. 소나기가 내릴 때 차 안에서 듣는 빗방울 부딪히는 소리는 어떤 인위적인 리듬보다 짜릿하다.

 

차가운 공기가 코끝에 스밀 때, 첫 번째 티업에서 잘 맞은 드라이버에서 울리는 ‘쨍’하는 맑은 금속성 소리는 비할 데 없이 짜릿하다. 원거리를 지나 겨우겨우 굴러서 홀컵에 떨어지고 울리는 맑은 소리는 영혼조차 즐겁게 한다. 드리워진 낚싯대 찌의 움직임과 손끝에 전해오는 가느다란 울림의 손맛은 경험하지 않으면 모른다. 한 번에 착 맞은 크라운이 익스플로러로 마진을 긁어서 걸리지 않을 때 또한 짜릿하다. 외출할 옷이 한 번에 색감, 느낌, 착용감이 딱 떨어질 때 또한 짜릿하다.

 

시원한 바지락 칼국수에 청양고추의 싸함이 깔끔하게 짜릿하다. 스시에 두 배로 넣은 고추냉이의 매운맛이 머리끝까지 올라왔을 때 눈물이 핑 돌만한 짜릿함은 환상적이다. 잘 삭힌 홍어에 막걸리 또한 잊을 수 없다. 아침 산사에서 울려오는 북소리의 진동은 영혼을 울린다. 한겨울, 부산 파라다이스와 제주 라마다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살을 에는 찬바람에 밀려오는 바다 비린내는 살아 있다는 생명감을 느끼게 한다. 노량진 새벽시장에서 살아 통통 튀는 왕새우 또한 자극적이다.

 

남이섬에서 새벽 북한강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의 정취는 또 다른 삶의 자극을 준다. 동해 낙산사에 떠오르는 일출은 황홀하고 토함산 일출은 장엄하다. 강화에서 떨어지는 노을은 노을빛이 비추어져 빛나는 내장산 단풍만큼이나 자극적이다. 이런 짜릿함이 필자의 삶을 자극하며 하루하루를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 아무리 복잡하고 힘든 현실일지라도 이런 짜릿함은 어디에든지 존재하고, 한 걸음만 내딛으면 바로 곁에 있다. 어렵고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자신만의 짜릿함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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